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몽 오은강 대표 인터뷰] 안정적인 교사직 버리고 진로 콘텐츠 보급에 뛰어든 까닭은?

중학생 대상 사회적 경제 수업 [사진=크레몽]
중학생 대상 사회적 경제 수업 [사진=크레몽]

경기침체로 인해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20세기 말의 경기호황은 앞으로 더 이상 없을 거라고 하죠. 그러니 좋은 일자리를 향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우수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직무역량을 평가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에 따라 진로와 연결된 전공을 선택해 관련 역량을 키우는 것이, 좋은 대학 간판을 따는 것만큼 중요한 세상이 됐습니다. 초·중·고에서의 진로 탐색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내실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진로’라는 말은 한자로 ‘앞으로 나아가다’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로 탐색에 임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습니다. 학생뿐 아니라 학교와 교사들까지도 진로탐색을 단순히 ‘직업탐방’으로만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과거에는 한 직업이 평생 진로가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진로와 직업을 동일시했습니다. 그래서 진로탐색을 직업탐방으로 이해해도 됐지요.

하지만 요즘에는 사람마다 일생에 직업을 7번 이상 바꾸게 된다고 해요. 그러니 초·중·고에서의 진로탐색은 단순한 직업탐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진로의 밑그림을 그려보는 방향이 돼야 합니다. 

여기,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크레몽’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크레몽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재미있는 게임을 결합한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 기업입니다. 영어인 creative(창조적인)와 프랑스어인 monde(세상, 세계)의 합성어 ‘크레몽’을 사명으로 걸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아이들 스스로 창조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입니다. 

오늘 에듀진이 만난 사람은 크레몽의 오은강 대표입니다. 단순한 직업탐방 일변도의 진로 프로그램에서 탈피해,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해주는 크레몽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Q. 크레몽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인지 궁금합니다. 
A.
초·중·고 현장에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교육 기업이에요. 저희는 일반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차별화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학습용 보드게임, 인문학 소풍, 진로직업 체험, 사회적 경제교육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게임으로 녹여내 진행한답니다. 어떤 교육이든 놀이를 활용해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하죠. 이밖에도 리더십캠프, 경제캠프, 역사소풍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매출의 일정 부분을 교육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서비스와 교구재 등을 만들고 제공하는 데 쓰고 있답니다. 

Q. 교사직을 그만두고 크레몽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A.
네. 경희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하고 이화여대에서 교육학 석사를 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국내 유명 출판사에서 사회과 교재를 개발하기도 했지요. 

그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것은 재미있는 교육을 하고,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서였는데,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는 그것이 참 어렵더라구요.

학기 내내 교과 진도 나가기에 바빴고, 재미있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는데 아이들은 수능시험에 나오는 것들만 콕 집어서 알려주기를 바랐어요.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만 가르쳐야 했죠. 정말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을 알려줄 수가 없었어요. 

또 ‘아이들이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학교폭력이 만연할까’를 생각하다 보니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과중해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학교 사회에서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꿈을 가질 수 없는 낙오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하지만 세상에는 공부를 잘해야 할 수 있는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진로들도 정말 많아요. 아이들이 십대를 꿈을 찾으며 즐겁게 보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즐겁게 꿈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교사직을 그만두고 크레몽을 만들게 됐습니다. 
 

초등학생 보드게임 수업 [사진=크레몽]
초등학생 보드게임 수업 [사진=크레몽]

Q. 크레몽 프로그램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크레몽에는 정말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미래 전망 직업, 베스트셀링 직업, 예술 직업, 미디어 직업, 6차산업 관련 직업 등을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체험할 수 있지요. 

그런데 크레몽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단순한 직업체험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체험들은 모두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기본으로 하고 있죠. 나는 어떤 시간이 가장 좋지?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할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이지? 등등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진행한 후 직업체험으로 넘어가죠. 

크레몽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모든 것을 바로 놀이로 진행한다는 거예요. 단순히 아이들에게 질문지를 주면서 “자~ 이거 잘 읽고 네가 뭘 잘하는지, 네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써봐~!”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지겨워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걸 게임으로 풀면 달라져요. 재미있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이해하고 진로를 생각해 보게 되지요. 

