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오류, 비형식적 오류 제대로 알기
-논리적 오류 줄이는 4단계 법칙!

자신의 주장을 펼치거나 타인을 설득할 때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오류를 찾아내 바로잡지 않으면 진전된 논의나 효과적인 설득이 불가능하죠. 특히 최근에는 수도 없이 쏟아지는 가짜뉴스, 즉 허위조작 정보로 인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요.

타인의 가짜 논리에 속거나 가짜 논리로 타인을 속이지 않고 바람직한 논증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논증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을 익혀 실제생활에 적용해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논리적 오류란?
논리학에서 오류는 잘못된 추론을 뜻합니다. 주장을 펼칠 때 제시하는 근거나 전개 방법에 틀림이 있다면 그 결과인 추론 역시 틀리게 됩니다. 합리적 추론을 방해하는 논리적 오류는 매우 다양해서, 이를 다 다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토론이나 대화중에 또는 글을 쓸 때 특히 자주 범하는 오류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오류들을 알고 있어야 상대 논리의 허점을 잘 잡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논리를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전개해 갈 수 있습니다.

형식적 오류
논리적 오류는 크게 ‘형식적 오류’와 ‘비형식적 오류’로 구분합니다. 형식적 오류는 논증이나 추론의 형식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순환논증의 오류'
결론으로 전제를 증명하고, 전제로 결론을 증명하는 오류. 증명이 되지 않은 것들끼리 서로를 증명하고 있어, 실제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요.

예: 성경 말씀은 진리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같은 말: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 순환논리의 오류

'자가당착의 오류'
전제와 결론 사이에 모순이 있는 오류.

예: 집회의 자유를 무조건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폭력적인 집회는 무력을 써서라도 진압해야 한다.

'전건부정의 오류'
앞의 명제가 부정일 때 뒤의 명제도 부정하는 오류. 앞의 명제가 부정돼도 뒤의 명제를 긍정할 수 있음을 생각하지 않아 생기는 오류예요. 전건긍정은 타당해요.

예: 동희는 운동을 할 때(전건) 이온음료를 마신다(후건). 동희는 지금 운동을 하지 않으므로 이온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후건긍정의 오류'
뒤의 명제가 긍정일 때 앞의 명제까지 긍정하는 오류. 뒤의 명제가 긍정이더라도 앞의 명제가 부정일 수 있음을 간과해 생기는 오류예요. 후건부정은 타당해요.

예: 동희는 운동을 할 때(전건) 이온음료를 마신다(후건). 동희는 지금 이온음료를 마시고 있으므로 운동을 하는 중이다.

비형식적 오류
잘못된 근거나 자료, 언어를 사용하거나 감정에 치우쳐 논리를 전개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말해요. 논리를 전개하는 형식에는 문제가 없지만 논증의 내용에 오류가 있는 것이죠.

자료적 오류
논리를 세우기 위한 자료나 근거가 부적절한 경우 발생하는 오류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표본이 충분하지 않거나 편향돼 있는데도 이를 일반화해 생기는 오류. ‘일반화’란 구체적인 자료에서 공통적인 속성을 찾아내는 귀납적 추론 방식이에요. 여기에 ‘성급한’이란 말이 붙은 것은 자료가 충분하지 않거나 한쪽으로 치우쳐 있을 때, 이를 무시하고 단순하게 일반화해버리는 속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화를 할 때는 표본이 충분하고 표본에 대표성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표본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예: 전국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홍역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가고 있는 가운데, 부천의 한 어린이집을 조사했더니 홍역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부천은 홍역의 안전지대라 할 수 있다.

표본이 편향돼 있는 경우

예: 학부모 96%가 정시 확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학부모의 98%는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단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의 회원이었다.

