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씨앗 뿌리고 잘 가꿔 멋진 수확 거두길"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김정희(27, 조선대 경영학과 졸업)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얼마 전 국제개발협력 인턴을 마치고 아프리카 케냐에서 돌아온 스물일곱살 김정희입니다. 반갑습니다! 순천 금당고등학교와 경영학과 무역학을 부전공으로 올해 조선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외국계 기업 취업 후 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최종적으로 국제기구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대학과 학과는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고향인 순천보다는 더 큰 도시인 광주로 대학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무얼 해야 할까 하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이 그저 잘 맞겠다 싶은 것으로 학과를 선택했는데 운이 좋게도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학교 때는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고등학교 올라가서는 반에서 항상 3등 정도는 유지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반 1등, 전교 10등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비결을 알려드릴게요.

저는 항상 ‘반에서 5등 안에만 들면 잘하는 거지’라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성적도 항상 그 정도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곧 졸업이라고 생각하니 ‘그래도 고등학교 다니면서 반에서 1등은 한 번 해 봐야지 않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험공부를 하니 마음가짐이 정말 달라지는 겁니다.

‘5등 안에만 들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험공부를 하면 90점짜리 공부를 하는데, ‘꼭 1등 해 봐야지’라고 마음을 먹는 순간 100점짜리 공부를 하게 되는 겁니다. 이를테면 선생님 말씀도 놓치지 않고 듣고, 90점짜리 공부를 할 때는 보지 않았던 문제집 구석구석 중요한 모든 부분을 놓치지 않고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한 번 다짐해 보세요. ‘졸업하기 전에 1등 한 번 해보자!’고요.
 

   
▲ 미국 UCLA 앞에서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은 2등급 정도로 기억합니다. 대학은 정시로 합격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학원을 다녔으며 3학년 때부터는 특별한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공부했습니다.

저는 항상 잠이 부족했는데요, 가장 좋은 해결법은 휴식시간에 잠을 자는 겁니다. 과학적으로 고등학생의 최대 집중력 유지 시간은 50분이고, 그래서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이 있는 겁니다. 집중력 유지를 위해 50분 공부, 10분 취침, 50분 공부, 10분 취침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머리도 휴식할 수 있고 부족한 잠도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대학은 왜 가는 걸까요? 남들이 다 가니까 나도 가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내가 꼭 하고 싶은 공부가 있거나, 미래의 희망 직업을 위해서 가는 걸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게 좋겠죠?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면 대학이나 학과 선택에 앞서 본인의 장단점과 성격을 파악하고 꿈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대학교 졸업 이전까지 총 네 번의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중학교 때의 인문계·실업계 고등학교 선택입니다. 두 번째는 고등학교의 문·이과 선택, 세 번째는 대입 시 학교와 학과 선택, 마지막으로 직업 선택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선택에 있어서 여러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얼까요? 꿈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먼저 명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의 선택은 1. 공부 잘하면 인문계 못하면 실업계 2. 수학 잘하면 이과, 못하면 문과 3. 수능점수 높으면 좋은 학과, 낮으면 좋지 않은 학과 4. 학과에 맞춘 직업선택 순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 호주 워킹홀리데이 생활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죠? 이를테면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위에서부터 거꾸로 내려오는 것이 좋습니다. 4. 희망직업은 의사, 그래서 그 희망 직업을 위해 3. 의학과를 가는 것이고, 2. 의학과 진학을 위해서 이과를 가는 것이고, 1. 이과 진학을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학교 3학년 이전에 장래 희망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을 텐데요, 늦었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대학교에 와서도 결정을 못해 편입이나 전과를 선택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장래희망은 그래서 가능한 빨리 정할수록 좋지만, 아직도 본인이 뭐가 되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첫째, 본인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둘째, 그렇다면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 두 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5년 안에 외국계 회사에 취업하고, 이후 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다음 국제기구 취업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일단 외국계 회사 취업을 위해 크게 세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영어와 자격증, 업무 경험입니다.

첫째, 영어입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는 ‘과목’이 아니라 ‘언어’라는 점입니다. 시험 점수를 위해서 공부한다면 당연히 재미가 없겠죠? 그렇지만 외국을 나가보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영어’라는 하나의 공통점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그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저는 학교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Murray State University에서 ESL을 마쳤고,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웨이터로 일하면서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친구와 한집에서 매일같이 대화하며 영어를 배웠습니다.

둘째, 자격증입니다. 저는 12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자격증과 사무 전산을 위한 자격증, 그리고 무역 업무를 위한 자격증들이 그것입니다. 명확한 장래희망과 목표가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들을 생각해 보면서 꾸준히 업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 케냐에서 열린 UN회의에 한국대표로 참석

셋째, 업무 경험입니다. 2010년과 2011년 순천시청에서 근무하며 약 1,000여명의 조사원을 관리했고, 업무능력과 책임감, 성실함을 인정받아 장관급 표창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어떤 일을 하든 그것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꼭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국제개발협력 업무를 담당하며 몇 차례 UN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꾸준히 영어실력을 쌓는다면 여러분에게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죠?

Q.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You reap what you sow’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언입니다. ‘공부’라는 것은 운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한두 문제 찍어서 맞히는 것은 실제 수능시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죠.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을 받는 것입니다.

향후 몇 년 뒤, 꿈에라도 가고 싶던 대학교에서 멋진 대학생활을 하고 있을 여러분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가슴이 두근두근 뛰지 않나요? 좋은 씨앗을 잘 뿌리고 잘 가꿔서 꼭 멋진 수확물을 거두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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