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범위 확대는 재수 이상 응시자에게만 해당

   
▲ 제주 신성여고 아침 등굣길 <사진 제공=제주교육청>

2017학년도 수능부터 국어영역 A, B형이 통합된다. 자연계열 수험생보다 인문계열 수험생이 국어를 더 잘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A, B형 통합으로 출제 범위가 기존의 A형보다 넓어져 인문계열 수험생에게는 유리하고, 자연계열 수험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과연 실제 국어 A, B형 통합이 자연계 수험생에게 불리한 영향으로 작용할까?

수준별 수능 전인 2013학년도 수능, 1등급대에서는 자연계열이 선전
먼저 자연계열 수험생이 인문계열 수험생보다 국어가 취약한지 확인하기 위해 국어 수준별 수능이 실시되기 전인 2013학년도 언어 국어영역 성적을 분석했다. 진학사에 2013학년도 수능성적을 입력한 모의지원자 18만 명 중 언어영역 3등급 이내에 해당하는 학생은 약 8만 명이다. 이 중 인문계열은 4만 6천여 명이고, 자연계열은 3만 3천여 명이다.

2013학년도 수능 당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응시자 비율로 인문계열 수험생과 자연계열 수험생 비를 추정해보면 약 60:40이었다. 이를 토대로 봤을 때 2, 3등급에서는 인문계열 대 자연계열의 비가 60:40 정도로 응시비율과 비슷했지만 1등급에서는 인문계열 대 자연계열의 비가 53:47로 자연계 수험생들이 상당히 선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인문계 수험생과 비교해서 자연계열 수험생의 국어 성적이 결코 뒤쳐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013학년도 수능 언어(국어) 모의지원자 등급대별 비율>

등급 인문 자연
1등급 9,532(53%) 8,554(47%) 18,086(100%)
2등급 14,332(60%) 9,723(40%) 24,055(100%)
3등급 22,178(59%) 15,343(41%) 37,521(100%)
46,042(58%) 33,620(42%) 79,662(100%)


국어의 출제범위 증가는 재수 이상 수능 응시자에게만 해당
자연계열 수험생이 불리할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는 국어 영역의 출제 범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6학년도 수능의 국어 A형 출제 범위는 화법과 작문I, 독서와 문법I, 문학I이었고, B형은 화법과 작문II, 독서와 문법II, 문학II이다. 2017학년도는 국어 출제 범위는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와 문학으로 I, II 구분 없이 통합됐다.

얼핏 자연계열을 기준으로 출제 범위가 증가한 것처럼 보이나, 출제 범위의 변화는 교육과정의 변화에 의한 것이다. 그래서 이미 통합된 출제 범위로 교육과정이 진행된 재학생을 기준으로는 출제 범위가 증가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출제 범위의 증가는 화법과 작문I, 독서와 문법I, 문학I으로 공부한 자연계열 졸업생에게만 해당된다.

<2016학년도 vs 2017학년도 수능 국어 출제 범위>

구분 2016학년도 2017학년도
국어A 국어B 국어
출제 화법과 작문I, 화법과 작문II, 화법과 작문,
범위 독서와 문법I, 문학I 독서와 문법II, 문학II 독서와 문법, 문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진학사의 3년간 입력한 내신성적을 분석해보면, 모의지원자 49만 명 중 1학년 성적이 1등급대인 학생 중 55.8%가 자연계열을 선택하고, 성적이 낮아질수록 자연계열을 선택하는 비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자연계열을 선택하는 비중이 더 높아 단순히 국어 A/B형 통합에 따라 인문계열이 유리하다거나 자연계열이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계열에 상관 없이 수능 국어의 변화에 따른 철저한 학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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