그래서 저희 프로그램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답니다. 학교 현장에 가서 체험 프로그램을 하면 아무 관심 없이 앉아만 있거나 엎드려 있거나 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이런 아이들도 모두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게임 형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즐겁게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고양시 한강하구평화이야기 역사생태교육행사 [사진=크레몽]
고양시 한강하구평화이야기 역사생태교육행사 [사진=크레몽]

Q. 학교 현장 반응은 어떤가요?  
A.
예전에 고양시의 한 고등학교에 저희를 비롯한 여러 업체가 한꺼번에 들어간 적이 있었어요.

시간이 맞지 않아 몇몇 학급에는 저희의 게임형 진로체험수업이 못 들어갔었는데요. 그 학급 학생들이 “왜 옆 반은 게임으로 수업했다는데 우리는 안 하냐!”면서 엄청나게 항의를 한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다시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저희 진로프로그램 중 ‘사회적 기업 진로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사회적 경제에 대해 알아보고 사회적 기업을 창업해 투자를 받고 하는 걸 게임으로 하는 거죠. 저희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에 꼭 저희 카톡 아이디를 아이들과 공유해요. 궁금한 점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연락하라구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 몇 명이 나중에 사회에 도움을 주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어요. 청소년 소셜 벤처대회에 나가보고 싶다고 해서 도움을 줬고 지금도 그 학생들을 인큐베이팅해 주고 있답니다.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저희 프로그램을 할 때 아이들이 전부 졸지 않고 집중해서 참여하는 게 처음 있는 일이라며, 나중에는 교장선생님까지 나오셔서 독려해 주셨습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전근을 가셔서도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기도 합니다. 전 학교에서 했던 프로그램을 새 학교 아이들에게도 체험시키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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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요.  
A.
아무래도 학교나 선생님들은 보고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몇 개의 직업을 체험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짧은 시간에 많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체험들은 아이들에게 남는 것이 없어요. 직업체험보다는 그 앞단, 즉 꿈을 찾아가고 내 미래를 설계하는 단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죠. 그 점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또, 외부에서 오는 강사들도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 못지않게 전문적이고 많은 노력을 하신 분들인데, 가끔 아이들 앞에서 외부 강사들을 비하하는 선생님들이 계세요.

예전에 한 초등학교에는 갔는데 한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이게 얼마짜리 체험인지 알아? 이거 OOO만원이나 줬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어요. 정말 그때 힘이 쭉 빠졌죠.

그 순간 아이들에게 우리는 꿈을 키워주는 선생님이 아니라 장사꾼이 되거든요. 그러면 아이들도 저희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결국 얻는 것도 없게 되죠.

초등학교 카피라이터 수업 [사진=크레몽]
초등학교 카피라이터 수업 [사진=크레몽]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단순한 직업체험이 아니라,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자 합니다. 교육에는 차별이 있으면 안 되므로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계속 공급할 예정이구요. 

Q. 학생과 학교, 학부모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먼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진짜!!!!’ 많다는 거예요. 그러니 상위 1%의 화려한 성공스토리만 보지 말고, 나에게 맞는 나만의 꿈, 나만의 도전,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요! 

선생님들께는 진로 탐색 시간을 단순한 직업탐구가 아닌 아이들의 꿈과 진로를 찾아가는 시간으로 생각해 주십사 하는 당부를 드리고 싶어요. 양적으로 몇 개의 직업을 체험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요. 

학부모님께는 아이들의 ‘꿈’에 대해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부모님들은 10대에 명확한 꿈을 갖고 계셨나요? ‘어떤 대학 무슨 학교를 가서 무엇이 되겠다’라는 생각조차도 없었던 분들이 많을 거예요. 이것도 사실 진짜 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요. 그런데 지금 아이들에게는 “꿈이 뭐니?” “넌 꿈도 없니?” 라면서 꿈을 가지게끔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아이들이 말하는 꿈도 진짜 그들의 꿈이 아니라, 아마도 부모나 교사가 강요한 꿈이 대부분일 거예요. 그게 정말 아이들이 원하는 꿈인지 생각해봐 주셨으면 해요. 

꿈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학습하고 체험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거랍니다.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실천하고, 성찰하고,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 꿈이 완성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주면서 꿈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의 역할을 해줘야 하구요. 그러니 아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세상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진로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에요.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며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만 미래로 나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크레몽 문의: 031-994-1396 / 010-3199-1326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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