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소홀하면 모든 과목 성적 뚝 떨어진다!

   
▲ 서울 무학여고에서 실시한 '무학 독서 캠프' [사진 제공=서울시교육청]

교사로서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는 천안 복자여고의 정명근 교사는 오랫동안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전과해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지도해온 교육계의 베테랑이다.

정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충남지역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학습·진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때로는 인근 대학과 함께 소규모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일대 일 개인 컨설팅을 하면서 주말 개인 시간까지도 학생 지도에 할애하고 있다.

오늘은 양필승 교사가 정리한 정명근 교사의 실제 학습 컨설팅 사례를 소개하고, 가장 중요한 학습 활동인 독서 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언·수·외 2·1·3등급에서 3·3·3등급으로 하락한 사례

   
▲ 정명근 교사 (천안 복자여고)

고등학교 2학년인 A양은 1학년 3월 모의고사에서 언·수·외 각각 2·1·3등급을 받았지만 2학년 때 이과로 가면서 3·3·3등급으로 떨어졌다. 이런 경우 A양의 다음 시험 성적은 더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수학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져 수학 공부에 학습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하지만 성적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학습 시간이 부족해진 언어, 외국어 역시 성적 하락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수학을 잘하면 이과를, 언어를 잘하면 문과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실 이것은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이과에서도 언어, 외국어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언어, 외국어 성적이 잘 나와야 수학에 투자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이과 학생에게도 언어능력은 필수적이다.

교육과정과는 다르게 실제 학교에서는 사실상 고교 3년 동안 배울 수학 과정을 2년 안에 끝내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 학습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평소 3시간 투자하면 될 수학 공부에 5시간 이상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 때문에 언어나 외국어, 탐구 과목 학습에 배분해야 할 시간이 줄어들고, 학습 시간 대부분을 수학에 전념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렇게 되면 전 과목 성적이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언어와 영어를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다. 영어는 듣기, 말하기를 통해 집중하여 6개월 정도 공부하게 되면 충분히 실력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런 다음 수학에 집중하여 공부하다가 머리를 식힐 때는 미국 드라마 보기나 영어 원서 읽기를 하면 된다.

언어는 3학년 때에 문제풀이 학습을 해도 늦지 않기 때문에, 일단 독서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즐겁게 책을 읽는 것이 언어영역에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당장 시간에 쫓겨 독서 대신 문제풀이 중심으로 학습을 하다 보면 결국 언어성적도 오르지 않게 된다. 또한 독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다른 과목의 상승효과도 줄어들게 돼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언·수·외가 3·4·2등급으로 떨어진다면?

   
▲ 달라진 입시, 새판을 짜라! https://goo.gl/VKIShu

언어 성적이 좋았다가 떨어진 경우라면 해결 방법은 ‘책 읽기’뿐이다. 언어능력은 다른 교과 문제 역시 잘 풀게 해 주는 기본이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언어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골라 읽다 보면 언어능력은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이후에 문제풀이를 하기 시작하면 성적은 곧바로 올라간다.

책 읽는 시간에 문제를 푸는 것이 낫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한 효과는 단시간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도 조바심 내지 말고 끈기를 가져야 한다. 대입에서 중요한 것은 모의고사 점수가 아니라, 내신 성적이 향상된 과정 자체 또는 최종 시험인 수능 성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꾸준한 독서를 하길 권한다.

듣기, 말하기 중심으로 영어 학습을 하고, 독서를 통해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수학 공부에 일정 정도 시간을 할애하면, 곧 좋은 결과가 나온다. 언어, 외국어 실력이 올라가면 수학 성적도 덩달아 올라간다. 1, 2, 1등급으로 1, 3, 1등급이 되면 이화여대까지도 정시로 가능하다. 한양대 이공대학도 92% 선에서 합격권에 들어갈 수 있으며, 성균관대는 93% 선에서 가능하다.

그런데, 수학 학습을 문제풀이 중심으로만 하게 되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사고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도 언어를 못하면 전체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어는 사고력을 키우기보다는 기능적인 면이 강해서 사고력을 키우는 데는 매우 제한적이다. 수능 영어는 일반적으로 미국 고1 학생이 배우는 정도의 수준으로 출제된다.

학생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하라
A고등학교는 입시 성적이 좋아 인근 중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이다. 이 고등학교 인근에는 10개가 넘는 중학교가 있는데, 이 가운데 A중학교는 신도시 중심에 위치해 있어 학생들이 사교육을 많이 받고 있고, 특목고 등 고입 진학 실적이 좋은 곳이다. 반면 B, C중학교는 그 반대의 상황이다.