신은 있다 vs 신은 없다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
어떤 명제가 참이라는 근거를 댈 수 없을 때 그 명제를 거짓이라고 주장하거나, 반대로 거짓이라는 근거를 댈 수 없을 때 그 명제를 참이라고 주장하는 오류.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논리를 전개할 때 구체적인 자료나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예: 신은 존재한다. 왜냐하면 아무도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쟁점에 대해 참이라는 근거가 없을 경우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위 속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확인하기 위해 위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균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만약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면 검사를 통해 발견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요. 이처럼 증거가 있다면 사안의 진위를 입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무지에 호소하는 오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흉악범 친구에게 빌린 칼 돌려주기 '원칙 혼동의 오류'
특수한 상황에 일반적인 원칙을 적용하는 오류. 일반 원칙은 사회생활의 기본 지침이 됩니다. 하지만 일반 원칙을 적용해서는 안 되는 예외적인 상황도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이런 때조차도 일반적인 원칙이나 규칙을 적용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원칙 혼동의 오류입니다.

만약 일반 법칙과 특수 법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정보를 최대한 취합해 어느 쪽을 택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낳을 것인지를 판단한 후 최종 선택해야 합니다.

예: K씨는 옆집 창고 안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나 타인의 사유지를 무단으로 침입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K씨는 창고 불을 끄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같은 말: 원칙예외 혼동의 오류, 우연의 오류

언어적 오류
논리를 세울 때 부적합한 언어를 사용해서 생기는 오류입니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애매어의 오류'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나 표현을 그 중 하나의 의미로만 해석해 추론하거나, 정확히 어떤 의미로 썼는지를 정의하지 않은 채 사용해 혼동을 주는 것. 단어나 표현이 모호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 쉽습니다.

예: 이것은 내 사진이다.
└ 이것은 내가 찍은 사진이다.
└ 이것은 나를 찍은 사진이다.
└ 이것은 내 소유의 사진이다.
같은 말: 다의어 사용에 의한 오류, 다의어 해석 오류

감정적 오류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인간적인 감정에 치우쳐 논리를 전개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너도 그랬잖아 '피장파장의 오류'

자신의 행동이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사람도 잘못했기 때문에 자신도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 어떤 관습이나 관행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따르는 것 역시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검찰청 출입기자들이 검사실에서 제공한 피의자 수사 정보를 어떤 확인도 거치지 않고 들은 그대로 받아쓰는 관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관행 역시 피장파장의 오류에 해당합니다. 예전부터 해오던 일이라고 해서 그것이 자신의 잘못을 덮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예: 무단횡단을 하던 P씨는 경찰의 단속에 걸리자 “저기 저 사람들도 나와 같이 무단횡단을 했는데, 왜 나만 단속하는 겁니까? 부당합니다!”라고 따졌다.
같은 말: 역공격의 오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답정너 '확증편향의 오류'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등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할 때 발생하는 오류. 새로운 문제를 접했을 때 이를 객관적 정보를 통해 이해하기보다 예전의 문제에 대입해 비슷하게 이해하려 하는 것도 확증편향의 한 예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 등을 일관되게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이런 오류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증명해주는 정보만 적극적으로 취하고 이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한다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어요. 오히려 확신이 강할수록 그에 반하는 증거나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끊임없이 의심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정치적 확증편향 문제가 심각합니다.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이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 시스템이죠. 동영상을 시청하면 그 사람이 즐겨 볼 만한 비슷한 동영상을 추천해줘 유튜브 시청자들의 확증편향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예: 사형제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을 각각 나눠 사형이 살인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 1과 사형이 살인을 억제하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결과 2를 함께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사형제 찬성파들은 연구결과 1을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했고 연구결과 2는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사형제 반대파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와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두 그룹 모두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만을 신뢰하고, 반대되는 연구결과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같은 말: 체리피킹, 프레임 효과

논리적 오류 줄이기 4 STEP!

