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해야 하는 것을 찾으세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입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본지가 마련한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국인 기아체험

 

   
▲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나지윤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4학년 나지윤입니다. 2012년도에 경기도 수원에 있는 태장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 많은 대학생입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고등학교 때 필통, 스케줄러에 온통 숙명여대 스티커를 도배했을 정도로 숙명여대를 가고 싶어 했습니다. 게다가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덕분에 배우고 싶은 전공을 골라서 지원했습니다. 숙명여대는 후회되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숙명여대에는 리더십그룹이라고 해서 50여 개가 넘는 활동 그룹이 있는데 자신이 배우고 싶은 분야나 적성에 따라 선택해서 활동할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외부적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제 적성과 진로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공인 영어영문과는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저에게 알맞은 전공입니다. 특정 전공은 하는 일에 제약이 있을 수 있는데, 영어영문전공은 어떤 활동을 하든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제 진로에 아주 적합합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솔직히 말하자면 학교에서 흔히 말하는 ‘모범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에 저는 욕심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싶고 경험도 많이 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동아리나 봉사활동을 많이 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공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남들이 ‘해야 한다’고 할 때는 정말 하기가 싫었는데 스스로 공부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니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오사카건국학교 글로벌 멘토링

물론 공부하는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1년 더 늦게 공부를 시작한 탓에 저에게 맞는 공부 방식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하루 스케줄러를 적어놓고 공부하는 방법이 잘 맞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문과생답게 수학이 저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의 1/5은 수학문제집을 푸는 데 할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수학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어서 사교육도 받았습니다. 그때 선생님은 문제집 한 권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풀게 만드셨어요.

문제를 한 번 풀 때랑 두 번 풀 때가 달랐고 열 번 풀 때는 또 달랐습니다. 문제의 공식은 알아도 대입을 못하던 저는 문제의 원리에 대해서 파고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적이 올라서 수학과목에서 전교 1등을 했습니다. 저도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니까 공부하는 시간도 즐겁고 더 이상 수학이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수학은 저에게 평균성적을 올려주는 효자과목이 됐어요.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은 2등급 초반이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너무 노는 바람에 2, 3학년때 메꾸느라 고생했답니다. (놀 땐 놀더라도 내신은 챙기면서 놀아요 여러분....)

합격전형은 입학사정관제였습니다. 입학사정관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제게는 ‘영자신문부’ 동아리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능 영어공부만 하는 고등학생들이 직접 영어로 기사를 작성해 보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흔히 입학사정관 합격생들은 대단한 외부활동을 하고 봉사시간이 엄청 많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했던 활동은 3가지도 안 됩니다. 저는 그 활동에서 느낀 점을 자세히 적고 배운 점과 영어영문학과에 지원하는 연관성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 오사카건국학교 글로벌 멘토링

어문계열에 지원하는 학생답게 영어뿐만 아니라 언어 자체에 대한 관심을 한문과 국어 자격증 등 구체적인 자격증을 통해 드러냈습니다.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영어영문학과에서 영어를 자세하게 배우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1차 서류통과를 한 후에는 2차 면접이 있습니다. 면접에는 인성면접과 심층면접이 있습니다. 인성면접은 '면접을 보러올 때 무엇을 타고 왔는가'와 같은 일상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나머지 모든 질문은 자기소개서를 보고 물어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쓴 자기소개서를 잘 알아야하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면접장에 들어왔을 때 무엇을 타고 왔냐는 질문을 들었습니다. 전공과 관련없는 질문을 하기에 오히려 더 당황했지만,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숙명여대 정문을 보고 이 학교에서 공부할 제 미래모습을 꿈꾸었다고 말하면서 단순한 질문에도 제가 이 학교에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를 보였습니다.

제 자기소개서는 진솔함이 키워드였기에 면접도 최대한 솔직하게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잘 아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숙명여대에서 얼마나 배울 준비가 됐는지를 표현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인성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입니다. 내가 뭘 썼고, 그 문장을 왜 썼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저는 면접 보기 직전까지 제가 쓴 자기소개서를 끊임없이 확인했어요.

인성면접은 이런 식으로 준비하면 되는데 문제는 심층면접입니다. 심층면접은 상황면접부터 사회적 이슈를 물어보는 것까지 범위가 넓고 다양합니다.

저는 일전에 논술준비를 한 경험을 떠올려 키워드 노트를 작성했어요. 예를 들면 합리적 사고와 합당한 사고의 차이라든지, 문제를 보는 관점은 사회구조적 관점과 개인의 의식차원으로 바라볼 수 있다든지 종이 한 장 정도 되는 개념들을 머릿속에서 구조화시켜 놓고 심층문제에서 물어보는 문제들을 대입해서 풀었습니다.
 