이제 A 고등학교의 1학년 말 성적 분포를 A, B, C 중학교별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하자. 1학년 말 성적 최상위 45명 가운데에는 여러 중학교 중에서 A중 출신 학생이 12명이나 분포돼 있다. 이와 반대로 1학년 말 성적 최하위 25명 가운데는 B중과 C중 출신이 13명이나 된다. 중학교에서의 수준 차이가 고등학교에 올라온 후에도 그대로 내신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격차는 중학교 자체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받은 사교육 때문에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사교육을 많이 받은 A중학교 출신 학생들은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은 B, C중학교 출신학생들이 최하위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 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교육은 사교육에 비해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때로는 무용지물인 경우도 있다.
 

   
▲ 광주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iRIvID


A고등학교는 아이들 분석을 통해 그룹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위권 아이들에게는 공부에 대해서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에서 완전히 내려놓기를 먼저 하게 하고, 그 중에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집중하게 하여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느 날 공부했다고 학생들이 한꺼번에 달라질 수 없다. 학생들에게 성취의 기쁨을 맛보게 한다면 그 이후에 다른 것도 해 보려는 의욕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학생들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언어능력이 좋은 아이들 중에서 영어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충분한 언어능력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므로 이에 맞는 맞춤식 영어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방학 중 영어 집중수업을 통해서 듣기, 말하기, 읽기 순서로 영어 학습을 지도하고, 그 다음에 문법과 문제풀이를 진행해 가야 한다. 한마디로 영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영어능력이 좋으나 성적이 떨어진 경우는 독서를 집중 지도해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영어는 영화 보기, 원서 읽기를 통해 실력을 유지하면서 공부를 즐기도록 지도하면 된다. 최소한 6개월 정도는 몰입 교육이 필요하다. 모든 과목을 잘하려고 조금씩 손대다 보면 결국 전 과목에서 성적 하락을 맞을 수밖에 없다.

수학만 잘하는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가장 난감하다. 언어와 외국어 실력이 바탕이 안 되면서 열심히 수학만 공부한 아이들은 이과를 선택하지만 외국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어, 영어 성적이 낮으면 아무리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문제집을 열심히 풀어도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다. 수학이 1등급이어도 영어 3, 4등급인 경우다. 이때도 역시 언어, 영어 1등급으로 만들어놔야 수학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더군다나 문과라면 수학 성적이 99% 올라간다.

이런 다양한 사례의 학생들이 있지만, 모두를 위한 공부방법은 의외로 한 가지로 귀결된다. 바로 독서를 늘리는 것이다. 학부모들 가운데 자녀들에게 이와 비슷한 성적의 고민이 있었다면, 위의 컨설팅 사례처럼 공부 방법을 바꾸도록 지도한다면 성적은 반드시 오르게 될 것이란 확신을 가져도 좋다.

영국 독서 지원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자

   
▲ 중학생을 위한 <기적의 스마트 워크북> 출간!
https://goo.gl/N6jVEY

정 교사는 한국도 영국처럼 학생들에게 독서를 지원할 수 있는 국가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민간기관의 독서 지원은 북스타트 운동, 북페스티벌, 리딩 더 게임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민간기관의 북스타트 운동은 태어나면서부터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모든 유아와 아동에게 무료로 책을 제공하고 부모들이 자녀에게 독서를 사랑하는 마음을 함양하고 자극하며, 자녀의 초기 읽기 및 이후의 학습을 위한 기반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선물 프로그램이다.

비영리단체인 북트러스트에서 시작했으며 예산을 지원 받아 선물가방을 구입하여 지역의 유아들에게 가방을 무료로 나누어 준다. 여기에는 ‘아이와 함께’라는 책 읽기에 대한 정보 서적, 두꺼운 종이로 만든 2권의 유아 도서, 지역 도서관 안내 자료, 지역 도서관 안내 카드, 열쇠고리, 3개의 작은 북마크, 시가 코팅된 판 등 여덟 가지 선물을 담아 준다.

이상의 영국 사례가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정규 교육과정에서 모든 교사가 독서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교과 독서’라는 이름으로 정규 교과목 수업에서 독서를 강조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 시작 단계이므로 좀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독서능력 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 수학 부진아 지도는 많아도 진정 필요한 독서 지원 프로그램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셋째, ‘국민 독서의 해’를 지속적으로 지정해 학생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독서를 생활화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넷째, 북스타트 운동처럼 민간기관의 독서 활성화 사업 육성의 필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우리나라 정부에서 최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인성교육의 진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중심에 독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564
 

   
▲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기적의 수시 워크북> 2017년도판 출간!
https://goo.gl/wvn93Z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