STEP 1. 타당성과 건전성을 모두 확보하라
좋은 추론은 타당하고 건전합니다. 타당한 추론이란 전제가 참인 경우 결론도 반드시 참인 논증이며, 건전한 추론이란 주어진 전제와 결론이 실제로 참인 것을 말합니다. 타당한 추론이라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 되지는 않습니다. 형식적으로 타당할 뿐 실제로는 거짓인 추론도 많습니다. 따라서 전제와 결론이 타당하고 실제로도 참이어야만 바른 추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TEP 2. 5번 이상 질문하라!
좋은 추론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입니다. 질문과 답 사이에서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찾지 못한다면 그 추론은 실패한 추론이 됩니다. 그럴 때는 전단계로 돌아가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답을 찾아보세요. ‘왜 그럴까?’를 질문하고 명확한 답을 찾으면 다시 그 답에 대해 ‘왜 그럴까?’를 생각해 봅니다.

‘문제에 대한 원인 찾기→그 원인에 대한 원인 찾기→ … →그 원인의 원인의 원인의 원인에 대한 원인 찾기’를 하는 식이죠. 이렇게 5번 이상 질문하고 답 찾기를 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고, 잘못된 전제에 서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숙녀복 매출이 해마다 줄고 있다. 고객 설문 결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루한 디자인이 지목됐다. 지루한 디자인을 지루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왜 디자인이 지루한가? → 디자이너들이 매년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만든다.
왜? 디자이너들이 대표의 취향에 맞춘 디자인만을 한다.
왜? → 최종 디자인 결정을 대표 혼자 한다.
왜? → 대표가 오직 자신의 판단만을 신뢰한다.
왜? → 10년 전 사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숙녀복 브랜드를 런칭해 크게 히트했기 때문에, 이후 사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

결론: 10년 전 숙녀복 브랜드를 런칭할 때에는 대표의 판단이 옳았지만, 현재 시장이 요구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대표가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디자인을 결정할 때는 직무별 전문성을 인정해, 디자인을 가장 잘 아는 디자인팀과 시장 요구를 가장 잘 아는 마케팅팀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결정해야 한다.

STEP 3. 누락도 중복도 없은 집합으로 정보를 묶어라!
추론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관련 쟁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취합해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보를 취합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어요. 정보가 중복되지 않고 누락되지도 않게 구분하거나 분류해 집합을 만들고, 그것을 계속 쪼개나가며 전체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세계적 기업인 맥킨지의 사고법으로 알려진 ‘MECE(미시)’가 바로 그것인데요. 인간을 MECE 식으로 구분할 경우 남자와 여자(주민등록 상), 또는 10세 미만/10세 이상/20세 이상/30세 이상/40세 이상/50세 이상/60세 이상/70세 이상 등으로 할 수 있습니다.

MECE 방식으로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중요한 정보 중 누락된 것이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생물을 동물, 식물 등 두 가지 집합으로만 구분할 경우 균류가 누락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곰팡이, 버섯 등의 균류는 현재 식물과 별개의 생물군으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의 집합 중 하나로 들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두 번째는 집합 사이에 중복돼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성을 미혼자와 기혼자, 어린이 등 세 집합으로 구분할 경우 어린이는 미혼자에 포함돼 중복이 발생합니다. 이런 구분은 틀린 구분이 되므로 집합의 성격을 잘 살펴 중복을 걸러내야 합니다.

이처럼 큰 범주에서 작은 범주로, 또는 작은 범주에서 큰 범주로 범위 달리해 정보를 취합하면 논리를 명확히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STEP 4 로직트리로 문제 구조를 파악하라 
MECE와 함께 활용하면 좋은 것이 로직트리(Logic Tree)입니다. 로직트리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논리적 연관성이 있는 하부 과제들을 나무 모양으로 전개한 것입니다. 로직트리를 그려보면 문제와 원인이 누락되거나 중복돼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인과관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 ‘비판적 사고력 향상 프로젝트’ 12개월 프로그램 

*프로그램 상세내용은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비사 프로젝트> 12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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