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논술폐지 약속은 공수표, 고려대 논술전형 전격 실시
-논술전형 없으면 인서울도 아닌가?
-논술전형 없는 대학은 서울대와 국민대

[사진: 서울대학교, 에듀진DB]
[사진: 서울대학교, 에듀진DB]

2025학년도 대입은 여러가지 의미있는 변화가 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최상위권 대학 가운데 하나인 고려대가 논술전형으로 344명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이제 인서울 대학 가운데 논술전형이 없으면 인서울도 아니게 됐다.

고려대가 2025학년도부터 논술전형을 신설해 총 344명을 모집한다. 고려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하기 위해 전형 모집인원을 줄인 비율은 학교추천전형은 666명에서 615명으로, 학업우수전형은 970명에서 801명으로, 계열적합전형은 593명에서 493명으로 줄여 논술전형에서 선발하는 것이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15%, 학생부종합전형에서 69%를 축소하고 논술전형을 신설한 것이다. 

이번 고려대의 논술전형 실시로 인서울 대학 가운데 논술전형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은 서울대와 국민대뿐이다. 논술전형을 실시하지 않는 인서울대는 아니게 됐다. 이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히 고려대가 논술전형을 실시한다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28년도 대입에서 서논술형으로 대입을 변경하려는 것은 아닌가하는 점이다. 물론 고려대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입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교육부의 허가를 득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2018년 8월 7일 2022학년도부터 주요대학의 정시 비율을 40%로 올리라는 권고안이 있은 후 당시 30%였던 상위권 대학의 정시 비율이 2024년학년도 현재 수능 정시는  40%를 넘었으며 실질적으로 몇몇 대학은 이월인원 포함 50%가 넘는다는 보고가 있기도 했다.

당시 국가교육위원회는 적성을 폐지하고 논술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했다. 하지만 모두가 공염불이 됐다. 당시 일부에서는 조국 전 장관의 자녀문제를 이용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정시 확대를 위한 쇼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원상태로 돌리고 오히려 논술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적성을 폐지하고 논술을 줄이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은 잉크도 마르기전에 공수표가 되는 것이다.

이번 고려대의 논술전형 실시로 논술폐지를 약속했던 교육부의 얘기가 얼마나 공허하고 무책임한 것이다. 나아가 수험생을 비롯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글쓰기를 준비했던 수많은 초중생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재앙과 같은 수준이다.  

교육부의 발표이후 당시 적성을 실시했던 대학인 가천대, 고려대(세종), 수원대는 곧바로 논술전형 신설로 적성을 대체했으며, 2023년도는 홍익대 (세종)이 2024학년도에는 동덕여대, 삼육대, 서경대, 한신대가 논술을 신설했다. 이전에 적성을 실시했던 대학들이다. 

연도별 논술 전형 신설대학

구분 대학명 전형명 모집인원
2025 고려대 논술 344
2024 동덕여대 논술우수자 179
삼육대 논술우수자 130
서경대 논술우수자 179
한신대 논술 160
2023 홍익대(세종) 논술 121
2022 가천대 논술 929
고려대(세종) 논술 370
수원대 교과논술 310


각 대학이 논술전형을 도입하고 싶은 메리트는 존재한다. 우선 경쟁률이 상상 이상이다. 대학경쟁률은 대학의 인기척도다. 경쟁률이 높으므로 인구에 회자되기도 한다. 성적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은 희망을 품고 사실상 논술 능력이 사실상 합불이 결정되는 논술전형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원서를 넣는 학생들은 부지기수이다. 경쟁률만 봐도 어마어마하다. 

논술전형은 대학 전체의 경쟁률을 끌어올리게 된다. 당연히 대학 재정수입도 늘어난다. 이것만이 아니다.

수도권 대학의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대학에서 2025학년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이수제을 통해 대입을 차러야 하는 2028학년도 대입의 문제는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사실 고교학점이수제로 바뀔 대학입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전문가마다 각기 다른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수능폐지, 수시 확대, 수시로 선발하고 수능최저 확대 등의 얘기가 공공연히 들린다.

현재의 교육계 추세대로 진행한다면 현 상황처럼 다양한 전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서논술형 전형을 도입하자는 것이 현 교육계 다양한 포럼이나 연구모임에서 전개되는 상황이다.

2028학년도에 대입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에는 우리 사회의 컨센서스가 너무도 다양하다. 어느 한 가지를 선택했을 때 주는 혼란은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 게다가 어느 전형 한 가지를 선택했을 때 쉽게 동의되지도 않는다. 실제로 교과, 종합, 논술, 수능을 10년 넘게 추진해오면서 학생들의 다양성과 전형의 다양성이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교사들의 컨센서스는 매우 강력하다.

이런 컨센서스를 갖고 있는 교육계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즉 현재 운영되는 전형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전형이 있다. 바로 프랑스와 같은 바깔로레아 같은 서논술형 수능 전형을 도입하거나 현재처럼 수능을 치르고 서논술형 전형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즉 범 논술전형이 대학입시에서 한 축으로 강력하게 자리를 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는 필수교양수업으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는 필수교양 수업으로 ‘대학 글쓰기 1’과 ‘대학 글쓰기 2’의 두 과목을 들어야 한다. 이 중에서 ‘대학 글쓰기 1’은 모든 학생들의 교양 필수 과목이고, ‘대학 글쓰기 2’는 전공에 따라 ‘인문학 글쓰기’나 ‘과학기술 글쓰기’ 중 하나를 교양 필수 과목으로 들어야 한다. 연세대도 필수교양과목으로 학생들이 이수해야 한다. 

이처럼 논술이 문해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고 고교교육과정도 문해력을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논술형 수능 또는 전형의 출현은 당연하게 인식되는 날이 조만간 올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의 글쓰기 수업은 사회적 필요 요구에 매우 적합하다. 중상위권 대학부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는 대학들이 많아진 것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이제 학부모는 초중생들에게 필요한 공부는 무엇일까? 바로 프로그래밍 언어교육과 글쓰기 수업이다.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이 대입 준비다.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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