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 사용 제한 완전 해제, 한국형 ‘스페이스X’ 나오나

▲ 2014년 9월, SpaceX가 발사한 화물 우주선 ‘드래곤’의 화물캡슐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 출처=indianexpress.com]
▲ 2014년 9월, SpaceX가 발사한 화물 우주선 ‘드래곤’의 화물캡슐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 출처=indianexpress.com]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2020년 7월 28일부터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 연료 사용 제한이 완전 해제됐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과 연구소, 그리고 대한민국 국적의 모든 개인은, 앞으로 기존 액체 연료뿐 아니라 고체 연료, 하이브리드 형 연료 등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우주발사체를 아무런 제한 없이 연구개발하고 생산 보유할 수 있다.  

이제 한국도 우주시대를 열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이 기사는 <나침반> 9월호 '시사N이슈'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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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의 의미는? 
‘한미 미사일 지침’은 1979년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탄도미사일 개발 규제에 대한 지침으로, 당시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처음으로 합의됐다. 

미사일 지침의 내용은 크게 ‘군사용 탄도미사일’, ‘군사용 순항미사일’ 그리고 ‘우주발사체 분야’ 세 가지로 나뉜다. 우리 정부가 한미 미사일 지침을 채택한 이래 다른 산업은모두 발달했지만, 우주 분야 산업만큼은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의 제약 하에서는 민간 기업은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2020년 7월 28일부터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은 완전히 해제돼 모든 개인이 다양한 형태의 우주발사체를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롭게 연구·개발하고 생산·보유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우주산업에 뛰어들기를 열망하는 젊은 인재들을 우주로 이끄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개정으로 우주 인프라 건설의 제도적 토대가 마련됨으로써 한국판 뉴딜 정책이 우주로까지 확장되는 길이 열렸다. 한국판 스페이스X가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 

스페이스X와 일론 머스크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모터스 CEO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2002년 그가 만든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화성 도시 건설을 위한 디딤돌이다. 

미래 인류는 멸종하게 될 것이므로, 우주의 여러 행성에서 번성하는 ‘다행성종’이 돼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태양계 행성 중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첫 후보를 화성으로 놓고, 2024년 화성에 도시 건설을 하기 위해 사람을 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  

일론머스크 [사진 출처=npr.org]
일론머스크 [사진 출처=npr.org]

2020년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내용 
▲ 군사용 탄도미사일 분야 
2012년 개정을 통해 군사용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800㎞까지 확대됐으며,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미사일 주권 회복을 위한 3차 개정을 통해 탄두 중량은 무제한으로 확대됐다. 

그 전에는 사거리 최대 800㎞에, 탄두 무게가 500㎏에 묶여 있었지만, 최근에는 탄도 무게 2t의 현무-4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테스팅할 수 있었다.  

▲ 군사용 순항미사일 분야 
2001년 1차 개정 당시,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300㎞ 이하이면 탄두 중량은 무제한, 탄두 중량이 500㎏ 미만이면 사거리가 무제한이었다. 미국의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보면, 탄두 무게가 450㎏에 사거리는 약 1,000~1,200㎞ 정도다.  

이렇게 탄두와 사거리 지침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상태로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현무-3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 우주발사체 분야 
앞으로 우리나라는 위성발사를 포함한 우주발사체 개발에 액체연료뿐 아니라 고체연료, 양자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연료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발사체에 고체 연료를 충분히 사용할 수 없는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2019년 10월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백악관 NSC가 하우스 대 하우스로 집중적인 협의를 한 끝에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성과를 이루게 됐다. 

고체 연료는 액체 연료 값의 10분의 1밖에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 또한 고체 연료는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릴 때 액체 연료보다 훨씬 유용하다. 

이론적으로 액체 연료를 가지고도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지만, 이는 쉽게 말해 10톤 트럭으로 짜장면 한 그릇을 배달하는 것과 같은 아주 낮은 효율성을 띤다고 보면 된다. 

또 액체 연료는 주입하는 데 1~2시간이 걸리는데, 그 과정이 인공위성에서 다 촬영되기 때문에 군사 차원에서 작전이행을 하기 어렵다. 대형 우주위성체를 발사하는 경우 4개의 로켓을 묶어서 사용하는데, 액체 연료로 네 개의 모터를 동시에 점화하는 기술이 굉장히 어렵다.   

