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속 정보 필터 지속성 가바의 원리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 뇌과학 총설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 리뷰 뉴로사이언스’ 게재

[사진=연세대, 가바 톤에 의한 우회성 억제는 여러 개의 시냅스 신호가 통합될 수 있는 시간 윈도우를 조절해 노이즈를 없애고, 정확한 타이밍에 동기화된 신호를 전달해 신호 구별 정확성이 향상됨]
[사진=연세대, 가바 톤에 의한 우회성 억제는 여러 개의 시냅스 신호가 통합될 수 있는 시간 윈도우를 조절해 노이즈를 없애고, 정확한 타이밍에 동기화된 신호를 전달해 신호 구별 정확성이 향상됨]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정은지 교수팀이 뇌 인지 기능의 핵심 물질이자 다양한 뇌 질환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바(GABA)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종합 지침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곽한결 박사후 연구원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연구단장, 고우현 차세대 연구리더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해 뇌에서 가바(GABA)가 조절되고 작동하는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우리 뇌는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흥분성 신호 전달’과 활성을 억제하는 ‘억제성 신호 전달’의 조절을 통해 기능한다. 이는 주로 각각 글루타메이트(Glutamate)와 가바(GABA)에 의해서 매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흥분성과 억제성 신호 전달은 세포막 사이를 오가는 이온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데, 억제성 신호 전달 물질인 가바의 수용체는 주로 염화 이온을 통해 그 억제성을 매개한다. 그리고 이 억제 효과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일컬어 ‘지속성 가바 전류’라고 칭한다.

이처럼 뇌 인지 작용의 핵심 신호 전달물질이자 다양한 뇌 질환과 관련된 가바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가바가 조절되고 작동하는 원리를 종합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뇌 안에서 가바의 양이 조절되는 원리와, 이를 통해 매개되는 지속성 가바 전류가 뇌 안에서 어떤 분자적・세포적 기전으로 신호 전달과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학계의 흐름과 다양한 연구를 정리했다.

이번 리뷰 논문에서는 뇌 속 가바의 양 조절에 별세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지속성 가바가 다양한 인지 기능들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뇌에서 일정하게 지속성 가바 전류를 매개하는 가바를 ‘가바 톤(GABA tone)’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톤’은 음악에서 음높이가 일정 톤으로 유지되는 것을 지칭하며, ‘가바 톤’은 뇌 안에 유지되는 가바의 양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연구팀은 가바 전류의 억제 효과가 신경세포의 막전위가 활동전위 방향과는 반대로 낮아지는 현상인 과분극(Hyperpolarization)에 의한 것이라는 학계의 믿음과는 달리, 저항의 국소적 감소로 시냅스 전위 진폭을 감소시키는 현상인 우회성 억제(Shunting Inhibition)를 통해 나타남을 보여줬다.

가바는 억제성의 성격을 가지지만 또 한편으론 감각 신호를 더 세밀하게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카메라의 노출값을 잘 조절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로,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뇌 안의 ‘가바 톤‘이 여러 신경신호가 합쳐질 때 노이즈를 걸러내는 과정을 카메라 렌즈의 노출을 조절하는 조리개와 같은 역할로 설명해 정보 구별을 위한 최적의 콘트라스트(Contrast)를 만들어 낸다고 정리했다.

이 외에도 학습과 기억, 생체 리듬과 각성 상태, 운동 조절 등 지속성 가바 전류와 관련된 다양한 기능들을 제시하며, 가바 톤의 추가적인 인지 기능들에 대한 더욱 활발한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연세대 정은지 교수는 “가바 톤은 필요한 정보만을 남기기 위한 뇌의 중요한 필터이며 여러 인지 기능에 관여할 것으로 생각돼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며, “논문의 온라인판이 나오자마자 이론적 설명 요청이 쏟아지고 있어 가바 연구에 대한 많은 관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이창준 단장은 “별세포 연구로부터 시작한 지속성 가바 전류에 대한 기능연구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성과가 가바 연구에 대한 종합 지침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우현 차세대 연구리더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지속성 가바 전류의 기능들이 많을 것”이라며, “뇌가 발달하는 시기 가바 톤의 기능에 대한 연구 역시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과학 총설 분야 최고 권위의 ‘네이처 리뷰 뉴로사이언스(Nature Reviews Neuroscience(IF=38.755)’ 9월호에 게재됐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628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입 성공의 길 알려주는 '나침반36.5' 매거진 정기구독 이벤트 [배너 클릭]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