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러시(literacy)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입니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란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의 이해 및 표현 능력을 말하며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뜻합니다.   

지금은 아날로그 세대가 디지털 세대를 교육해야 하는 그런 아이러니한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물론 2030세대는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세대이긴 하지만 2007년 이후 스마트폰과 함께 디지털 환경도 급속도로 변화해 왔습니다. 넌 늙어 봤냐 난 젊어 봤다는 노래 가사도 있지만 지금의 어른들은 아이들을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과 함께 살지만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무시한 채 아이들은 무조건 어른들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많은 어른들이 갖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유튜브는 구글에 접속하는 순간부터 우리 각자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빅데이터를 통한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지금 보고 있는 동영상과 유사하거나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동영상을 함께 나열해서 보기를 유도합니다.   

결국 어른들이 즐겨 보는 동영상과 아이들이 보는 동영상은 전혀 별개의 세상이라는 뜻입니다. 필자의 여섯 살 손자가 보는 유튜브 동영상은 평소 필자가 보는 동영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동시에 필자가 즐겨 보는 동영상은 손자에게는 다른 세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 포토가 가끔씩 알려주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손자는 벌써 수년 전부터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보고 광고를 건너뛸 줄 압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디지털 이주민인 어른들이 디지털 리터러시를 가르치려 들면 실패합니다. 

학교나 학원의 교사나 강사들은 가르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본분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인 만큼 당연히 디지털 리터러시도 가르치려 들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르치면 배우는 아이들이 금세 알아챕니다. 가르치는 사람이니 당연히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함께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됩니다.   

실상 아이들은 자신들이 지금 디지털 세상의 어디쯤에 와 있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돌이켜보면 어른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필자도 1980년 초에 처음 컴퓨터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저 신기하고 놀랍다는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컴퓨터와 컴퓨터가 연결되고 세상이 순식간에 좁아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급격히 잦아지면서 지구는 하나의 좁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의 손에 스마트폰에 있어서 수시로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과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미래에 펼쳐질 세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기존의 아날로그에 디지털을 덧붙여 배우려고 하니 어른들이 바쁘고 힘이 들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어른들이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상을 오가며 아이들을 가르쳐야 올바른 교육이 될 것입니다.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디지털 리터러시를 배우지만 결국 목적은 다릅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배워야 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배워야 합니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203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126개 대학 최신 등급컷 별책부록' 제공하는 [나침반36.5 7월호 특별판] 자세히 보기 [배너 클릭!]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