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유전자’ 가진 잠수 천재, 바자우 족

   


여러분은 물속에서 얼마나 오래 숨을 참을 수 있나요? “단 3초도 참기 힘들다!”고 외치는 친구들도 많을 텐데요. 그만큼 우리가 물속에서 숨을 참는 것은 매우 힘들고 또 위험한 일이지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동안 잠수를 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부족이 있다고 해요.

마치 ‘인어’를 연상시킬 만큼 육지보다 바다와 더 친하다는 그들은 생물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저널 <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는데요.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매거진 <톡톡> 6월호에 수록됐습니다.

 

 

   
▲ 생물학 분야 과학저녁 <셀>

바다의 유목민, 바자우 족


학술지 ‘셀’의 표지에 잠수를 하고 있는 한 남자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그는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쪽과 필리핀 남쪽 일대에 퍼져 사는 ‘바자우 족’의 일원입니다.

바다에 설치한 수상가옥이나 뗏목 위에서 생활을 하는 바자우 족 사람들이 ‘바다의 유목민’으로 불리는 이유는 엄청난 잠수실력 때문인데요. 이들은 작살을 가지고 깊은 바다를 누비며 바다생물을 사냥해 생계활동을 하는 바다 사냥꾼들이에요.



 


물고기도 깜짝 놀랄 잠수실력!

   
 

바자우족은 일하는 시간의 60% 이상을 물속에서 보냅니다. 그러면 산소통이 꼭 필요하겠다고요? 천만의 말씀! 이들이 물속에서 일을 할 때 필요한 물건은 나무로 만든 고글 하나 뿐 이에요. 그런데도 별 무리 없이 최대 70m 아래로 헤엄쳐 들어가기도 하지요.

그들의 잠수시간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실 바자우 족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잠수를 하지 않고 자기가 필요한 시간만큼만 잠수를 하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잠수를 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기는 힘들어요. 그러나 우리나라 제주 해녀들의 평균 잠수시간이 40초인데 비해 그들은 2배나 되는 1분 30초를 기본으로 잠수하죠. 게다가 무려 10분 이상 잠수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전 세계 생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어요.
 

   


바자우 족의 비밀을 밝혀라!

학자들은 그들의 비밀이 거의 천 년 이상 지속된 잠수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어요. 그리고 그들의 유전자 지도인 게놈 해독 연구를 통해 바다생활에 특화된 바자우 족의 특징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 글로벌국제학교 www.globalschool.kr

덴마크 코펜하겐대 지구유전학센터의 멜리사 일라도(Melissa Ilardo) 연구팀은 잠수가 필요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바자우 족의 생활이 그들의 신체적 변화를 이끌었을 것으로 예측하고 조사에 착수했어요.

그들의 연구방법은 게놈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육지에 살고 있는 이웃 부족인 살루안 족의 유전자와 바자우 족의 유전자를 비교하는 것이었죠. 그 결과 두 가지 놀라운 유전자를 발견을 했습니다. 

 

   


잠수시간을 늘리는 ‘인어’ 유전자가 있다

①산소 운반능력을 키우는 유전자 발견

인간과 같은 포유류 동물 중 깊은 바다 속까지 잠수를 하는 바다표범들은 다른 장기에 비해 매우 커다란 ‘비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바자우 족 사람들도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1.5배나 큰 비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PED10A라는 유전자 때문인데요. 살루안 족에게는 발견되지 않은 PED10A 유전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인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를 조절해 비장을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구원들은 “비자우 족이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높여 비장의 크기를 확대하는 유전적인 변화를 보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비장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저장소로, 잠수를 할 때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세포를 순환시키는데요. 바자우 족 사람들은 유전자를 통해 커진 비장에 더 많은 적혈구를 저장할 수 있어 산소 운반능력이 보통사람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따라서 잠수시간이 훨씬 더 길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② 주요 신체기관에 산소를 집중시키는 유전자 변이

또 비자우 족 사람들의 몸에서는 BDKRB2라는 유전자의 변이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BDKRB2도 역시 잠수 능력과 관련 있는 유전자로,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뇌와 심장, 폐 등 중요한 신체 기관에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 역할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변화한 유전자 변이가 바자우 족의 잠수 비결이었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바자우 족의 놀라운 잠수능력에 대한 유전자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인류의 문화와 인체 생물학이 수천 년에 걸쳐 함께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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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인의 고산지대 생활도 특수유전자 덕분!

바자우 족 말고도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유전자를 통해 적응한 인류가 있습니다. 바로 티베트 고산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산소가 적은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티베트인들은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수를 줄여 저산소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니소반’이라는 특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인류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견디기 위해 다양한 유전적 변이를 통해 ‘진화’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theaquaticape.org, W, 유튜브 Science Magazine, irishmirror.ie.news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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