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대학교]
[사진=서울대학교]

현재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나의 진로를 위해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할까?’ 또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등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공부 방향과 그에 따르는 ‘선택’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이 어떤 과목을 선택해 공부했는가는 전공에 대한 열정과 도전자세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다. 대학에서는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하여 학생이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 그리고 해당 과목의 성취도와 세특 내용이 어떠한지를 유심히 살펴본다.

이처럼 어떤 과목을 선택하고 어떤 교과활동을 수행했느냐에 따라 대입에서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과목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다음은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책에 실려 있는 '2023학번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물리ㆍ천문학부'에 합격한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선택과목을 공부한 방법이다. 이 학생은 고등학교 입학 후 번역가에서 물리학자로 꿈이 갑자기 바뀌었으나 새로운 도전에 두려워하지 않았다.

특히 정해진 수순에 따라 선택과목을 선정했지만, 선생님 허락 하에 수업 시간 외에도 별도로 실험실을 찾아 번외 실험을 하는 등 정해진 대로만 공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노력했던 모습이 돋보인다.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제가 지금 목표하고 있는 진로를 따라 물리학과에 진학하겠노라고 결심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물리학과로 진학하여 가능하다면 학술 연구를 하고 싶지만,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입학해서 까지도 저는 번역가가 되고 싶은 학생이었습니다.

머지않아 이수 과목 선택과 같이 본격적으로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선택을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걸 느껴 '과연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맞나?’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도 종종 그토록 급격한 변화에 놀라곤 합니다. 늘상 어문학과로 진학할 것이라 생각해오던 것이 길지도 않은 시간에 물리학과로 바뀌었으니 말입니다.

그 이후로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적어도 현재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그러니 후회할지 어떨지 모를 그러한 상황보다는 높은 확률로 좋은 것이리라. 그러니 적어도 현재로서는, 나의 선택이 옳았던 것이리라.’

그렇게 접게 된 번역가의 꿈이지만, 꿈을 포기했다고 해서 그에 관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분명 저에게 남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번역가를 향한 제 나름의 노력은 외국어로 된 텍스트를 독파하는 능력을 길러주었고, 저에게 더 넓은 세계의 정보를 접할 능력을 길러주었습니다.

꿈은 포기해 사라졌다곤 해도, 그 꿈을 향한 노력의 시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목표하고 도전해오던 바를 상실하게 된다고 해도 여러분에게는 많은 것이 남아있을 것이고,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목표를 버리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혹여 끝까지 해내지 못할까 염려스러워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에 너무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늘 생각을 멈추지 말고, 열린 자세로 꿈을 찾아나가시기를 바랍니다.

물리학과에 진학하고자 하니, 선택과목으로 물리I, 물리II를 고르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대로 선택했다고 해서 정해진 대로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리과목의 수행평가는 늘 실험이었습니다. 그 과정은 교과서에 소개되는 실험을 직접 진행해서, 실험값와 이론값을 비교해보고 그에 관한 분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실험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물론 학문의 걸음마를 떼기도 전의 수준에서 이러한 기초적인 실험 연습은 필수적이지만, 이론과 실험이 서로를 검증하거나 반박하는 것이 아닌, 이론에 맞춰가기만 하는 이러한 실험은 말하자면 “죽은 실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허락하에, 여유 시간에 실험실을 찾아 번외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평소 머릿속에 담아두던 생각 중의 몇 가지를 주어진 기구로 검증할 수 있는 실험을 고안해 진행해보았습니다. 대체로 실패한 적이 많았던 것 같지만, 직접 실험을 고안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일은 아주 생생한 경험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선택과목의 선택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과목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가장 겹치는 부분이 많은지, 또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단순히 수업을 따라가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 적극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부분이 혹여나 있을지를 잘 고려해보면 좋겠습니다.

*[출처=2024학년도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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