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온라인 법정 개설..판사 정원 감축키로

   
 

 

이세돌 기사와의 바둑 대국에서 승리한 인공지능 알파고의 학습력은 그야말로 놀라운 경지를 보여줬다. 인공지능은 기존의 데이터를 습득하는 '딥러닝' 방식보다 스스로 문제와 직면하는 '강화학습'을 통해 무서운 발전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인공지능의 학습능력 또한 급상승한다는 얘기다.

이제는 세계를 호령하던 바둑 기사들이 알파고의 기보를 보고 배우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인가. 영국에서는 법조문과 판례 정보를 학습한 ‘사이버 법정’이 인간 판사를 대신해 재판을 진행하도록 하는 한편, 판사 정원은 대대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세계는 이처럼 급속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로스쿨-사시 존치 논쟁에 여념이 없다. 논쟁 당사자들은 눈앞의 현실에만 집중할 뿐, 이들에게서 세상의 변화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 역시 마찬가지다. 이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는 학생들이 미래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 관계자들은 지엽적인 문제만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미래 사회에 대비한 교육제도 개선이라는 시대적인 요구를 외면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에 <에듀진>은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사회 변화에 발맞춰 올바른 진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미래 예측 정보와 미래 변화의 청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대표의 저서 ‘세계미래보고서 2055’는 법대, 로스쿨 등을 졸업하면 10년 내에 일자리가 대거 소멸해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머지않아 많은 나라에서 법조문을 빅 데이터나 글로벌 브레인, 온라인 법 서비스 등에 업로드해 일반인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소송을 신속하게 진행하려는 사람들은 법관 부족으로 재판이 한없이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온라인에 제공되는 법조문을 찾아 스스로 공부하게 될 것이다. 일반인도 검색만 하면 법관만큼 법을 잘 알 수 있게 되므로, 이들은 스스로를 변호하거나 판례 통계를 이용해 온라인 재판, 판사가 없는 재판과 합의 등을 이끌어낸다.

2015년 2월 영국의 시민사법위원회는 2년 이내에 판사가 필요 없이 ‘디지털 재판’이 가능한 인터넷 기반 분쟁해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간단한 재판, 즉 5천만 원 이내의 소송이나 배상 건은 이제 법원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 세계미래보고서 2055

영국의 사법 시스템은 수많은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법원을 만들고, 창조적 디지털 시대의 시대변화 요구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영국은 앞으로 판사 수를 크게 줄이기로 하고, 대신 인터넷에 법에 관한 모든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며 디지털 재판의 변호사 선임도 무료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료 변호사, 가상 법정을 제안한 단체는 시민사법위원회다. 그들은 정부에게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법정을 2년 내에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2년 내에 모든 법적 재판을 인터넷 온라인으로 받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시민사법부 수장인 주님 다이슨은 “새로운 사이버 법정을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보다 다가가는,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법정 시스템은 소송 과정이 복잡하고 지나치게 느리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단순하고 작은 사건을 사이버 상에서 재판하는 작업과 입찰 작업 등 각종 기능을 연구해 사이버 법정의 프로토 타입을 제공하기로 했다.

시민사법위원회가 제안한 온라인 분쟁해결(ODR) 모델은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가진다. 온라인 소송 ‘진행자’와 대화형 서비스 및 정보,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 마지막으로 숙련된 판사가 투입돼 온라인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식이다.

판사는 법적으로 이러한 새로운 법정에 대한 각종 규정을 정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경우 전화 청문회를 마지막 단계에 실시할 수도 있다. 온라인 판사의 판결은 법정 판결에서와 똑같이 법적 효력을 갖기 때문에 당장 집행이 된다. 즉 실제 법정 재판이나 온라인 재판이나 동일한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다.

컴퓨터법률학회 회장이자 이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리처드 서스킨드 교수는 “영국이 자신의 사법 시스템에 온라인 서비스를 통합하기 시작했다”며 “다른 나라들도 곧 영국을 따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법정은 인간 전문가의 개입 없이 다양한 법적 소송이 해결 될 수 있어 사법 시스템의 혁명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법적 권고와 협상이 가능하며, 블라인드 입찰 프로세스 상의 협상 자동화로 각종 소송이 빨리 처리될 수 있다. 이 같은 영국 사법부의 혁명적 변화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판사, 변호사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이러한 급격한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 산업화 시대에서나 통했을 성적 줄 세우기 식 진학 중심 교육을 고수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의 진학 중심 교육은 급속히 변화해 가는 미래 사회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과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의대로, 문과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사법고시로 직행하는 현상은 이제는 사라져야 할 때다.

진학은 진로와 적성이라는 더 큰 틀에 맞춰 고려돼야 한다. 학생들은 수동적인 진로탐색이나 생활태도와 결별하고 적극적으로 진로탐색과 활동에 매진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옳은 길이다. 본지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적극 지지하는 것도 달라진 세상에서는 학종형 인간형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엄혹한 현실을 인정하고, 학생들이 학종형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데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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