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오염시키는 옷?…가성비 좋은 ‘패스트패션’의 이면
-에코백·텀블러의 ‘친환경 논란’ 
-파타고니아의 이유 있는 판매 거부 
-‘패스트패션’ 지고 ‘지속가능한 패션’ 뜬다 

2011년 파타고니아가 뉴욕타임스에 내건 광고 [사진 출처=파타고니아]

중고생 사이에서 롱패딩의 뒤를 이을 새로운 교복이 탄생했다.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옷이다. 파타고니아 의류는 학생들 사이에서 없어선 안 될 ‘인싸템’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 인기 브랜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린다는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에 이런 광고를 내보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그들은 왜 이런 광고를 내보낸 걸까?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 미국에서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 감사절의 다음날,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 

-이 기사는 <나침반> 7월호 '시사N이슈'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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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오염시키는 옷?…가성비 좋은 ‘패스트패션’의 이면 

*사진 출처=pymnts.com
*사진 출처=pymnts.com

유니클로, H&M, 자라 등으로 대표되는 ‘패스트패션’은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패션업계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패스트패션이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유통하는 의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반 패션 브랜드가 1년에 4회, 즉 계절별로 신상품을 내놓는다면,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보통 1~2주 단위로 신상품을 선보인다. 싼값에 최신 유행을 반영한 의류를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패스트패션은 단숨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그런데 패스트패션이 패션업계를 주도하면서부터, 패션 분야는 항공 산업 다음으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 등극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트렌드 변화 주기가 빨라지는 만큼 옷의 수명은 더욱 짧아졌고, 유행에 뒤처진 옷은 금세 폐기물이 됐다.

*사진 출처=goethe.de
*사진 출처=goethe.de

패스트패션의 증가로 매년 9,200만 톤의 폐기물이 만들어지고 1.5조 리터 물이 사용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무더기로 버려진 옷들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패스트패션 의류들은 주로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합성섬유를 사용하는데, 이 섬유는 플라스틱과 속성이 비슷해 완전히 분해되려면 최대 2천 년이 걸린다. 게다가 분해되고 썩는 과정에서 나온 화학물질과 유독가스가 토양과 지하수 그리고 대기를 오염시킨다. 

패스트패션은 마치 ‘패스트푸드’를 먹듯 유행에 따라 제작된 옷을 빠르게 소비하고 빠르게 버리도록 만들었다. 일회용품을 소비하듯 말이다.

일주일마다 신상품을 쏟아내는 패스트패션 업체의 유행에 현혹된 소비자들은 옷을 쉽게 구매하고 버린다. 계절마다, 달마다, 주마다 버려진 옷들은 지구에 쌓이고 쌓여 환경에 심각한 오염이 되고 있다. 

‘값싼 옷’ 뒤에 가려진 10대 노동자들의 희생 
봉제공장은 주로 세계에서 가장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에 위치한다. 대부분의 의류는 방글라데시의 10대 청소년들이 만드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의 시급은 단돈 260원에 불과하다. 약 400만 명의 노동자들은 엄청난 물량과 짧은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지금도 쉼 없이 일하고 있다.

에코백·텀블러의 ‘친환경 논란’ 

에코백 열풍을 일으킨 안야 힌드머치의 캔버스 천 가방*사진 출처=anyahindmarch.com
*에코백 열풍을 일으킨 안야 힌드머치의 캔버스 천 가방
[사진 출처=anyahindmarch.com]

전 세계가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 규제에 발 벗고 나서면서, 일회용품 컵 대신 텀블러,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그런데 환경
을 지키기 위한 에코백과 텀블러도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에코백 열풍의 시작은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안야 힌드머치(Anya Hindmarch)’가 디자인한 천 가방에서 시작됐다. 그는 “I’m not a plastic bag(나는 비닐봉지가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캔버스 가방을 선보였다.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천 가방을 들자’라는 취지로 제작한 에코백은 발매 당일 30분 만에 2만 장이 매진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영국 내 비닐봉지 사용에 관한 토론이 시작됐다. 2010년엔 실제로 비닐봉지 사용량이 줄어 에코백의 순기능을 증명했다. 

