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흑에너지는 진공에너지일까?” 
- 괴짜 과학자가 발견한 ‘암흑물질’
-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별들을 붙잡고 있다” 
- 우주의 신비,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 

과학은 질문을 하고, 이론을 만들어내고, 그 이론이 옳은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한다. 해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익숙하지 않은 길을 헤매거나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을 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했던 것을 발견하며,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우주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또 우주는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 있을까?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우주를 함께 탐험해 보자. 

“암흑에너지는 진공에너지일까?” 
놀랍게도 중력에 저항하는 이 일정한 밀도의 진공에너지는 1917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에 도입했던 우주상수와 일치했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이 대단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진공에너지를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방정식에 이 에너지를 추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암흑에너지가 진공에너지라면 암흑에너지도 변하지 않는 상수여야 한다. 천문학자들은 일정한 부피의 공간 안에 포함된 물질의 양과, 암흑에너지에 의한 압력의 비인 암흑에너지의 ‘상태방정식’이라고 알려진 양을 측정할 수 있다. 이 상태방정식의 값이 정확하게 -1이고 변하지 않으면 암흑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다. 

그러나 상태방정식이 변하는 값이고 그 값이 -1보다 작다는 증거를 발견한다면 암흑에너지는 상수가 아니고, 따라서 아인슈타인의 ‘실수(우주상수)’로 암흑에너지를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는 상태방정식의 값이 -1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방정식에 우주상수를 도입한 것은 옳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연구자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진공에너지의 총량은 현재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훨씬 크다. 실제로 그 값은 10의 120배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흑에너지가 진공에너지일 것이라는 것이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최선의 해답이다. 따라서 우리 우주의 사라진 75%의 에너지 성격을 규명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규명해 우주의 신비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야심찬 우주탐험 프로그램과 놀라운 성능을 가진 새로운 망원경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괴짜 과학자가 발견한 ‘암흑물질’ 
현재의 우주는 4%의 원자와 73%의 암흑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아직 계산에 넣지 않은 약 23%가 남아 있다. 연구자들은 이 남아있는 23%는 스위스 물리학자 프리츠 츠비키(Fritz Zwicky)가 1933년에 처음 발견한 또 다른 신비스러운 존재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과학계의 괴짜로 알려진 츠비키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의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3억 광년(약 2,850조km) 정도 떨어진, 1,000개 정도의 은하로 이루어진 머리털자리 은하단을 조사했다. 

적색편이를 측정해 머리털자리 은하단에 속한 은하들의 속도를 측정한 츠비키는 은하들의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아냈다. 은하단 안에서 측정할 수 있는 모든 물질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은하의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크지 않았다. 

이에 그는 은하단에는 관측할 수는 없지만 은하의 속도를 감당하는 데 필요한 중력을 제공하는 다른 물질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 물질을 ‘암흑물질’이라는 뜻의 독일어 둔켈 마테리에라고 불렀다. 

그리고 1937년에 미국 천문학자 싱클레어 스미스(Sinclair Smith)도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비슷한 현상을 발견했다. 하지만 다음 해에 39세에 암으로 사망하면서 그의 연구는 묻히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얀 오르트(Jan Oort)는 은하수 은하 안에 있는 별들의 운동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일부 별들이 은하수 은하를 탈출하기에 충분한 속도로 빠르게 운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별들은 은하수 은하를 떠나지 않았다. 그것은 무엇인가가 이 별들을 강하게 붙들고 있다는 것을 뜻했다. 

츠비키, 스미스 그리고 오르트의 발견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까지 ‘사라진 질량’의 문제는 천문학계의 주요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의 천문학자 베라 루빈(Vera Rubin)이 은하수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안드로메다은하에서 문제를 발견하면서 사람들은 이 사라진 질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별들을 붙잡고 있다” 
루빈은 안드로메다은하 가장자리에 있는 별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이 은하를 돌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안드로메다은하나 은하수 은하와 같은 나선은하는 대부분의 관측 가능한 물질이 부풀어난 중심 부분에 밀집해 있고, 나머지 별들은 이 중심 부분을 돌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중심 부분이 부풀어난 납작한 원반 모양을 하고 있다. 

