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 총기'논란으로 알아보는 미래 기술의 명과 암

   
▲ [사진=톡톡 9월호 캡쳐]

여러분은 혹시 3D 프린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3D 프린터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물론, 여러분이 상상만 하던 물건들까지도 모두 만들어줄 수 있는 마법 같은 기술이랍니다. 따라서 인공지능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어요. 하지만 이 좋은 기술이 나쁜 의도로 사용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 3D프린터로 만든 짱구집 미니어처
[사진출처:유튜브 made all 영상 캡쳐]

3D 프린터, “무엇이든 만들어드립니다!”
3D란 그림이나 사진과 달리 손으로 잡을 수 있고, 부피와 질량을 느낄 수 있는 ‘입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마치 3D 영화관에서 특수한 안경을 쓰고 스크린을 보면 영화 속 주인공과 사물들이 튀어나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다면 3D 프린터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컴퓨터에 입력하는 문자나 그림을 종이에 인쇄해주는 프린터와 달리, 3D 프린터는 여러분이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낸 물체들을 직접 만들어줍니다. 보통의 프린터에 사용되는 잉크 대신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특정한 재료를 프린트 과정을 통해 겹겹이 쌓으면서 입체적으로 제작할 수 있답니다.

3D 프린터는 1984년 미국의 발명가 찰스 헐(Charles W. Hull)이라는 사람이 발명해 3D 시스템즈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상용화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간단한 사물 말고도 음식을 만드는 요리나, 집·빌딩을 건설하는 건축 분야에서도 사용이 되고 있으며, 더 먼 미래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곳에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터, 사람 죽이는 ‘총’ 만들 수 있다
하지만 3D 프린터의 사용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결코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기술이든 마찬가지로 누군가 나쁜 목적으로 3D 프린터를 사용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이에 대한 사례로 현재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논란이 바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설계도’입니다. 이 설계도를 가지고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플라스틱으로도 누구나 쉽게 총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바로 사진에 보이는 총과 같은 모습이지요. 여기에 사용되는 재료는 ‘ABS’라고 하는 플라스틱인데요.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레고의 재료가 되는 플라스틱으로 쉽게 구할 수 있고, 아주 단단하지요.

   
▲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윌슨 대표
[사진출처:gatdaily.com]

이 플라스틱 총 제작 방법은 2013년 텍사스주 오스틴에 거주하던 법대생이자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창립자인 코디 윌슨이라는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그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장난감 블록인 ‘레고’의 재질과 동일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총의 설계도를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지요.
당시 인터뷰에서는 “자유를 위한 ‘혁명’을 위해 설계도를 공개했다.”고 밝혔는데요.
그의 설계도는 배포된 지 2주 만에 다운로드 횟수가 10만 건에 육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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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매거진 <톡톡> 9월호에 수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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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총 리버레이터와 발사장면(출처:AP뉴시스)

트럼프 정부, “3D 프린터 총기 설계도 공개해도 돼”
당시 미국 정부는 이 플라스틱 총 설계도를 미국인이 아닌 사람이 제작하게 된다면 국제무기거래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이 설계도의 게재와 배포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후, 올해 6월 미국의 연방정부는 윌슨과 합의하기로 전격 결정하고 설계도 배포를 허용했지요.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플라스틱으로 만든 총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실탄’사용이 가능한 총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빈번히 벌어지는 총기사건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지요.게다가 현재 미국에서는 모든 총기에 일련번호를 매기고, 총기의 판매와 구매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총은 관리를 할 수 있는 일련번호도 없고, 금속탐지기마저 피할 수 있어 추적이 거의 불가능해 ‘유령총’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습니다. 이번 2018년 2월에도 플로리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학생들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때 14세의 딸을 잃은 프레드 거튼버그 씨는 “어떻게 사안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시민들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다.”고 절망했습니다.

공포에 떠는 시민들, “공개 중단하라!” 소송 중
한편 현재 시민들의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에 워싱턴, 뉴욕 등 8개 주정부가 설계도 공개를 중단하라고 소송을 건 상태인데요. 이에 따라 미국 연방법원은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설계도 공유를 금지한 상태입니다.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로버스 라스닉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이런 식으로 총기들이 만들어진다면 회복 불가능한 위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미 약 10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3D 프린터로 미국 군대에서 사용되는 AR-15 라이플을 제조하는 방법을 담은 설계도를 다운로드 받은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이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라는 짧은 답변만 트위터에 올렸을 뿐이라 시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이 기술은 사람들을 위한 기술이 될 수도, 또 사람을 해치는 기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 발전에 따라 사람들의 윤리의식도 훨씬 더 높아져야 합니다. 눈앞에 놓인 자신의 이익에 눈이 멀어,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면, 그 어떤 것보다도 무서운 재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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