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대학교]
[사진=서울대학교]

고교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들에서 진로도 그 중에 하나이다. 

특히 진로에 대한 명확성에 대한 질문도 많이 있다. 한창 꿈을 가꿔야 하는 학생들에게 진로가 한 두 번 바뀌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너무 자주 바뀌는 것은 초등학생쯤 되는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니 일찍 진로가 확정된 학생이 준비된 학생들이 맞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중간에 살짝 바뀌는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계열적합성 또는 진로역량이라는 표현으로 부르는 것도 그 한 예이다. 대학이 그런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준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진로가 준비된 학생들이 그 다음 선택하는 것은 선택과목을 고르는 것이다. 선택과목을 통해서 대학 입학전에 미리 대학 수학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 고교 교육과정이다. 

진로가 명확하든 불명확하든 어느 경우이건 학생이 뚜렷한 자기주관을 갖고 교육과정을 충실히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대학은 도전정신을 기르는 학생들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해오고 있다.

아래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에 나오는 학생의 사례 역시 진로는 국어국문학과지만 더 맹렬한 도전을 위해 미적분과 화학을 선택한 경험 사례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해 공부했는가는 전공에 대한 열정과 도전자세, 진로에 대한 준비정도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대학은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하여 학생이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 해당 과목의 성취도와 세특 내용이 어떠한지를 유심히 살펴본다.

다음은 서울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 합격한 학생이 본인의 희망 진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폭넓고 다양하게 공부한 경험이다. 이 학생은 국문과를 지망했지만 인문계열 학생들은 잘 듣지 않는 화학Ⅰ과 미적분을 선택과목으로 선정해 공부했고, 화학 시간에 배운 오비탈 함수로는 자율 동아리에서 심화 활동도 했다. 이러한 도전 정신은 분명 합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 공부하는 경험을 해보세요.

중학생 때부터 국문학을 사랑했고 국어학이 재미있어서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겠다고 심지를 굳혔기 때문에, 고등학교 재학 중에 진로 자체를 탐색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때때로 고민했던 건 국문과를 지망한다고 해서 국문과에만 초점을 맞춘 공부를 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물론 제가 배우고 경험하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문학과 만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거기에 잠식되어 편협해지는 일만은 경계하려 했습니다.

미래의 인문학도로서 역사와 철학 과목인 ‘세계사’, ‘동아시아사’,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를 즐겁게 공부했지만, 거기에만 그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학년 때에는 ‘화학I’을, 3학년 때에는 ‘미적분’을 선택해 공부했습니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통상적으로 잘 듣지 않는 과목들이어서 선택과목을 고를 때마다 조금은 쭈뼛거리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제게 큰 확신을 심어준 것이 (여러분도 읽고 계실)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였습니다.

“소수 학생이 선택한 과목이나 난이도가 높은 과목을 이수하여 수치상 결과가 다소 나쁠 수 있지만 학생의 도전 정신과 호기심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 더 좋은 평가를 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자의 문장을 외울 정도로 반복해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용기를 얻어 ‘자연계열 과목’으로 분류되는 화학과 미적분을 공부했고, 수능 수학에서도 미적분을 선택해 응시했습니다. 수학과 과학을 특출나게 잘했던 건 결코 아니고, 잘 모르는 분야를 공부하면 저의 시야가 조금이나마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화학 시간에 배운 오비탈 개념은 파동함수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었고, 미적분 시간에 이를 확장해 복소해석학이 어떤 것인지 맛볼 수 있었어요. 수준이 높거나 통찰력 있는 탐구를 수행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일러 등식의 증명을 얄팍하게나마 이해하며 손으로 써보던 순간의 즐거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오비탈 함수는 ‘불확정성 원리’를 따르는 것이기도 한데, 3학년 때 활동한 자율 동아리에서는 이와 관련해 심화된 활동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만든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융합적으로 탐구하는 동아리였는데, 함께 문학 작품을 읽고 불확정성 원리를 적용해 해석해보는 활동이었습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안에서는 서로 다른 학문 분야들 사이에 날카로운 금이 그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그걸 넘어설 때 우리는 더 큰 눈을 갖고 즐거이 공부할 수 있다고 느껴요. 저 또한 아직 갈 길이 멀고 배울 것이 많지만, 한 번이라도 그어진 경계선을 넘어서 공부하는 경험을 해보시라고 여러분께 권유해드리고 싶습니다.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고 마침내는 허물어뜨리는 일을 우리가 머지않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2024학년도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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