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화학생명공학부 합격생들의 입시 이야기

아직도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현재의 성적만을 대입의 절대 기준으로 여긴다. 때문에 당장 부족한 성적을 올리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이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6등급 학생이 2~3등급대가 가는 대학에 합격하기도 하고, 4등급 학생이 1등급 후반대에서 2등급 초반대를 커트라인으로 하는 대학 학과에 합격하는 사례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대학은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향해 나아가는 학생, 끈기와 집중력을 갖고 탐구하는 학생, 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학생을 원한다. 그리고 이런 역량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당당히 합격한다. 

최근 권혁선 교사(전주고)가 개인 SNS에 게재한 글에서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해당 글은 서울대생인 2명의 제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제자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는 권 교사의 글을 통해 스스로를 빛내는 진정한 역량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권혁선 교사(전주고) 페이스북 게시글 중 일부 발췌-

얼마 전, 제자였던 2명의 졸업생을 만났다. 둘 다 서울대생이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이들은 중학교 때까지 반에서 4,5등 정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공부보다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자유롭게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의 꿈을 키워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명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데, 고교 시절, 생기부와 자소서에 ‘정치’나 ‘외교’라는 단어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합격했다. 다른 한 명은 그야말로 천연기념물 급이다. 의대에 합격했지만 의대가 아닌 화학생명공학부에 진학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선택에 한 점 후회가 없다고 한다. 

둘 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편이다. 가계소득이 학급에서 하위 5위 안에 들 정도였다. 두 친구 중 한 명은 작년보다 소득 분위가 더 떨어졌다며 올해도 등록금은 국가장학금으로 해결한다고 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사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원이나 과외를 받을 형편도 아니었지만 둘 다 사교육이 본인의 학업 스타일과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돼서조차 그 흔한 과외 교사로 활동한 적이 없을 정도다. 

두 명 모두 기숙사 생활을 했다. 그리고 학습 방법이 같았다. 새벽 1~2시까지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무조건 12시에는 잠을 잤다. ‘저렇게 잠을 자도 되나’ 걱정될 정도였다. 그리고 주말에는 평소보다 더 푹 쉬었다. 공부할 때 오롯이 집중할 줄 아는 학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둘 다 영어가 부족했다. 그래서 자신의 취약점을 알고 극복하기 위해 3년간 노력을 했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이런 모범적인 제자 2명이 모교를 찾아와 후배들을 위해 2시간 가까이 자신들의 학습 경험과 대학진학 및 진로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해주었다. 이들의 말을 듣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너무도 빛났다. 그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위 글을 읽고도 여전히 눈앞에 놓인 성적 올리기에만 집중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뻔한 얘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좀 더 멀리 보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계속 도전하고 달려가다 보면, 분명 그 끝엔 ‘합격’이란 달콤한 결실이 있을 것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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