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즐기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라"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1학년 최윤식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1학년에 재학 중인 최윤식입니다. 과학중점학교인 서울 잠신고등학교에서 과학중점반으로 졸업했습니다.

물리학은 자연과학 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학문으로 그 자체의 깊이와 범위뿐만 아니라 무궁무진한 적용가능성 또한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학부 1학년으로 그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지만 현재 관심이 있는 것은 컴퓨터와 수학, 수치해석 등을 적용한 계산과학분야입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대학교 학과가 실제로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를 잘 몰랐던 고등학교 시절엔 많은 고민을 해도 확신을 갖기는 힘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은 역시 제일 처음 관심을 둔 학과였습니다. ‘막연하게 알 때부터 생각이 있던 학과라면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선택했습니다.

입학한 지 거의 1년이 지나면서 느낀 바로는 이 학과를 선택하기를 잘 한 것 같습니다. 기초학문으로서 깊이 있게 배우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점은 자유가 있다는 점입니다. 타 학과보다 다양한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공부를 해가며 자신의 길을 찾아나갈 수 있어 제 적성에도 맞고, 아직 확실하지 않은 제 진로를 찾아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 고등학교 1학년 때 참가한 대한민국 창의과학축전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공부는 잘했다기보다는 쉽게 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공부를 좋아하는 과목에 조금 치우쳐서 하는 편이었지만, 기본으로 차분히 공부해 나가는 것을 좋아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큰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과학중점반으로 3년 동안 같은 친구들과 한 반으로 지냈습니다. 같이 공부도 하고 과학축전 등 활동도 하고 운동도 하며 즐거운 고교시절을 보냈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은 같은 학교를 지원하는 다른 학생들에 비교해 봤을 때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왔고, 수학, 과학 과목에서는 항상 우수한 성적을 받아서 보완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체등급은 1.6, 수학/과학 1.2, 3학년 성적은 1.17이었습니다.

사실 3학년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내신과 모의고사를 비교할 때 거의 압도적으로 모의고사 성적이 좋았고, 그 때문에 수시전형에 지원할 때도 정시를 믿고 큰 부담 없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지원했습니다.

대학 지원은 수시 일반전형(학생부 종합)으로 했습니다.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서류전형 1차와 물리 문제를 푸는 심층면접 2차가 있었습니다.
 

   
▲ 교육기부 행복박람회 입시 컨설팅

서류전형을 준비하면서는 고등학교 내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했던 것과 외부 활동, 독서활동 등에서 이 학과에 들어가 공부할 자세가 되어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특히 외부활동으로 고등학교 수학 심화과정으로 알 수 있는 원뿔곡선의 기하학적 원리를 이용한 부스를 과학축전에서 운영한 것과, 국제 수학자대회에 구경을 갔던 일 등 스스로 진로를 찾아본 것을 자기소개서에서 보여주려 했습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대학선택에 있어 주위에서도 많은 말을 들을 겁니다. ‘대학 이름이 먼저냐 원하는 학과가 먼저냐’부터 취업과 평판 등 들을수록 선택이 힘들어지고, 매일매일 생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또 대학에 입학해 공부하면서도 학과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수전공, 부전공을 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융합전공, 연합전공 등 전공이 점점 세분화되는 것을 생각할 때, 처음 선택은 자신의 신념대로 하는 것이 좋다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전에 어느 정도 알아보는 것은 필요하겠죠. 학과마다 열려있는 폭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주위 사람들에게 큰 부담 안주고 성실하게 잘 보내온 것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그 과정을 함께 보낼 수 있었고 그 친구들을 얻은 것도요. 교외 활동을 할 때 늘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준비했던 것도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 동변중 진로 컨설팅 '대학생과 함께하는 스팀수업'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너무 평탄하게 살아왔다는 점이랄까요, 조금이라도 놀아보고 취미나 자신에 대한 것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 같습니다.

대학 생활 중 새로운 인간관계, 새로운 사회에 가끔씩 회의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은데, 자신을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이를 더 현명하게 이겨나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학부 1학년 수업이 진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직은 학문의 기초와 실험하는 방식 등을 배우는 단계니까요. 학교에서는 가끔 관심 있는 세미나가 열릴 때 구경하고 있습니다. 또 직업과는 조금 관련 없을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교육기부를 하는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어 멘토링 활동을 통해 제 학과에 대해 더 이해하고,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Q.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모든 시기에는 그때 해야 할 일이 있다 생각합니다. 현재 여러분이 할 것은 공부가 가장 우선이겠고요. 돌아보면 중고등학교 때만큼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때도 많지 않을 겁니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가 필요한 시기에 열심히 하지 않아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면 그 시간들이 아깝다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 제 모습은 중고등학생 때와 많이 다릅니다. 학급회장 한 번 안 해본 제가 과 학번 부대표를 맡고 있고, 동아리에서 봉사활동으로 며칠 동안 외국에 나가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여행도 다니고요. 후회 없이 즐기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노력해보는 때가 한 번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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