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는 그만! 근본적 개선 필요해요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얼마 전 시완이네 가족은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됐어요. 새집에서 살게 된 기쁨도 잠시, 낯선 환경 탓에 예민해진 강아지들이 밤낮없이 짖는 날이 많았고, 그로 인해 이웃과의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녀석들을 조용히 시킬 수가 없었어요.

시완이 부모님은 고민 끝에 강아지들에게 ‘짖음 방지 목걸이’를 채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목걸이 덕에 민원은 줄었지만 강한 전기 충격에 놀라 겁에 질린 강아지들을 보니 시완이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대체 이 상황을 어쩌면 좋을까요? 

전동 드릴 급 ‘층견 소음’ 고막 테러에 괴로운 이웃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하면서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 관련 민원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요. 서울시가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반려동물 소음 관련 민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377건, 2016년 1,505건, 2017년 1,737건, 2018년 1,617건 등으로 해마다 1,0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음의 종류 가운데 ‘반려견의 짖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층견 소음’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이웃간의 갈등 요인이 되고 있죠. 

짖음 방지기_게티이미지 뱅크
▲개 짖음 방지기[출처=게티이미지 뱅크] 

반려견의 짖는 소리는 과연 어느 정도의 소음과 비슷할까요? 일본 도쿄 환경국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강아지가 짖는 소리는 청소기(60~76dB)나 피아노(80~90dB) 소리보다 큰 90~100데시벨(dB) 정도라고 명시돼 있어요. 이는 지하철이나 전동 드릴 소리와 맞먹는 수준으로, 이웃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소음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견주들은 이웃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짖음 방지기’ 착용을 선택하고 있는데요. 짖음 방지기란? 반려견의 짖는 소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로, 목줄에 달린 자극 단자가 성대의 울림 등을 감지해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의 기기입니다. 

짖음 방지기는 원래 사냥견의 훈련을 목적으로 개발된 장치였어요. 주인과 멀리 떨어진 사냥견을 부를 때 리모컨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면 주인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훈련을 위한 도구였죠. 

“마음 아프지만, 어쩔 수 없어요 ㅠ.ㅠ” 
현재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에는 1만 원에서 5만 원대의 다양한 ‘짖음 방지기’가 판매되고 있는데요. 각 쇼핑몰 게시판에 올라온 사용 후기들이 SNS 를 타고 널리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이 중 몇몇 후기들을 살펴보면 “성대 수술을 시키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 짖음 방지기를 선택하게 됐다.”,“처음엔 사용해도 될지 엄청 망설였지만, 밤낮없이 짖는 반려견 때문에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이웃의 말에 구매를 결심했다”, “주변 사람들이 우리 강아지를 나쁘게만 보는 게 싫었다. 짖음 방지기를 착용한 후에 그런 시선이 줄었다.” 등과 같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상상 이상의 전기 충격! 엄연한 고문이에요” 

​▲개 짖음 방지기 체험 영상 [출처=공대생 변승주 DS 유튜브 영상 캡처] 
​▲개 짖음 방지기 체험 영상 [출처=공대생 변승주 DS 유튜브 영상 캡처] 

문제는 짖음 방지기의 지나친 강도예요. 보호자 들은 손 등 위에 시험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따끔했고, 제일 약한 단계인데도 살갗을 계속해서 벗겨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어요 . 또 스위치를 누르자마자 강아지가 놀라 자지러지거나, 너무 아파 경기를 하며 오줌을 쌌다는 등의 충격적인 후기들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짖음 방지기의 전압은 최대 4,400~4,600 볼트( V)인데요. 이는 범죄자 제압용 전기충격기(약 3,000~6,000V)와 맞먹는 엄청난 자극이에요. 심한 경우, 피부에 화상을 입기도 하고 심장 등에 무리가 가거나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데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엄청나죠. 한마디로 펫티켓을 가장한 고문인 겁니다. 

학대는 그만! 근본적 개선 필요해요 
동물보호단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짖음 방지기 사용을 금지할 것’을 강력히 주장해왔어요. 하지만 뚜렷한 법적 제재가 없다보니 국내에선 여전히 판매와 사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반면 해외 상황은 조금 다른데요. 영국에서는 짖음 방지기 사용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2018년 8월, 짖음 방지기 판매 금지를 공식화했어요. 또 미국의 대표적인 반려동물 유통업체 ‘펫코’는 지난해 10월 대기업 최초로 ‘짖음 방지용 전기 충격 목줄’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의 짖음 방지가 목적이라면 동물학대 소지가 있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교정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인간도 전기 충격을 가하면 고통스러운데, 말 못 하는 동물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냐”라며 “전기 충격을 주는 짖음 방지기를 강아지에게 부착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동물 학대가 분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강아지가 많이 짖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특정 욕구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올바른 훈육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짖음의 원인을 찾아서 환경을 개선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행동 교정을 목적으로 사랑스런 반려견에게 가학적인 고문을 하는 것이 진정최선의 해결책일까요? ‘반려견은 기계가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걸 절대 잊지 마세요. 

-이 기사는 <톡톡 매거진> '똑똑 라이브러리-시사'에 실린 내용입니다. 
놀기 좋아하는 우리 아이, '책'과 놀게 할 수는 없을까? 재밌는 잡지를 읽었더니 두꺼운 책도 술술 읽혀요! 독서능력이 쑥쑥! 다양한 분야에 걸친 흥미로운 기사로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톡톡으로 내 안에 숨은 잠재력을 깨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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