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전쟁의 땅에 국민은 없다

   
▲ 시리아 알레포 시에서 한 남성이 정부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아들을 안고 통곡하고 있다. [사진 출처=voakorea.com]

엄마, 아빠와 함께 읽는 오늘날 세계사
*이 콘텐츠는 초등 매거진 <톡톡> 4월호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글을 읽고, 전쟁과 평화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세요!



2011년 3월, 시리아 남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다라’에서 13살의 한 소년이 사라진지 한 달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소년의 몸에는 끔찍한 고문과 학대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지요. 이 작은 소년을 고문해 죽게 만든 것은 바로 시리아 보안군이었습니다. 시리아의 정부가 이 힘없는 소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었어요. 도대체 정부는 그들이 지켜야 할 국민인 작은 소년에게 이렇게 끔찍한 짓을 한 것일까요?

전쟁의 시작이 된 담벼락 낙서 한 문장
소년의 이름은 람자 알 카티브로 시리아 보안군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14명의 학교 친구들과 함께 학교 담벼락에 그래피티를 새긴 것이 이유였죠. 당시 소년과 친구들이 새긴 낙서는 “의사 선생님, 이번에는 당신 차례입니다.”라는 문장이었어요. 하지만 이 문장은 단순한 낙서가 아니었죠.

   
▲ 바샤르 알 아사드 [사진 출처=wikipidia]

이 문장의 ‘의사 선생님’은 영국에서 의학교육을 받았던 시리아의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를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는 1971년부터 2000년까지 29년간 무력으로 시리아를 집권했던 하페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차남으로, 권력을 승계 받아 독재를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소년들의 낙서는 바로 이 새로운 독재자를 향한 메시지였던 것이죠. 소년들은 곧바로 체포됐고, 끔찍한 고문을 당해 죽음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 사건에 격노한 시민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정부에 맞서기 시작했죠.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소년들이 낙서 새긴 이유는 ‘아랍의 봄’ 때문!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이래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운동입니다. 알제리, 바레인, 이집트, 이란, 요르단,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예멘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 모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이 가운데 튀니지, 이집트, 예멘의 반정부 시위는 정권 교체로 이어져 ‘혁명’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시리아 내전 역시 중동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의 연장선이지만 참혹한 전쟁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이지요.

   
▲ IS에 의해 폭파되는 시리아 팔미라 사원 [사진 출처=뉴시스]



승자 없고 패자만 있는 시리아 내전의 시작
시리아에서 시작된 첫 시위는 튀니지에서 일어난 민주화 혁명, 일명 ‘자스민 혁명’이 배경입니다. 시리아의 일부 학생들이 튀니지 혁명 구호를 담벼락에 적어 체포되자, 학생들을 풀어달라는 평화시위가 시작된 것이죠.

평화시위로 시작된 시리아의 첫 혁명이 일부 흥분한 시위자들에 의해 소요상태가 되긴 했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탱크와 폭탄을 사용했습니다. 다른 아랍국들이 독재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던 것과 달리,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력으로 진압을 한 것입니다.

이에 공분한 시리아 국민들은 전국적으로 시위를 벌이며 본격적인 반정부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군인들도 이탈해 시위해 참여하며 반군이 결성됐지요. 이후 시위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사진 출처=국제적십자위원회]


시리아 전쟁, 이제는 국제대리전이다!
이 전쟁은 시리아 내 소수 종파인 이슬람교 시아파(14.5%)와 다수 종파인 이슬람교 수니파(68.4%) 간 종교전쟁의 성격을 가지기도 합니다. 정권을 쥔 알 아사드 대통령은 시아파인 반면 시리아 국민 대다수는 수니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죠.

수니파로 이루어진 반군이 궐기하자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은 자금과 무기, 심지어 전투 요원까지도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반면 이라크와 이란 등 시아파 국가들은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며 무기를 지원했고, 러시아 역시 알 아사드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러자 미국 등 서방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회의를 통해 해군력과 공군력을 지원하기 시작했죠.

시리아 전쟁에 주변국과 미국, 러시아 등이 참여하면서 알 카에다와 IS 등 테러집단까지 끼어들게 되자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어요. 게다가 반군 안에서도 IS추종 세력과 반군의 주축인 자유시리아군(FSA) 사이에 갈등을 빚으며 더욱 복잡한 구조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내전으로 불리지만 더 이상 내전이라고 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국제전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지요.

강자들의 살육 전쟁에 국민은 없다
한순간에 국제 전쟁터로 변한 시리아에서 7년간 46만 명이 사망하고, 1,200명이 나라를 떠났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 국제전으로 번지며 시리아 국민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도 예외는 아니었죠.

   
▲ ▲ 폐허 속에서도 삶을 살아가야 하는 시리아의 국민들 [사진 출처=국제적십자위원회]

이처럼 참혹한 전쟁은 국가 간의 이익을 가장 무시무시한 수단인 총칼로 대변하는 첨예의 장입니다. 게다가 시리아처럼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면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비극이 되고 말죠. 이후에는 자국이 어떤 국가인지, 나아가 자국민의 이익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전쟁입니다.

지옥보다 끔찍한 전쟁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신념을 승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국민의 힘입니다. 평화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힘, 평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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