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 무크(MOOC), 잠재 효과 엄청나

   
 

MIT 무크를 통해 전기공학 강의를 이수한 몽골의 17세 학생이 MIT 신입생으로 선발됐다는 소식에 세계가 놀란 적이 있다. 무크 강의를 탁월한 성적으로 이수한 이 학생은 학생의 학업 내용을 눈여겨 본 MIT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아 당당히 입학했다.

이처럼 온라인 공개 강좌 무크를 통한 대입 성공 사례가 회자되면서 ‘무크(MOOC)’가 대학 입학은 물론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한 새로운 학습 매체로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무크는 대입을 준비하는 중고생들이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전공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는 교과외 활동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 잠재 수요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관리에 있어서 동아리활동이나 심화학습에 활용하면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나침반 36.5도>에서는 무크에 대한 A to Z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무크(MOOC)'는 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어이다. 스탠포드 대학 세바스찬 트룬 교수가 개설한 "인공지능 개론(Introduction to Artifical Intelligence)"이라는 온라인 무료강좌에 무려 16만 명이 등록을 하면서 무크는 교육 혁명의 진원지가 되었다. 뉴욕타임즈는 2012년을 ‘무크의 해’로 지정했고, 이후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유다시티, 에드엑스, 코세라 같은 온라인 강좌 플랫폼들을 제시했다.

미국의 아이비 리그 대학들은 최근 2년 동안 무크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실제로 하버드, 스탠포드, MIT, 프린스턴 등의 명문대학들이 무크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코세라는 수강생이 700만 명에 이르고, 에덱스는 200만 명, 그리고 유다시티는 100만 명에 각각 달한다.

무크시대의 도래를 두고 하버드대 총장은 신입생 축사에서 미국대학체제에 대한 ‘지진’이라고 지칭했고 스탠퍼드대학 총장은 미국 대학들에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으며, MIT총장은 ‘전복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즈 컬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만은 무크가 기존 대학 체제에 미칠 영향을 ‘대학 혁명’이라는 용어로 정리했다. 급기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크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비를 줄이는 대학을 우선적으로 차등 지원하겠다는 대학 교육개혁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 MIT <사진=구글>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무크 수강이 가능하고, 과정 수료에는 6주에서 10주 정도가 걸린다.

강좌는 대부분 무료로 운영되는데 수강증 발급에 약 50달러에서 100달러 정도의 비용을 받기도 하는데, 일반적인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이다.

이 때문에 대학에 다니지 않고 무크를 이용해서 단돈 1,000달러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한 블로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크가 일반 공개강의와 다른 것은 온라인으로 진행하지만 강의, 시험, 채점, 토론, 수료증 교부 등이 대학 정규 수업과 똑같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수업 당 인원수는 거의 제한이 없고 수업료도 거의 무료로 제공된다. 또한 무크가 대학들의 정규 학점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무크의 수강자는 챕터별로 원하는 강좌를 무제한으로 학습할 수 있고, 약 15분의 간략한 수업 뒤에는 퀴즈를 풀어 수강자의 이해정도를 파악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제출한 오답을 기반으로 각 답변자에게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무크는 전용 플랫폼과 SNS로 수강신청·출석·숙제·시험·평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수업 동영상을 제공하는 데 그쳤던 기존 ‘온라인 강의 공개’(OCW)와의 차이점이다. 학습량도 만만치 않다. 또한 전용 토론방, 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한 수강생 사이의 소통도 매력이다.

그런데 무크에도 문제는 있다. 강좌에 등록한 수강생들 중 실제로 수료까지 가는 이들이 3~9%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호기심에서 등록은 했지만 2주 만에 수강을 중단해 버리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강생들의 성실한 강좌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없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학마다 학풍이 다른 것처럼 무크도 저마다 다른 특색이 있다. 칸아카데미는 수학 강좌가 많아 수학전문대학원을 연상시킨다. 코세라는 컴퓨터공학부터 역사, 물리학 등 강좌 종류가 다양해 마치 종합대학과 같다. ‘좀비’ ‘동화’ 등 희한한 주제 강의를 모아놓은 캔버스넷도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서울대, 연세대, KAIST 등 여러 대학들이 각종 무크 서비스들과 파트너 협약을 맺고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는 MIT 공개강의의 한국형 모델인 KOCW(Korea Open Courseware) 강좌를 기반으로 2015년 10월부터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케이무크(K-MOOC)를 시작했다. 케이무크에는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포항공대, KAIST, 한양대 등 국내 유수의 대학들이 참여해 수준 높은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는 3월부터 하버드·MIT가 설립한 에덱스에 ‘로봇 역학 및 제어’ 등 3개 강좌를 제공 중이며, KAIST도 올해 내 3개 강좌를 코세라에 공개할 예정이다. 울산과기대(UNIST)는 수업에 무크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수업 전 무크나 유튜브 등으로 강의 내용을 미리 듣고, 수업은 토론·문제풀이·질의응답 중심으로 진행하는 강의가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37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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