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동물농장"과 계획경제

동물농장의 혁명, 그 허무한 결말
'동물농장'은 착취당하던 동물들이 인간을 몰아내고 그들 스스로 농장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그런데 '동물농장'은 동물들이 주인공인 단순한 우화가 아니야. 작가 조지오웰은 20세기에 일어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동물의 이야기에 빗대어 이 소설을 지었단다. 

1917년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회주의 혁명과 이후 세워진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이라는 국가의 이야기였지. 

-이 기사는 <나침반> 8월호 '인문 다이제스트'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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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에서 존경받던 수퇘지 메이저 영감은, 어느 날 꿈을 꾼 뒤 동물들의 빈곤
이 인간 때문에 일어난다고 주장하며 인간들을 물리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동물들에게 연설한단다. 

메이저의 연설은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등장 이후 임금노동자들에게 벌어진 상황을떠올리게 해. 많은 노동자가 열심히 일했지만 가난했던 상황 말이야. 생산량은 이전보다 늘었는데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지. 

이런 상황을 비판하며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 예언한 학자가 있었어. 바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 라는 경제학자였지. 그는 '자본론', '공산당 선언'이라는 책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부당함을 고발하고 새로운 사회를 제안한 경제학자로 이름을 남겼어. 

마르크스는 사회의 계급을 생산수단을 가진 유산계급 자본가과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무산계급 노동자으로 나누었어. 

노동자 계급이 열심히 노동을 하여 생산량을 늘려도 가난한 이유는 자본가 계급 때문이라고 이야기했지.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들에게 생산의 몫을 제대로 주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하고 남는 잉여 생산물은 대부분 자본가들에게 돌아갔고 노동자들은 굶주리게 되었다는 거야.  

마르크스는 이런 상황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다고 보았을까? 답은 ‘혁명’이었어. 착
취당하던 노동자 계급이 언젠가 반란을 일으켜 유산계급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지. 이 새로운 세상을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사회라고 불렀어. 

공산주의생산수단을 공유하는 사회라는 의미로, 토지나 자본, 공장 등을 개인이 소유하지 않고 사회공동체가 함께 소유하여 운영해 나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말해. 

물론 이렇게 이상적인 사회가 단번에 이루어지기는 힘들기에 마르크스는 그 중간 단계로 사회주의라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했지. 

사회주의란 노동자가 사회를 완전히 주도하는 공산주의의 전 단계로, 노동자를 대표하는 공산당이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사회를 말해. 

가만, 어딘가 익숙한 이야기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동물들에게 제안한 내용과 아주 비슷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니? 맞아. 메이저 영감은 공산주의 혁명을 예언한 마르
크스를 상징한단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소설에서 열심히 일해도 궁핍했던 동물들은 산업자본주의 시기의 노동자 계급을, 그들을 착취하는 인간들은 노동자에게 제 몫을 주지 않았던 자본가 계급을 의미하지. 

마르크스가 죽은 지 약 30년이 지난 1917년 러시아에서, 그의 예언은 현실이 되었어. 황제와 귀족들의 잘못된 정치로 오랫동안 굶주려 왔던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켜지배층들과 자본가들을 몰아냈지.  

5년 후에는 ‘노동자들이 세운 사회 공동체’가 탄생했어. 이 국가의 이름이 바로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 소련이었어. 

혁명 후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동물농장' 속에서 일어난 일들은 실제 소련의 성립 이후 일어난 일들과 매우 비슷해. 사회주의에서도 지도자는 필요했고 그 지도자들 중에서 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 1879~1953)이라는 이가 권력을 잡게 되었어. 

소설 속 나폴레옹이 스노우볼을 몰아냈듯 스탈린은 경제 개발 문제를 두고 부딪치던 이상주의자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 1879~1940 라는 인물을 축출하고, 마침내 소련의 독재자가 되었어. 

스탈린은 기관 소식지를 통해 인민들을 선동했고, 비밀경찰을 통해 인민들을 감시·통제했지. 

스탈린과 그 측근들은 점점 특권층이 되어 갔어. 사회 구성원 간의 평등을 이루기 위해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지만, 결국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어. 

스탈린이라는 독재자와 그 측근들은 또 다른 특권을 누리며 살아가는 반면, 노동자들은 줄어 가는 배급량 속에서 여전히 가난한 생활을 이어 나갔단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이제 '동물농장' 후반부에서 돼지들이 두 발로 걷게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지? 동물들은 특권을 누리는 ‘인간’을 몰아내고 평등을 이루려고 했어. 

그러나 혁명 이후에도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 않았지. 돼지들이 인간 대신 ‘착취하는 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지배계급이 된 거야. 반면, 돼지 외의 다른 동물들은 고통스러운 생활을 견뎌야 했어. 

나폴레옹의 명령으로 계란을 더 바쳐야 했던 암탉들은 반란을 일으키다가 굶어 죽었고, 가장 충실하게 일하던 말 복서는 결국 도살장에 끌려가 버렸지. 

스탈린에게 충성하던 노동자 계급이 더 많은 수확량을 공산당의 지배층에게 바치고 적은 배급량을 견디며 살았던 것처럼 말이야. 

노동자들은 평등한 사회를 꿈꾸며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켰지만 그 결말은 허무했
어. 소련 역시 소수의 특권층이 지배하는 국가가 되어 버렸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지?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민중들이 혁명을 일으켰는데, 결국 다른 방식의 불평등한 사회가 등장했으니 말이야.  

소련은 왜 세계지도에 없을까 
사회주의 혁명으로 만들어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스탈린의 독재정치에 시달리던 이 나라는 더 이상 세계지도에 존재하지 않아. 

