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서중, 학교 공부로 그치지 않고, 일상으로 연결되는 배움!

   
▲ 대구 경서중 자유학기 국어 수업,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다!’ [사진 출처=교육부]

2013년 42개의 시범학교로 시작된 자유학기제는, 올해부터는 중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학부모들에게 자유학기제는 어색하기만 하다. 자녀가 시험을 보지 않으니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데다가 성적은 어떻게 되는 건지, 또 그 시간에는 도대체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진로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게 하는 제도이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고교나 대학 입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있는 중간, 기말고사 성적에 신경 쓰기 바빠, 정작 자신의 진로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하거나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미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자유학기제가 추진됐으며, 자유학기 동안에는 시험이 없는 대신 예술, 체육, 토론, 동아리 프로그램과 같은 활동에 집중하거나 수업 자체를 완전히 새로운 형식으로 바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활동 결과는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만, 고교 입시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 중학생을 위한 '기적의 스마트 워크북'
https://goo.gl/N6jVEY

자유학기제를 운영했던 대다수의 교사들은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도 대체로 높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하는 학부모도 많으며, 교육부가 매년 자유학기제 우수 프로그램을 발굴해서 널리 알리고 있어도, 학교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거나 정보부족으로 인해 우수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학생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소질과 능력을 개발하고 꿈을 키워주는 자유학기제의 우수학교 사례를 보고,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원회에 제안해 공유해 적극 실시한다면 풍요로운 교육과정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구 경서중은 도시에서 전학 온 아이들과 농촌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 모두 학교 안에서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함께 성장하고 소통의 행복을 누리는(함성소리) 공동체 역량 함양’을 국어수업의 목표로 해 국어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올해 최고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나 교사가 진행한 국어수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Look over Our society, Upgrade Daily life’의 줄임말인 LOUD 프로젝트로,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작은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배운 내용을 실천해 수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배움-실천-성장’ 중심으로 꾸려갔다.

LOUD 프로젝트는 ‘수업들머리 1분 공동체 인성놀이’, ‘생활글을 연극으로’, ‘도전! 공동체 립덥’, ‘설명글로 공동체의 감정조절’,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다!’ 등 5가지 활동들로 구성됐다.

   
▲ 대구 경서중 자유학기 국어 수업, ‘수업들머리 1분 공동체 인성놀이’ 활동 [사진 출처=교육부]

첫 번째 활동인 ‘수업들머리 1분 공동체 인성놀이’는 신체 부위를 사용해 나와 친구를 서로 연결해 나가는 공동체 놀이로, 학생들이 모두 모여 서로의 손가락이나 팔로 원을 만들고 그 사이를 통과하는 등의 신체접촉 활동을 통해 친밀감을 느끼면서 의미 있는 생각과 가치를 발견하기도 했다. 공동체 인성놀이는 ‘체험-발견-공유-생각’의 4단계로 진행된다.

두 번째 활동인 ‘생활글을 연극으로’는 일상에서 보고 들은 경험을 진솔하게 쓰는 일기와 같은 생활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우수작을 연극으로 만들어본다. 학생들은 글쓰기와 연극을 하면서 나와 다른 친구에 정서적 공감을 했고, 공동체 전체의 신뢰를 향상할 수 있었다.

세 번째 활동인 ‘도전! 공동체 립덥’은 1학년 학생 전체 학생이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기본적인 미덕으로 ‘미소친절’을 선정해 공동체의 가치관을 함께 정립하고, 이를 편집이 없이 한 번에 촬영하는 One-Take 촬영방식으로 립덥(Lip Dub) 영상을 제작해 학교 및 지역사회에 홍보하는 일을 했다.

편집이 없는 촬영을 하다 보니,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활동에 집중해 참여했으며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때문에 학생들은 공동체 내 소통과 배려, 존중의 공동체 역량을 함양 할 수 있었다.

   
▲ 대구 경서중 자유학기 국어 수업,
‘설명글로 공동체의 감정조절’ 활동 [사진 출처=교육부]

네 번째 활동인 ‘설명글로 공동체의 감정조절’은 중학생 감정조절 프로그램(6차시) 체험 후, 학생 스스로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들과 친구들의 감정을 알고 글쓰기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갈등 상황에서의 나를 돌아보고 친구들의 감정을 해치지 않는 연습을 했다. 또 역할극 대본에 하고 싶었던 말을 써보고 나의 감정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며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내 감정관리 능력을 향상하기도 했다.

다섯 번째 활동인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다!’는 토의의 방식과 진행절차 및 토의 과정에서 협력적 태도를 학습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선생님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즐겁게 한 후 더러워진 쓰레기장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에 대해 토의하고, 국어과를 중심으로 미술과 기술 등 다른 교과와의 통합 수업을 통해 다양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보고 대안을 마련했다. 이렇게 우리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한 학생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수업 후에도 배운 내용을 실천하며 배움을 이어나갔다.

두 번째 메모로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그 전승가치를 이해해, 후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자유학기가 끝난 2학년 학생들이 평소에 관심 있거나 어린 세대를 위해 남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한 내용을 5분짜리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동체의 기록문화 유산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 한양대학교 입학처 http://goo.gl/ogsoQX

■ 대구 경서중 국어교육과정 재구성

구분 공동체 역량 수업 단원 수업 주제
기초역량 긍정적 자기수용 및
정서적 유대감
수업들머리 1분 공동체 인성놀이
개인 및
상호 관계 역량
상호이해 2. 세상과 주고받는 글
(2) 감동이 담긴 글쓰기
생활글을 연극으로
상호소통 2. 세상과 주고받는 글
(1) 자료가 있는 글읽기
도전! 공동체 립덥
공동체 내 갈등 관리를 위한 감정조절 1. 정보의 세계
(2) 설명하는 글쓰기
나의 감정,
감정조절을 설명글로 작성
심화 역량 공동체의 성장을 위한
문제해결
4. 생각과 나눔 (1) 토의하기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다!


수업의 평가는 기본적으로 수업밀착형 평가로 진행되며, 스스로 무엇을 배우고 성장했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초점을 둔 성장일지를 기록하는 ‘자기평가’와 친구에게 배우고 싶은 점과 그 이유를 기록하게 하는 ‘동료평가’로 진행됐다. 또한 성장참조형 평가를 강화해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보여준 변화와 성장의 모습을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충실히 기록했다.

나 교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업을 운영하는 것은 교사이지만 이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학생이다. 자유학기 수업은 함께 만드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프로젝트 주제를 가져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서 실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나 교사는 이어 “교사는 수업으로 말을 하고, 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느낀다. 자유학기제는 단순히 노는 학기가 아니라, 다양한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계기를 주는 수업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에듀진 기사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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