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풍' 이용한 무공해 비행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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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하면 보통 잠자리 같은 몸체에 붙은 커다란 프로펠러, 그리고 시끄러운 소음이 떠오른다. 항공기 또한 마찬가지다. 거대한 날개 양 겨드랑이에 달린 엔진은 이륙부터 착륙할 때까지 엄청난 소음을 내며 돌아간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프로펠러로 나는 최초의 동력비행기를 만든 지 116년이 지났다. 하지만 인류의 비행기는 여전히 초기에 고안됐던 프로펠러 엔진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프로펠러 비행기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프로펠러나 터빈날개, 팬 없이도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기가 개발된 것이다. 이는 어떤 원리로 가능한 걸까?

-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매거진 1월호 p.106에 4p 분량으로 수록된 내용입니다.
- <나침반 36.5도> 매거진을 읽고 학교생활기록부 독서활동에 기록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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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 없는 비행체는 상상할 수 없다
모든 비행기에는 프로펠러, 터빈 날개, 팬 같은 비행을 하기 위한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장치들이 있다. 초창기 개발된 비행기에는 자동차 엔진처럼 ‘피스톤엔진’이 사용됐다. 

피스톤엔진은 실린더 내의 폭발에 의해 피스톤이 직선운동을 하고 다시 크랭크축에 의해 회전운동으로 바뀌어 프로펠러를 돌리고 추진력을 얻는 원리를 이용한다.

세월이 흘러 엔진 개발 기술이 발달하면서 현대의 비행기는 더욱 빨라졌다. 바로 제트엔진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제트엔진은 엔진 속으로 공기를 빨아들이고(흡기), 충분히 눌러(압축) 폭발시키면(연소) 고온·고압의 공기가 터빈을 빠른 속도로 회전시키고, 그 공기가 빠져나는 방식(배기)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하지만 이런 제트엔진은 설계가 복잡해 엔진이 크고 무거우며, 그만큼 엄청난 연료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제트엔진을 이용하는 여객기와 같은 비행체를 제외하면 단거리 순찰기나 훈련기, 농업용, 레저용 비행기 등에서는 아직까지는 프로펠러를 이용한 엔진이 더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제트엔진에는 프로펠러가 사용되지 않느냐? 그건 아니다. 비행기 제트엔진 앞부분을 보면 큰 팬이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일종의 프로펠러 역할을 하고 있다.

제트엔진과 비슷한 엔진을 쓰는 헬리콥터는 보란 듯이 프로펠러를 달고있다. 이는 결국, 어떤 비행체든 프로펠러의 힘이 없으면 잘 날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데 미국 MIT에서 이런 장치 없이 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비행체가 개발됐다. 

프로펠러 없이 나는 ‘이온풍 비행기’ 개발
MIT 스티븐 배릿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8년 11월 21일 <네이처>에 ‘Flight of an aeroplane with solid-state propulsion’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오래전 확인됐지만 논란도 많고 성능을 입증하기도 어려웠던 물리현상을 이용해 비행기를 만들었다고 밝혀졌다. 어떻게 비행기가 프로펠러 없이 추진력을 낼 수 있었을까? 해답은 이온 바람 ‘이온풍’에 있다.

이온풍은 1920년대에 처음 확인된 물리 현상으로, 두 전극 사이에 전류가 흐를 때 한 쪽 전극이 다른 쪽 전극보다 얇으면 두 전극 사이에 작은 바람이 이는 것을 말한다.

이때 전압을 충분히 가하면 이 바람도 강해지면서 프로펠러 못지 않은 강한 추진력을 내 비행기까지도 띄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양이온과 충돌한 공기 분자,
밀려나면서 항공기 앞으로 밀어내 

수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이온풍 비행기는 조금 독특하게 생겼다. 날개 길이는 총 5m에 무게는 약 2.5㎏으로, 날개 밑은 창문에 달린 블라인드처럼 전선과 얇은 알루미늄 포일들이 줄지어 달려있다.

이때 날개 앞쪽의 얇은 전선은 양극, 뒤쪽의 두꺼운 알루미늄 포일들은 음극 역할을 하는데, 동체에 있는 리튬배터리가 컨버터를 통해 40,000V의 전기를 양극 전선에 공급해주면 전기선 사이에 전기장이 형성된다.

이 전기장은 공기 중에 있는 질소 원자를 양전하를 띤 이온 형태로 바꿔준다. 질소 양이온들은 자석처럼 뒤쪽 음전하를 띤 음극 전선으로 빨려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양이온들은 주변의 공기 분자들과 수백만 번씩 충돌한다.

이때 전기를 띠지 않는 공기 분자들은 뒤로 밀려나면서 항공기를 강하게 앞으로 밀어내는 추력을 발생시킨다. 

이온풍 비행기는 10번의 시험 비행을 통해 평균 0.47m 높이에서 60m 거리의 비행 능력을 보였다. 수치상으로는 작은 결과 같지만 단위 에너지 대비 추력은 기존 제트엔진을 능가한다. 

화석연료 사용 않고 소음 없는‘무공해 비행’ 시대 개막
그동안 항공기의 주 동력원은 화석연료였다. 지금 세계는 10여만 대의 비행기를 운행 중이며 이 항공기들은 끊임없이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항공기 수가 더 늘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날 경우 세계대전을 넘어서는 재앙이 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IT가 개발한 이온풍 비행기는 ‘무공해 비행’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인류는 기술개발로 편리함을 얻은 만큼 환경오염과 에너지고갈 문제를 떠안게 됐다.

하지만 연료전지를 이용한 이온풍 비행기는 탄소도, 소음도 배출하지 않는다. 항공기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탄소중립 비행기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온풍 추력 기술을 일반 항공기에 적용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비행에 성공했지만 통제된 실험실 안에서만 이뤄진 수준이며, 전력 효율도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MIT팀은 프로토콜 비행기의 크기를 점점 늘려가며 일반 항공기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또한 소음 발생 여부가 중요한 무인용 항공기와 고고도 태양열 비행을 단기적인 목표로 두고 있다. 

■ <나침반> 1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나침반 36.5도' 1월호 p.106
'나침반 36.5도' 1월호 p.107

*사진 설명: MIT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풍 비행기[사진 제공=bizion.com]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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