1991년 소련은 무너지고 러시아와 여러 나라로 해체되어 버렸단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은 왜 지도에서 사라지게 된 것일까? 

사회주의는 앞서 말했듯 자본주의에서 나타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어.이를 위해 개인이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하게 했어. 더불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소비와 생산, 분배가 이루어지는 시장 경제체제도 따르지 않았지. 

개인이 생산수단을 가질 수 없고 시장에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누가 이것
을 해결했을까?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에서는 국가가 이 역할을 맡았어. 국가가 토지나 공장 등의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경제와 관련된 중요한 계획들을 세워 생산과 소비, 분배의 문제를 담당한 거야.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동물농장'에서 지도부의 계획에 따라 동물들의 수확량과 배급량이 정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지. 이처럼 생산·분배·소비 등 경제의 근본 문제를 국가가 결정해 나가는 체제시스템를 계획경제라 불러.  

이 계획경제는 자본주의 국가가 따르고 있는 시장경제와 달라. 예를들어, 한 나라에서 운동화를 몇 켤레 생산해야 할지 결정한다고 생각해봐. 

시장경제에서는 운동화를 원하는 이들의 수요량과 운동화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는 공급량의 균형 조절에 따라 운동화의 가격과 생산량이 자연스럽게 정해져. 

반면, 사회주의 국가의 계획경제에서는 사람들에게 운동화가 얼마나 필요할지 국가가 대략 조사하고 결정한 다음, 공장에 운동화를 몇 켤레 생산해야 한다고 명령을 내려. 경제의 중요한 계획을 국가가 세우는 것이지. 

계획경제는 명확한 장점이 있어. 생산수단이 애초에 국가에 있으니 소수의 부자들만 이윤을 쌓아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걸 막을 수 있어. 

즉, 분배의 형평성이 나타나는거야. 물론 소련이나 북한과 같은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특권층이 나타나 이런 장점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말이야. 

그러나 계획경제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어. 바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무시했다는 점
이야. 

예를 들어 볼까? A 공장과 B 공장이 있다고 생각해 봐. 두 공장은 모두 연필을 만드는 공장인데 운영 체제가 다음과 같아.  

A 공장: 연필을 많이 만드는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준다. 
B 공장: 100개의 연필을 만드는 것이 하루의 목표로, 이 목표를 달성하면 모든 노동자에게 공평하게 임금을 나누어 준다. 

A 공장과 B 공장 중 어느 공장이 더 오랫동안 유지될까? 물론 노동자들은 공평하게
임금을 가져가는 B 공장을 더 좋아할 수도 있어.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B 공장에서는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신이 더 가져갈 몫이 없기때문에 노동자들이 열심히 생산을 해야 할 의욕이 부족하지. 

이 때문에 평등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체적인 생산량이 떨어지는 하향평준화 현상이 일어나기 쉬워. 

반면, A 공장은 노동자들이 연필을 더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게 됨으로써 전체적인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단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심각한 경쟁과 불평등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B 공장보다 A 공장의 노동자들이 더 의욕적으로 일할 가능성이 높으니 공장이 오랫동안 운영될 거야. 

맞아. A 공장은 시장경제를 따르는 국가를, B 공장은 계획경제를 따르는 국가를 비유한 것이란다. B 공장에서 나타났던 생산량의 하향평준화 현상은 계획경제 국가에서도 나타났어. 

'동물농장'에도 이런 계획경제의 문제점이 잘 나타나 있어. 동물들의 수확량은 점차 떨어져 가고 궁핍해져 가지. 

더구나 앞서 말한 대로 소수 특권층에게 생산의 결과물이 몰리면서 일반 노동자들의 궁핍은 더욱 심해져 갔단다.  

계획경제에는 또 다른 문제도 있었어. 이 체제가 완벽하게 유지되려면 사람들이 생
산·소비·분배하려는 자원의 양을 국가에서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 해. 

그렇지만 인간의 능력으로 이것이 가능할까? 예를 들어, 정부에서 전 국민에게 감자가 얼마나 필요한지 조사한 뒤 예측된 수요량을 농장에서 생산하도록 명령했어.  

하지만 그 해에 가뭄으로 감자 생산량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해 봐. 국민들에게 나눠 주는 감자배급량은 그대로 줄어들어 버리겠지.  

이 외에도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데, 인간의 능력으로 한 나라의 경제 계획을 완벽히 세운다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이란다. 

모두가 평등한 동물농장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  
조지 오웰은 스탈린 지배하의 소련을 풍자하며 '동물농장'을 지었어. 소설의 씁쓸한 결말에서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그의 비판적인 시선을 읽을 수 있지.

그렇다면 조지 오웰은 사회주의를 싫어하던 사람이었을까? 아니야. 그 역시 사회주의자였단다. 

조지 오웰은 ‘진정한 사회주의’를 꿈꾸던 사람이었어. 그는 젊은 시절 밑바닥 생활을 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을 몸소 경험했지.

그런 그가 원한 것은 모든 사람이 사회의 주인인 민주적인 사회주의였어. 그렇지만 스탈린이 지배하던 소련은 독재 지배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 일부의 특권층이 이끌어 가는 ‘사회주의의 실패작’이었지. 

'동물농장'을 읽으면 사회주의와 계획경제의 한계를 읽을 수 있어. 물론 이 정치·경제체제는 이론적으로는 훌륭했지만 현실에서는 부패하거나 몰락하고 말았지.

결국 우리는 '동물농장'을 읽으며 아무리 훌륭한 사회 시스템도 본질을 지키며 일관성 있게 이끌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단다. 


*자료 제공=꿈결출판사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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