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투기 파일럿, 운동 선수 인식 능력 향상에 활용 가능

[사진=한양대, A) 뇌자극에 사용한 두 가지 전류 패턴, (B) 뇌자극 시뮬레이션을 위한 머리 수치해석 모형, (C) 뇌자극 부위 시뮬레이션 결과]
[사진=한양대, A) 뇌자극에 사용한 두 가지 전류 패턴, (B) 뇌자극 시뮬레이션을 위한 머리 수치해석 모형, (C) 뇌자극 부위 시뮬레이션 결과]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임창환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뇌에 미세 전류를 흘려주는 방식으로 동체시력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한양대가 30일 알려왔다.

동체시력은 움직이는 물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을 뜻한다. 현재까지 뇌에 전기자극을 가해서 다양한 감각 기능이 향상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뇌자극을 통해 동체시력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한 연구는 보고된 바 없다.

임교수팀이 적용한 뇌 자극 방식은 경두개 교류자극(tACS)이라고 불리는데 두피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2 mA 내외의 미세한 교류(AC)를 뇌에 흘려준다. 경두개 교류자극은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 통증 등과 같은 다양한 뇌기능을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우울증, 난독증 등 뇌질환 치료를 위한 기술로도 연구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일 주파수의 교류 파형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임 교수팀의 연구에서와 같이 특수한 파형의 전류를 활용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뇌기능의 조절을 시도하고 있다.

실험에는 총 20인의 건강한 자원자들이 참여했는데 상하좌우 중 한 방향에만 좁은 틈이 있는 작은 링이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빠르게 이동할 때, 링이 뚫린 방향을 알아맞히는 실험을 수행했다. 이 실험은 뇌자극 전, 뇌자극 직후, 뇌자극 10분 후에 각각 진행됐다.

[사진=동체시력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 틈이 있는 링의 크기를 줄이면 난이도가 증가한다. 실험에서는 모든 난이도에서 뇌자극 이후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사진=동체시력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 틈이 있는 링의 크기를 줄이면 난이도가 증가한다. 실험에서는 모든 난이도에서 뇌자극 이후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가짜 뇌자극을 주었을 때나 알파파의 피크 지점에 감마파가 삽입된 전류로 뇌를 자극했을 때는 뇌자극 전후에 정확도의 변화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알파파의 골짜기(trough)에 감마파(80Hz)를 삽입한 전류 파형을 이용해 뇌를 자극했을 때는 인식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정확도는 10분이 지난 시점까지도 감소하지 않고 유지됐다.

동체시력을 강화하는 기술은 빠르게 비행하는 도중에 주변 환경이나 타깃을 정확하게 식별해야 하는 전투기 파일럿에 적용되면 작전 수행능력의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순간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탁구나 야구, 상대의 빠른 주먹을 피해야 하는 복싱 등 종목에서 선수의 능력치를 높이는 데 쓰일 가능성도 있다.

임 교수는 “미세 전류를 이용한 뇌 전기자극을 통해 다양한 뇌기능 향상이 보고되고 있지만 동체시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은 이 연구가 최초”라며 “실용적으로 쓰이기까지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서로 다른 주파수를 결합한 전류 파형을 이용한 뇌 기능의 조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였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난치성 뇌질환 치료를 위한 전자약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연구재단의 뇌과학 원천기술개발사업 및 뇌과학 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행동과학 분야 상위 10% 이내 국제 학술지인 「Behavioral and Brain Functions」 8월호에 게재됐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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