   
▲ 대한항공 '사랑 나눔 일일 카페'

여러 대학에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했는데 심층면접 문제들은 대학마다 다양했습니다. 상황을 물어보고 지원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처방법을 물어보기도 했고, 논술지문을 3지문 정도 준 후에 삼십분 동안 세 지문을 비교분석하고 면접관 앞에서 설명하는 유형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성 및 심층면접에 임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단정한 용모와 예의바른 태도입니다. 저는 면접연습을 거울을 보며 했고, 그래도 확인하지 못하는 부분을 염려해 동영상을 찍어보며 연습을 했습니다. 저는 말을 할 때 어깨를 왔다갔다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면접을 보면서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저도 고등학생 때까지는 대학 이름만이 전부인 줄 알고 대학 때 무슨 공부를 할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선택하려고 했었거든요. 전공 선택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전공은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해서도 평생 따라다니는 꼬리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나 고등학생 신분으로 내게 어떤 전공이 맞는지를 찾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각종 대학 설명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서 자세하게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내신공부, 수능공부 말고도 해야 하는 공부가 있습니다. 바로 대학공부입니다. 일주일에 두 세 시간 정도는 어떤 대학에 어떤 전공과 대입전형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제가 잘할 수 있는 일과 좋아하는 일 두 가지를 병행해서 준비 중입니다. 잘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을 만나는 서비스직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승무원이 꿈이었던 터라 대학에 와서 2년 동안 입학홍보대사 폴라리스로서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직접 고등학교에 가서 학교홍보 및 고등학생들 입학상담도 해주고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박람회나 논술 및 수시행사 때 고등학생들을 도와주면서 굉장히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친절하게 사람들의 편의를 도우면서 이 일이 나랑 잘 맞을 뿐만 아니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숙명여대입학홍보대사 '폴라리스' 활동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은 기획하는 일입니다. 지금은 기획자라는 다소 명확하지 않은 진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다음 학기부터 경영학과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길을 좀 더 좁혀 보려고 합니다.

3년 간의 대학생활 동안 기획했던 일이 수도 없이 많아요.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직접 기획을 해서 실행에 옮겼습니다. 첫 번째로 외국인들을 만나보고 싶고 우리나라 진짜 20대의 실 문화를 알리고 싶어서 ‘WePic’이라는 문화공유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외국인들을 직접 모집하고 소풍 계획을 짜서 네 팀의 외국인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며 소풍을 다녔습니다.

저는 각 나라의 20대들이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소풍 컨텐츠를 기획했습니다. 다 같이 공원에 모여서 런닝맨 게임을 하기도 하고 캠핑장에 가서 놀기도 했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에 시작한 만남이지만 제가 기획한 소풍을 통해 다 같이 친해지고 나라, 인종을 떠나서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기획자가 되기로 다짐했습니다.

두 번째로 대한항공에서 진행하는 사랑 나눔 일일카페를 기획했어요. 세계여행을 주제로 퍼즐 맞추기 이벤트를 만들고 직접 초커와 팔찌 등 악세사리를 만들어서 판매했습니다. 그 수익금은 대한항공과 함께 기부했답니다. 제가 직접 기획한 일로 수익금을 얻고 그것을 기부할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국인이라는 단체입니다. 국가적 인재, 국제적 인재의 약자로서 다양한 자치활동을 하는 대학교 연합 동아리입니다. 저는 여기서 기아체험, 교육기부박람회, 글로벌 멘토링 팀 등의 팀장 및 부팀장이 돼서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재일교포 친구들을 위해서 글로벌 멘토링을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있다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친구들을 위해 한국 대학 문화에 대한 4일치의 수업을 준비하고 60쪽 분량의 교과서를 만들어서 그것으로 일본에 가서 수업을 했어요. 그 이후로 올해 연세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재일교포 학생의 소식을 듣고 정말 보람찼습니다.
 

   
▲ 의류사업 활동

마지막으로 제가 기획한 일은 사업이었습니다. 21살 때도 도서관 잔여좌석을 보여주는 어플리케이션을 보면서 카페에 공부를 자주 하러 가는 저는 카페의 잔여좌석이나 콘센트의 여부를 보여주는 카페앱을 만들고 싶었어요. 물론 기초자금의 문제라든지 각종 문제 때문에 포기했지만 언젠가는 꼭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저는 친구와 함께 패션사업을 시작했어요. 블로그를 통해서 마켓을 열었는데, 사업자등록부터 시작해 동대문에서 새벽에 옷을 사와서 사진을 찍고 어떻게 판매할지 고민하고 기획하면서 기획자로서의 제 모습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Q.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저는 여러분들에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을 찾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서두를 필요도 없다는 것도요.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그저 알아가는 시기니까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모를 때에는 해야 하는 것을 차근차근 하고 있으면 돼요. 대학에 가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세요. 공부가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일들이면 됩니다. 저는 해외봉사랑 연애가 제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대학졸업 이후에 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한두 번쯤 생각해 보는, 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아낄 줄 아는 학생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 글을 보고 한두 명의 학생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학생이 있다면 이 글을 쓰는데 투자했던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 같아요.
 

   
▲ 문화공유 동아리 ‘WePic’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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