"전공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서강대 경제학과 2학년 김식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24살 김식입니다. 대일외국어고등학교 국제어과(러시아어 전공)를 졸업했습니다. 경제협력분야 외교관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학과와 대학은 제가 정했습니다. 물론 주위의 많은 조언과 도움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후회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경제학이 어떤 학문인지 어떤 분위기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고 선택했습니다. 졸업 후 진로가 유망하다는 말에 고등학교 시절 배운 경제라는 과목의 이미지에 의존하여 선뜻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기대하던 것들과는 많이 다른 내용과 공부 방식, 분위기 탓에 입학 후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저 졸업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고등학교에서 그 과목을 잘했다는 이유로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일까 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공부를 매우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은 중학교 시절에는 중상위권 정도였고 고등학교 때는 거의 중위권이었지만 항상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습니다.

나름의 욕심이 있어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최대한 학원 같은 사교육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전혀 사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학교 선생님들께 의존해서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머리도 좋고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친구들처럼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어려운 외고라는 환경에서 부끄럽지는 않은 성적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 2012 한양대부고에서 열린 '국인 기아체험 24시' 에이즈 부스

무엇보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학생답지 못한 행동 혹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물론 학생으로서 청소년기의 아이로서 일탈을 하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들었지만 한 번의 실수로 오랫동안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많이 인내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수학공부였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수학을 매우 못했는데 그게 콤플렉스가 될 만큼 부진한 성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학만큼은 학원도 다녀보고 인터넷 강의도 들으면서 성적을 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이 좋지 못하고 수학을 잘하지 못해서 정시보다는 수시를 공략했습니다. 내신 등급이 평균 5등급 정도 나와서 내신전형이나 여타 수시전형들은 생각도 하지 못했고, 수능도 크게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영어특기자 전형위주로 지원했습니다. 서강대도 알바트로스전형(외국어특기자전형)으로 합격했습니다.

외국어 특기자 전형의 합격 포인트는 당연히 영어를 잘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서강대를 비롯해서 그보다 더 높은 대학들은 특출한 영어재능(영어 공인점수)과 어느 정도의 학교 성취도 능력(내신), 그리고 영어 활용능력(영어 면접이나 에세이)들을 종합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외국어 특기자 전형을 노린다면 무엇보다 거의 만점에 근접한 외국어 공인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또한 수시전형 특성 상 내신과 학교생활을 많은 부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내신 취득과 교내 동아리활동, 학교에서의 성실성을 놓치면 안 됩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경우 대학 자체시험이 존재하는데 모두가 영어를 잘 말하고 쓰는 만큼 논리력과 넓은 배경지식, 더 자연스러운 영어의 사용으로 좀 더 눈에 띄어야 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준비해 주는 학원들은 당연히 많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사교육의 효율성에 대해 저는 조금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학원 수강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영어 면접법이나 논리력 등을 습득하기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오랜 기간 다니는 것은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불가하다면 도움을 받는 것이 옳지만 어느 정도 틀만 잡힌다면 논리력, 배경지식, 영어능통성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고 그때 제일 크게 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학원을 아무리 다녀도 스스로 연습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전혀 발전이 없는 것이 외국어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스스로 조금씩 꾸준히 노력한다면 배신하지 않는 것이 또 언어입니다.

제가 영어 특기자 전형을 준비할 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영문 및 국문 사설 스크랩과 영어책 큰소리로 읽기, 면접 답변을 녹음해서 듣기 같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연습이었습니다.

스크랩의 경우 신문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약하고 나의 의견을 글로 표현해 보는 연습을 했고, 책을 큰 소리로 읽고 녹음해서 내 목소리 톤과 발음 강세를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올바른 문장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말할 때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아무래도 학과나 대학을 선택할 때 무조건 높은 대학에서 내 점수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게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그렇게 하며 부모님들도 그것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일단 붙고 본다는 마음을 모두가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2012 오사카 건국학교 집단상담

하지만 학교에 와서 보니 그런 식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중도 포기하고 숨어버립니다.

지원을 하기 전에 혹은 고3이 되기 전에 대학생 형, 누나들에게 무엇을 배우는지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여유 있게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고등학교 시절 몇 개월을 아끼려고 대학 시절을 삼사년 혹은 그 이상 낭비하는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꿈이 중간에 바뀔 수도 있고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것을 미리 생각해보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큰 변화를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학교에서 복수전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학에 와서 모의UN이나 영어토론대회 등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외교관의 꿈에 도달하는 가장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학교에서 정치외교와 역사, 경제를 연계해 수업을 듣는 것입니다.

또한 동아리에서 재일교포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려주고 한국입시에 대해 조언해주는 등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통해 공식적인 외교관으로서의 외교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나라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Q.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한시가 급하다는 이유로 의미 없는 공부를 하다 보면 결국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을 희생하게 됩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1, 2년씩 휴학을 하며 정체성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지만, 학교에 돌아와서도 제대로 공부를 못 해 4년을 초과해 학교를 다닙니다. 막연히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꼭 한번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2012 오사카 건국학교 '한글나눔 프로젝트'를 위해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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