에코백은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과 동물 가죽을 대체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급부상했다. 그런데 에코백은 정말 환경을 위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2018년 덴마크에서 포장 가방 제작 시 발생한 오염을 회복할 수 있는 재사용 횟수를 연구했다. 그 결과 비닐봉지는 최소 37회, 종이봉투는 43회, 면 가방은 최소 7,100회를 사용해야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석유로 비닐을 만드는 것보다 목화로 에코백을 만드는 데 드는 환경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다. 목화 재배에는 상당한 양의 비료 및 살충제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물이 오염된다. 금속과 플라스틱이 주 원료인 텀블러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문제는 에코백과 텀블러가 너무 과다하게 생산된다는 점이다. 에코백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는 마케팅 판촉물로도 쓰이면서 사용되지 않는 물건들이 대량 생산되고 있다. 게다가 디자인을 고려한 레터링, 사진 등 프린팅에 사용되는 여러 화학제품 또한 환경오염을 발생시킨다. 

파타고니아의 이유 있는 판매 거부 

*신칠라 스냅티[사진 출처=파타고니아]
*신칠라 스냅티
[사진 출처=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이 재킷을 사지 마라”는 광고를 내건 이후 매출이 40%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아닌,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기업 정체성과 맞아떨어지는 광고였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가 현재 생산하는 옷의 50%는 재생 소재이며 2025년까지 100%로 끌어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작년 한 해 인기를 끌었던 양털 재킷 ‘신칠라 스냅티’는 버려진 페트병에서 얻은 원단으로 만들었다. 파타고니아의 티셔츠를 사면 플라스틱 물병 4.8개를 줍고, 자투리 원단 118g과 물 238L를 재활용하는 셈이 된다. 

파타고니아는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옷을 만든다고 해도 제작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쉽게 제품을 사고 버리기 보단 ‘기존 제품을 수선해서 오래 입으라’는 메시지를 광고에 담았다.

실제로 이 기업은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기업 윤리에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데, 매출액의 1%는 환경단체에 후원하며, 봉제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공정무역에 앞장서기도 한다. 

‘패스트패션’ 지고 ‘지속가능한 패션’ 뜬다 

*버려진 트럭 방수포와 자동차안전벨트를 재활용해 만든 프라이탁의 가방 [사진 출처=프라이탁]
*버려진 트럭 방수포와 자동차 안전벨트를 재활용해 만든 프라이탁의 가방
[사진 출처=프라이탁]

파타고니아의 제품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예쁜 디자인, 싼 가격, 유행을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MZ세대는 구매 시 윤리적 가치도 고려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밀레니얼 소비자의 91%는 “기존 구매 제품보다 사회적으로 좀 더 의미 있는 제품을 구매하겠다”라고 답했다. MZ세대 사이에서 환경과 동물권, 공정무역 등을 생각한 윤리적 소비가 ‘힙’한 코드로 통한 것이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은 파산보호 신청을, ‘H&M’은 3년 연속 이익이 감소했다. 패스트패션에 등을 돌린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패션 브랜드들은 ‘지속가능한 패션(Conscious Fashion)’을 출시하는 추세다.

150여개 패션브랜드는 2019년 G7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패션 협약’을 체결해 앞으로 환경친화적인 소재와 폐기물을 재활용한 윤리적 패션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020년 패션 시장 전망보고서에서 ‘지속 가능 패션’ 트렌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공정 무역(公正貿易) |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산자에게 보다 유리한 무역조건을 제공하는 형태
MZ세대 |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파타고니아 원웨어(worn wear) 트럭.전국을 돌며 '사지 말고 오래 입자'라는 미션을 널리 알리고 있다.타사의 브랜드 옷도 무상으로 수선해준다.[사진 출처=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 원웨어(worn wear) 트럭.전국을 돌며 '사지 말고 오래 입자'라는 미션을 널리 알리고 있다.
타사의 브랜드 옷도 무상으로 수선해준다 [사진 출처=파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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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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