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버드대학/클립아트코리아]
[사진:하버드대학/클립아트코리아]

A군은 해외에서 조기유학을 하고 있다.

필자가 상담한 결과 이 학생은 매우 잠재력이 큰 학생이다. 학교 내신 성적도 좋은 편이고 태도도 겸손하고, 매우 긍정적 사고를 하며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도 갖고 있었다. 다만 일반적인 유학생들처럼 미국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5%가 부족했다.

필자의 오랜 입시 컨설팅 경험으로 이런 기록으로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은 낮다. 잘 준비를 하면 아이비리그급 대학에는 가능하다고 보였다. 즉 상위 20위권 대학에는 지원해 볼만하다. 이런 상황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그대로 설명을 했다. 학생에게 용기를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정확하게 상황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머니 생각은 달랐다. 어머니의 욕심이 하늘을 찌고 있었다.
"나는 아이가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하지 않으면 미국 대학에 안 보낼 것입니다"

이 어머니 머리 속에는 오직 미국 대학은 '아이비리그' 밖에 없었다. 아니 어머니가 아는 대학은 아이비리그 대학밖에 없는 것이다. 학생은 이런 어머니의 태도에 매우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요즘 청년답지 않게 인내하며 어머니 마음을 헤아리고 있었다. 이 청년은 "엄마! 아이비리그도 쓰고, 그 다음 학교도 쓸게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안돼. 아이비리그만 쓰고 그게 안 되면 미국 대학에 가지 마라."라고 강력하게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필자는 어머니에게 "왜 그렇게 아이비리그냐"고 물었다. 그 어머니는 "내가 아는 사람이 미국의 모 주립대 교수인데 아이비리그에 오지 않을 것이라면 미국 유학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허허... 어찌 이런 일이...

이 어머니가 아는 교수가 정말 이런 말을 했다면 '교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어머니가 이 사람의 말을 오해 또는 확대 해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을 한다. 미국에서 아이비리그 출신의 위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확고하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 장관 15명 가운데 아이비리그 학부 또는 대학원을 다닌 사람은 13명이다.

그만큼 아이비리그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유학생 모두가 아이비리그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현실이고 인정을 해야 한다. 아이비리그는 매년 2만여명의 학생들을 뽑고 있고, 이 가운데 유학생이 10-13%이다. 이 가운데 다시 10%을 한국 학생이라고 할 때 150-200명 정도의 한국 학생이 아이비리그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전 세계 5대 대륙에서 한국 국적으로 합격하는 학생들의 수다.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갈 만큼 좁은 문이다. 주변에서 누구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갔다며 아무나 갈 수 있는 대학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필자는 이 어머니에게 "그럼 아들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지 못하면 어느 대학에 보낼 예정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 보낸단다.

이 어머니는 자신이 아는 대학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 어머니처럼 자기가 아는 것이 세상의 모두인 것처럼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부모가 자녀를 무너뜨리는 여러 가지 가운데 이런 잘못된 정보가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흔히 주변에서 부모의 자녀에 대한 허황된 욕심이 결국 자녀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 아이비리그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나 아이비리그에 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아이비리그 대학에 간다고 모두 잘 풀리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 능력에 맞춰서, 자기가 하고 싶은 전공을 찾아서 대학에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내가 아이를 보내고 싶은 대학과 아이가 실질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분명 다르다. 그런데 이 현실적인 괴리를 아직 모르고 아이에게 너무 큰 요구를 하는 학부모들이 여전히 많다. 부모의 과욕 때문에 자녀의 미래가 무너지는 현실을 보면 씁쓸하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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