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마리 떼 우글우글 광식성 해충 ‘매미나방’
-빽빽한 나뭇가지들 알고 보니 ‘대벌레?’ 
-‘미국선녀벌레’, ‘노래기’도 골칫거리 
-세계는 지금? 아프리카 덮친 ‘사막메뚜기’ 

“깜짝이야! 이거 뭐야, 낙엽 아니었어?”
2019년 여름 밤, 동네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S기자는 낙엽인 줄 알고 밟은 ‘무언가’가 발아래에서 파닥파닥 대자 매우 크게 놀랐어요. 그것들은 트랙에 낙엽처럼 무수히 많이 떨어져 있었고, 공원 운동장을 비추고 있던 대형 조명에는 수천, 수만 마리가 떼로 몰려 있었어요. ‘무언가’들의 정체는 바로 ‘매미나방’이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S기자는 우리나라에 매미나방, 대벌레 같은 ‘돌발해충’들이 급격히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어요.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똑같이 고민하고 있는 사건이기도 한데요.

과연, 유해 곤충들이 이처럼 날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 곤충들의 특징과 퇴치 방법을 알아보고, 돌발해충의 발생을 막기 위해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생각해 봐요. 

'돌발해충'이란? 갑자기 개체수가 급증해서 심한 피해를 주는 해충을 말해요! 

-이 기사는 <톡톡> 9월호 '똑똑 라이브러리'에 8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놀기만 좋아하는 우리 아이, '책'과 놀게 할 수는 없을까? 재밌는 잡지를 읽었더니 두꺼운 책도 술술 읽혀요! 독서능력이 쑥쑥! 다양한 분야에 걸친 흥미로운 기사로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톡톡으로 내 안에 숨은 잠재력을 깨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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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마리 떼 우글우글 광식성 해충 ‘매미나방’

이름: 매미나방(Gypsy moth)
학명: Lymantria dispar(파괴자)
특징: 애벌레와 성충, 알에 독이 있다 
 

매미나방은 한국을 포함한 일본, 유럽, 북아메리카에 널리 분포해 있는 해충이에요. 매미나방의 학명은 ‘파괴자’라는 뜻을 지녔는데요. 실제로 매미나방 애벌레는 ‘광식성’ 해충으로, 태어나자마자 종류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양의 식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요.

매미나방 애벌레에 점령당한 나무는 잎을 모두 잃고 시름시름 앓죠. 애벌레가 갉아 먹은 농작물은 상품성이 떨어져 팔 수 없게 되거나, 시들어 죽기 때문에 농가에 큰 피해를 줍니다. 

또한 매미나방 애벌레의 털과 매미나방 성충의 비늘 조각에는 독이 있어서 사람 피부에 닿으면 두드러기나 피부염을 유발해요. 다닥다닥 모여서 알을 낳는 습성이 있는 매미나방의 특성상 도심의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죠. 

광식성 동물 (廣食性動物) | 먹이의 선택 범위가 넓은 동물. 잡식성 동물을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동물을 잡아먹는 개구리나 여러 종류의 식물을 먹는 박나방의 애벌레 따위가 있다 

빽빽한 나뭇가지들 알고 보니 ‘대벌레?’ 

*사진 출처=wikipedia 

이름: 대벌레(Stick insect) 
학명: Baculum irregulariterdentatus
특징: 위협을 느끼면 죽은 척 위장한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봉산의 해맞이 공원. 주민들이 자주 찾는 산책로에 등산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벌레들이 떼거지로 나타났어요. 서울 봉산과 북한산, 제주도에도 나타났죠. 벌레의 정체는 바로 ‘대벌레’입니다.

대벌레는 몸길이 10㎝ 정도의 나뭇가지랑 똑같이 생긴 벌레예요. 영어 이름도 ‘막대 벌레’라는 뜻의 ‘스틱 인섹트’라고 불리죠. 대벌레는 평소 느릿느릿 기어 다니거나, 나뭇가지인 척 붙어있으면서 있는 듯 없는 듯 잘 숨어 지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달랐어요. 수천 마리가 넘는 대벌레들이 나무에 떼거지로 붙어있거나 등산로 여기저기에 수북이 쌓여 있었고, 어느 새 등산객들의 몸에 달라붙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일쑤였어요. 

‘미국선녀벌레’, ‘노래기’도 골칫거리 

*미국선녀벌레 [사진 출처=wikipedia] 
*미국선녀벌레 [사진 출처=wikipedia] 

매미나방과 대벌레뿐만이 아니에요. 전국 농가에는 ‘미국선녀벌레’가 급증해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어요. 선녀벌레는 농경지와 산림을 오가며 농장물의 잎이나 줄기의 즙액을 빨아먹어 생장을 저해하거나, 식물의 광합성 능력을 저하시키는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줘요. 

또 경기 남양주시, 용인시와, 부산, 울산 등에서는 도심에 출몰한 ‘노래기’ 때문에 주민들이 괴로워하고 있어요. 건물 기둥 곳곳은 노래기 떼로 새까맣게 뒤덮였죠. 노래기는 지네를 닮은 다리가 많은 벌레인데요.