루빈이 예상한 것은 은하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은하 중심을 도는 별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었다. 이는 우리 태양계 행성들의 운동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과 같이 태양에서 가까운 내행성들은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과 같이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외행성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태양을 돌고 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발견한 것은 은하의 모든 별들의 속도가 거의 같다는 것이었다. 태양계와 마찬가지로 안드로메다은하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물질이 중심에 모여 있는 것처럼 관측되는데도 불구하고, 안드로메다은하에 속한 별들은 태양계에 속한 행성들처럼 행동하지 않고 있었다. 

1980년까지 루빈은 100개가 넘은 은하에서 같은 현상을 확인해 발표했다. 네 명의 천문학자가 발견한 이상한 현상은 빛과는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관측할 수는 없지만 중력에 의한 상호작용을 하는 새로운 물질을 가정하면 설명할 수 있다. 

루빈의 회전하는 은하의 경우, 관측 불가능한 이 물질이 은하 전체에 골고루 분포해 있어 전체적인 질량이 중심 부분에 집중되어 있지 않다면 별들이 태양계의 행성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이 보이지 않는 물질의 중력이 오르트가 발견한 별들이 은하 밖으로 달아나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츠비키와 스미스가 발견한 은하단 은하들의 빠른 속도도 이 보이지 않는 물질을 이용해 설명할 수 있다. 

이 보이지 않는 물질은 빛을 방출하거나 흡수하지 않고 반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보통의 물질과 똑같이 행동하기 때문에 암흑물질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우주의 신비,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 
과학자들은 중력렌즈 효과 현상을 이용해 우주 전체에서 암흑물질의 증거를 찾고 있다. 중력렌즈 현상은 커다란 은하단이 뒤에서 오는 은하의 빛을 막고 있을 때 나타난다. 

은하의 큰 질량에 의한 중력이 렌즈처럼 작용해 뒤에 있는 은하에서 오는 빛을 은하단 주변에서 휘어지게 한다. 그렇게 되면 뒤에 있는 은하의 빛이 은하단 주변을 둘러싼 고리처럼 보인다. 이를 ‘아인슈타인 고리’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은하단에 포함된 별, 먼지, 기체와 같은 관측 가능한 모든 물질을 더해도 빛을 휘게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많은 양의 암흑물질이 은하단 내의 별들을 묶어두는 역할뿐만 아니라 빛을 휘게 해 중력렌즈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우주 전체에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아직 암흑물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암흑물질의 존재는 관측 가능한 물질에 주는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암흑물질의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과학자들 중 일부는 암흑물질이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소립자 ‘윔프(WIMPs,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하에 설치된 많은 탐지 장치들이 지구를 통과해 지나가는 윔프의 증거를 찾고 있고,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에서는 우주 공간에서 윔프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암흑물질과 암흑물질의 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 암흑에너지의 정체가 무엇이라고 밝혀지든 이들은 우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더 이상 우리가 우리를 만들고 있는 물질과 같은 물질로 이루어진 우주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면서 우주에 대해 의문을 품고,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려 하고 있는 곳은 4%밖에 안 되는 귀한 원자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작은 푸른 행성이다. 

*자료 제공 | 빅퀘스천 과학 (헤일리 버치 외 2인 지음 / 지브레인 만듦) 

-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Sci&Tech]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경쟁력 있는 나만의 학생부 만드는 비법이 매달 손안에 들어온다면? 대학이 원하는 인재가 되는 길잡이 나침반 36.5도와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매달 선명해지는 대입로드를 직접 확인하세요!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214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입 성공의 길 알려주는 '나침반36.5' 매거진 정기구독 이벤트 [배너 클릭] 
* 대입 성공의 길 알려주는 '나침반36.5' 매거진 정기구독 이벤트 [배너 클릭]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