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사진: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수시 논술전형이 대입 판을 흔들고 있다. 논술전형은 2021년까지만 해도 2024학년도 입시를 끝으로 사라질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도 교육부는 역시나 말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적성고사 폐지로, 적성고사를 실시하던 대학들이 논술전형으로 갈아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은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점차 축소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논술전형 유지로 입장을 바꾸면서 논술 전형을 새롭게 실시하는 대학도 생겼다. 이런 이유로 2024학년도에는 논술전형 전체 모집 규모가 전년도보다 198명 증가한다.

지금도 논술전형 경쟁률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학생들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3년간의 누적 결과로 평가되는 전형인 반면, 논술전형은 현재의 내 역량을 평가하기 때문에 매력을 느낀다.

거기에 과거보다 낮아진 시험 난도로 논술전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논술고사, 구술면접 등에서 대학이 교육과정 외 고난도 문항을 출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4년부터 교육부는 대입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시행해 왔다. 이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최근에는 교과 밖에서 논술 시험을 출제하는 대학이 대폭 줄었다. 또한 대학 홈페이지에 논술 기출문제와 예상문제, 논술 준비 가이드 등을 제공해, 비싼 사교육에 기대지 않고도 학생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들이 대다수이다.

 

논술전형은 대학이 요구하는 역량을 대학이 출제하는 논술고사를 통해 확인하는 전형으로 인문계열은 학업적 배경을 통한 논리적・비판적 사고능력, 자연계열은 수학 또는 과학 교과의 기본 개념요소의 이해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논술전형은 다른 전형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논술 전형을 잘 이해하고 준비하기 위해 6가지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1. 논술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술성적이다

논술 이외 반영비율이 최대로 높아도 30%를 넘지 않으며, 심지어는 논술100% 전형도 있다. 논술고사 출제 유형은 대학별로 다르므로 3년 정도의 기출 문제와 그동안 실시된 논술 문제 및 모의논술 등을 확인한 후 자신에게 맞는 유형의 대학을 찾아야 한다.

논술에서 핵심전략은 논술성적을 잘 받는 것이다. 각 대학의 논술전형 전형방법, 논술시험 유형, 논술시험 일자 등을 고려해서 효과적인 합격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2 경쟁률은 매우 높지만 실질경쟁률은 낮다

논술전형은 서울 중심의 수도권 대학에서 다수 실시한다. 경쟁률이 상위권 대학은 2023학년도 기준 평균 57.33대 1,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에는 30.38대 1로 매우 높다.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다른 전형 합격자의 이동 등으로 실질경쟁률은 1/10로 줄어드는 경우가 있을 만큼 오히려 학생부교과전형보다 낮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3. 수능 최저 충족은 기본이다

논술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수능 최저 완화 추세로 교과전형과 거의 비슷하게 설정하고 있어 부담이 줄었다. 다만 대학마다 수능 최저가 다르므로 비슷한 수준의 대학별 수능 최저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택해 준비하는 것이 좋다.

4. 4~5등급까지는 불리한 내신을 논술로 역전할 수 있다

논술 100% 전형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이 교과 반영 비율을 10~40% 선에 두고 있다. 하지만 실질반영률은 이보다 훨씬 낮아진다. 명목상 반영 비율은 40%라도 실제로는 등급 간 점수 차를 적게 둠으로써 실질반영률을 낮춘다.

예를 들어 2023학년도 한국외대 수시모집요강에 제시돼 있는 학생부 환산점수 산출 방법을 보면,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장추천전형은 등급 간 환산점수 차가 1~2등급 간 12점, 2~3등급 간 21점, 3~4등급 간 36점, 4~5등급 간 51점으로 매우 크다. 반면 논술전형의 등급 간 환산점수 차는 1~5등급 간 차이가 불과 10점밖에 되지 않는다. 교과전형의 1~2등급 간 차이보다도 적은 상황이다. 거기에 교과성적 반영 비율이 30~40% 이하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논술전형에서 교과 성적의 영향력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논술 한 문제가 30점이고, 1등급부터 5등급까지 구간 전체의 점수 차를 다 합쳐도 10점이라면 논술 문제 1개만 더 맞혀도 교과성적의 불리함을 쉽게 만회할 수 있다.

대학 중에는 교과성적 4등급까지는 등급 간 점수 차를 적게 두고, 5~6등급부터는 점수 차를 크게 두는 곳이 많다. 즉 4등급까지는 논술고사로 역전하기 쉽게 설계돼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6등급까지도 점수 차를 적게 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내신과 논술 대비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대학에 지원하기 바란다.

5. 충원율이 낮다

충원율이란 모집인원 대비 추가합격한 인원의 비율을 말한다. 최초 합격자가 다른 대학에 중복 합격해서 해당 대학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 대학은 추가합격자를 발표하는데, 이때 예비번호를 받은 대기자들이 대신 합격하는 비율이다. 모집인원이 10명이고 충원율이 50%라면 모집인원 10명 중 50%를 충원해서 선발했다는 뜻이므로 충원 합격자는 10명의 50%인 5명이 된다. 충원율이 낮을수록 선호도가 높은 대학이라고 볼 수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여러 대학에 동시 합격한 수험생들이 많아 다른 대학으로 이동하는 합격자들이 많이 나온다. 이 때문에 충원율도 높게 형성된다. 100%는 기본이고 200~300%를 기록하는 곳도 많다. 반면 논술전형의 경우는 대체로 자신의 성적대보다 높은 대학에 상향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합격자 등록 비율이 매우 높다. 논술전형에 합격만 하면 대부분 등록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충원율이 낮게 형성된다. 일부 학과의 경우에는 아예 충원이 없기도 하다. 대체로 중앙대는 30% 전후, 동국대는 30% 전후 또는 이보다 낮게 충원율이 형성되고 있다.

6. 논술시험 유불리는 모평 성적으로 판단한다

논술전형에 도전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이 논술전형에 강점을 갖고 있는지 여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때 기준점이 되는 것은 교과 성적이 아닌 모평 성적이다. 교과 성적은 같은 성적대라 해도 학교별 성취도에 편차가 커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 하지만 모평은 전국 수험생이 동시에 치르는 시험이며, 자연계열의 경우 수능과 비슷한 형태로 논술문항이 출제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판단 기준이 된다.

논술전형에 지원하려면 최소한 해당 대학의 교과전형 합격선과 비슷한 모평 성적을 갖고 있어야 합격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지원할 대학이 3등급대라면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모평 성적이 3등급대가 돼야 하고, 자연계열은 수학 모평이 3등급대가 돼야 합격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지금보다 모평 성적을 더 올릴 수도 있고 논술 준비 기간도 길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한다면 그 이상의 대학에 합격할 수도 있다. 이는 논술 지원 여부를 판단할 때 따져봐야 할 기본 조건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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