턱에 독샘이 있긴 하지만 사람에게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에요. 문제는 노래기는 ‘스컹크 벌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주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는 거죠. 

세계는 지금? 아프리카 덮친 ‘사막메뚜기’ 

*사진 출처=wikipedia 

여기서 끝난 줄 알았죠? 아니에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에서도 갑자기 불어난 해충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거든요. 올해 2월부터 아프리카 동부지역에서 출몰한 ‘사막메뚜기’ 떼는 바다를 건너 중동, 아시아의 중국까지 위협할 기세입니다.

바람을 타고 하루 최대 150㎞를 비행하는 사막메뚜기 떼는 사람과 가축이 먹을 농작물을 순식간에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요.

게다가 번식력도 강해, 이미 사람의 힘만으로 살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피해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죠. 메뚜기 떼에 의해 농작물을 잃은 아프리카 소말리아, 중동 파키스탄은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어요. 

‘돌발해충’ 꼼짝 마! 퇴치 방법은? 
① '천적' 이용하기? 
생태계 안에서 생물들의 관계는 서로 친한 친구처럼 도우며 살아가는 공생 관계도 있는 반면, 만나기만 하면 싸우고, 공격하고, 서로를 잡아먹는 ‘천적’ 관계도 있기 마련이에요. 매미나방을 예로 들어 볼까요?

매미나방의 천적으로는 대표적으로 곤충 ‘길앞잡이’, 동물 ‘금개구리’, ‘두꺼비’ 등이 있어요. 매미나방 애벌레는 길앞잡이와 개구리들의 훌륭한 먹잇감이 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발로 많은 서식지가 파괴되어 매미나방 천적의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아 천적을 이용한 퇴치는 어렵답니다. 

② '살충제' 뿌리기? 
여러분 중에는 “살충제를 뿌리면 되잖아요?” 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쉽고 빠른 방법임에도 사람들이 살충제를 쓰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생물의 천적 개체 수는 먹이사슬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줄어듭니다. 그런데 만약 살충제를 듬뿍 뿌린다면? 가뜩이나 적은 천적의 수는 살충제 때문에 모두 죽어 버리겠죠? 그렇게 되면 이듬해 돌발해충을 처치해 줄 천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또한 살충제를 뿌리면 숲에 사는 꿀벌이나 사슴벌레, 하늘소 등 관련 없는 다른 생물들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될 위험이 커요. 

③ 보이는 족족 없애기?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 보이는 족족 매미나방과 알집을 제거하는 방법이에요. 하지만 이 퇴치 방법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나무에 붙은 매미나방과 알집을 일일이 떼서 소각해도, 매미나방의 번식력이 워낙 강해서 다음 날이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똑같이 달라 붙어있거든요.

따라서 현재로선 이미 발생한 매미나방과 같은 해충을 없애려고 하기 보다, 자연 생태계가 힘을 회복하게 도와 해충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는 방법 밖에는 없어요.

‘이상기후’가 돌발해충 키웠다!

*이상 고온현상에 농작물 망치는 외래 해충 급증 [사진 출처=ytn.co.kr]
*이상 고온현상에 농작물 망치는 외래 해충 급증 [사진 출처=ytn.co.kr] 

그렇다면 특히 올 여름 이렇게 돌발해충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상기후’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매미나방의 경우 보통 500여 개, 대벌레의 경우는 700~800여 개의 알을 낳는데요. 이 알들은 추운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죽어요.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겨울은 ‘이상고온’으로 인해 알들이 살아남아 대량 부화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2020년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3.1도였어요. 이렇게 겨울이 따뜻한 해는 곤충으로 인한 피해도 커요.

사막메뚜기의 경우도, 올해 초 아프리카에 난데없이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메뚜기들이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져 대량 발생하게 됐어요. 여기에 천적까지 없으니 한마디로 돌발해충들이 ‘살판난’ 거죠.

김동언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 박사는 “곤충에 생활주기는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최근에 겨울과 여름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번식능력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기온이 올라가면서 알에서 성충이 되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고, 유충의 초기 생존율까지 급격히 높아지다 보니까 (여름철 벌레의)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어요.

산림청은 9월까지 각 기관과 협업해 방제에 집중하기를 당부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산림과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돌발해충은 점점 더 빨리 그리고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예요. 기후변화와 돌발해충 발생 빈도에 따른 보다 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생각 플러스+ 
충북 단양군의 한석원 이장님은 마을에서 기승을 부리는 매미나방 퇴치 방법을 고심했어요. 그러던 중, 이장님은 과거 ‘빛을 쫓아 날아든 매미나방’들 때문에 택배 포장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렸죠.

그렇게 ‘빛으로 곤충을 유인해 잡는’ 포충기를 이용한 이장님은 수백 마리의 매미나방을 잡을 수 있게 됐어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환경도 살리고, 매미나방도 잡는 일석이조의 방법이었답니다.

여러분도 과거의 경험에서 깨달은 것을 통해 현재 일어난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나요?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 ‘어떤 경험을 통해, 무슨 문제를 해결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봐요.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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