두 개 모터는 액체 연료, 나머지 두 개는 고체 연료로 점화하거나, 1단계, 2단계로 나누어 점화하면 훨씬 더 수월하다. 비용 면의 효율성도 좋아지고 그만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지는 것이다.  

탄도미사일 | 탄도를 따라 날아가는 유도탄. 발사한 다음 얼마 동안은 로켓이 작동해 일정한 궤도와 방향을 잡지만, 그 뒤에는 보통 포탄처럼 탄도를 그리며 날아간다 
순항미사일 | 적의 레이다를 피해 초저공비행이나 우회 항행을 할 수 있는 미사일. 제트 엔진을 가지고 사전에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컴퓨터에 의해 비행한다  

‘현무-2’ 탄도미사일 [사진 출처=voanews.com]
‘현무-2’ 탄도미사일 [사진 출처=voanews.com]

미사일 지침 개정 이후 민간, 군사 분야의 변화는?  
첫째 이번 개정은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연구·개발을 가속화해 나간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가 자체 개발한 고체연료 우주 발사체를 활용한 저궤도(500㎞~2,000㎞)에 군사 정찰 위성을 우리 손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쏘아올린 정찰위성은 한반도 상공을 24시간 감시하는 깜박이지 않는 눈, 일명 ‘언블링킹 아이(unblinking eye)’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대한민국은 아직 군용 정찰 위성을 단 한 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물론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 아리랑 3A호, 아리랑 5호는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판독 기능용으로서는 충분하지 않고, 한반도 상공 순회 주기도 12시간이나 돼 군사적인 효용성이 부족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2020년대 중후반까지 우리 자체 개발 고체연료 발사체를 이용해 저궤도 군사정찰 위성을 다수 발사하게 되면 우리 정보·감시·정찰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번 미사일 지침 개정은 우리 민간 기업들과 개인들, 특히 우주산업에 뛰어들기를 열망하는 젊은 인재들을 우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우주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3,600억 달러로, 2040년에는 약 1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조 달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다음 예시를 보자. 

오늘날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규모는 2조 달러이다. 반도체가 0.7조 달러이고, 반도체가 들어가는 휴대폰 산업이 0.7조 달러이다. 하지만 2018년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고작 36억 달러에 그친다. 전 세계의 1%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번 개정으로 우주 인프라 건설의 제도적 토대가 마련됨으로써 한국판 뉴딜 정책이 우주로까지 확장되는 길이 열릴 것이다.  

화성 지표면에 스타십 우주선이 자리 잡은 ‘스페이스X 시티’ 상상도 [사진 출처=spacex.com]
화성 지표면에 스타십 우주선이 자리 잡은 ‘스페이스X 시티’ 상상도 [사진 출처=spacex.com]

국가 경제 살릴 ‘우주산업’ 무한 가능성 열린다! 
현재 우주발사체의 시장은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이끌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아랍에미리트(UAE) 화성탐사선 ‘아말’은 일본 민간 기업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생산한 ‘H-2A’ 우주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이어 7월 21일 우리 군의 첫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가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 X의 ‘팰컨9’ 우주발사체로 발사됐다. 이틀 후인 7월 23일에는 중국의 첫 화성 탐사선 ‘텐원 1호’가 중국 국영 운반로켓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창정 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이번 개정 지침에 따라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우리도 이제 다른 우주개발 선진국들처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액체연료형, 고체연료형, 하이브리드형 모두를 자유롭게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곧 외국 발사체가 아니라 우리 과학자들이 개발한 한국산 우주발사체로 우리가 제작한 위성을 쏘아올리고, 세계 각국의 위성과 우주탐사선을 우리가 개발한 우주발사체로 우주로 쏘아 올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날도 올 것이다. 한국판 스페이스X가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는 셈이다.  

우주발사체 산업이 한 국가의 경제 전반에 미칠 산업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우주 접근과 개발의 근간이 되는 만큼 위성 등 탑재체 개발과 생산, 그리고 우주 데이터 활용, 우주과학 등 다양한 관련 분야의 시장을 만들어 창출해낼 것이다.

20세기 자동차 산업, 조선 산업이 한 국가 경제와 운명을 바꾸어 놓았듯, 우리나라 우주발사체 산업은 21세기 우리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발전을 위한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IT산업 발전을 위한 초고속인터넷 고속도로를 건설했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우주산업과 4차 산업을 위한 우주 고속도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우주산업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사라졌다. 이제 한국에도 제2의 일론 머스크를 꿈꾸는 사람이 출현하게 될 전망이다. 바로 그 주역이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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