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말라야를 사색하고 명상한 산문 30편, 시 35편 수록

전종호 시인의 시산문집 '히말라야 팡세(중앙&미래, 2023)'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 1년에 두 번씩 히말라야 골짜기와 설산을 오르고 내리며 사색하고 명상하며 쓴 산문 30편과 시 35편이 실렸다.

금강가에서 나서 자라고 공부한 전종호 시인은  반평생 휴전선 근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살았다. 지금은 분단을 넘어 평화와 상생의 강으로 승화하기를 노래하는 임진강 시인으로 시와 삶의 길을 찾고 있다.

그동안 낸 시집으로는 <가벼운 풀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어른의시간, 2019)>와, <꽃 핀 자리에 햇살 같은 탄성이(작은숲, 2021)>, <어머니는 이제 국수를 먹지 않는다, (중앙&미래, 2023)>가 있다. 이번 책을 포함해 네 권의 시집 대부분은 걸으며 여행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특별히 히말라야 산길은 저자에게 사색의 길이었고 구원의 길이었다. 친구의 배신에서 비롯된 갚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엄청나 부채와, 무엇보다도 어이없는 판단과 결정을 내린 자신에 대한 혐오와 이에 비롯된 깊은 우울증을 히말라야에 가서 떨칠 수 있었다고 한다.

수직의 웅대함과 산맥의 장대함에서 삼천 미터 정도의 산들은 이름도 얻지 못하는 히말라야의 숲에서 날마다 번민하는 인간의 문제는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산산이 신이요 골골이 신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삼백 삼천의 신이 사는 거대한 산속에서 하루종일 힌두 경전이나 옴마니밧메홈 티벳 불교의 진언송을 외우는 노인들의 삶은 얼마나 한심하면서 또한 위대한 일인가?

히말라야 산들의 위대함과 달리 가혹한 빈곤의 짐을 지고 사는 네팔 민중의 삶의 무게는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일찍이 노자는 “위학일익爲學日益이요, 위도일손爲道日損이라”, 학문을 하는 것은 날마다 채우는 것이요, 도를 닦는 것은 날마다 비워내는 것이라 한 바 있으나, 산길은 배움의 길인 동시에 비움의 길이다.

아둔한 자의 노력은 미련으로 쌓이고 미련은 산중 첩첩 한숨으로 남지만, 그래도 살아 있기 때문에 걷지 않을 수 없어 오늘도 들길을 걷고 산길을 오른다. 깨닫지 못할 줄 알면서 감히 깨달음을 구하고 이미 난 길을 뒤따라 걸으면서 앞서간 사람들의 각성과 본인이 살아갈 길과 걸음의 의미를 물으며 저자는 오늘도 이 길에 한 걸음을 뛰어놓는다.

저자는 지금 걷는 오직 이 ‘한걸음’에 의미를 두며, 발걸음과 눈까풀의 무게를 의식하지 않고 오직 마음의 지배를 받으며 오롯이 이 길을 가고자 한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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