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교육부 장관 ‘종이책’으로 공부해야 능률 더 올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웨덴 로타 에드홀름 교육부 장관은 교육에서의 디지털 기기 확산을 중단하고 다시 종이책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6세 이하 어린이들에 대한 디지털 학습은 완전히 중단될 예정이다.

이런 선언을 하게된 배경은 디지털 교육 도입 후 스웨덴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읽기 수준 국제 평가인 PIRLS에 따르면 2021년 스웨덴 4학년 학생들의 평균 읽기 점수는 544점으로 2016년 555점보다 11점이나 하락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7번째 높은 점수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다.

이에 비해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는 같은 기간 PIRLS 읽기 점수가 576점에서 587점으로 향상됐고, 영국의 점수는 2016년 559점에서 2021년 558점으로 1점 하락하는 데 그쳤다. 스웨덴만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읽기 수준 국제 평가(PIRLS) 점수

구분 2016년 2021년
스웨덴 555 544
싱가포르 576 587
영국 559 558
대만    559  544

가디언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영향일 수도 있고 스웨덴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민자 학생들의 증가를 반영한 영향일 수도 있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학교 수업 중 스크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주요 과목에서 뒤쳐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한 한 국내의 교육전문가는 "팬데믹은 다른 나라와 동일한 상황이라 그것보다는 사교육이 강한 곳과 약한 곳의 차이로 극명하게 분류된다"고 추측했다. 그리고 실제 싱가포르는 사교육이 한국보다 높고, 영국은 사교육이 스웨덴보다는 더 성행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사실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은 사교육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사교육이 강한 나라는 점수 차이가 없고, 공교육 중심 나라일수록 그 점수 차이를 크게 보인 것은 사실이다. 

최근 스웨덴 학교들은 태블릿, 온라인 검색, 키보드를 활용하는 시간을 줄이면서 인쇄된 책, 조용한 독서시간과 필기연습에 새로이 중점을 두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소는 교육 디지털화 전략에 관한 성명서에서 “디지털 도구가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저해한다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은 무료 디지털 소스에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인쇄된 교과서와 교사의 전문 지식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에 초점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 역시 지난 8월 발간된 보고서에서 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적절히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학교에서 인터넷 접속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결코 직접적인 교사 주도의 교육을 대체하진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의 쥬르가르드스콜란 초등학교 선생님인 카타리나 브라넬리우스는 이번 조사가 있기 전부터 학생들에게 수업 중 태블릿을 선별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그녀는 "수학에서 태블릿을 사용하고 몇몇 앱도 사용하고 있지만, 텍스트를 쓸 때는 태블릿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그리고 10세 미만의 학생들은 "태블릿에 글을 쓰기 전에 종이에 필기를 하는 것에 대한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웨덴의 4학년 독서 실적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스웨덴 정부는 올해 학교 도서 구매에 6억 8천 5백만 파운드(5천만 파운드)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교과서 반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2024년과 2025년에 매년 500만크로나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사실 한국은 몇년전부터 학교 디지털 보급을 늘리기 위해 상당한 예산을 들여 테블릿을 공급했고 일부 수업에는 태블릿을 활용해 수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 교육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기기의 학습으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한국의 디지털 교육 정책도 다시 손질을 가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교육부는 2025년에 초·중·고교의 영어·수학·정보와 특수교육 국어 과목에 AI 교과서를 먼저 도입하고, 이후 2028년까지 국어·사회·과학·기술가정·한국사 등 과목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발달 단계와 과목 특성을 고려해 초등 1~2학년과 고교 선택과목, 예체능과 도덕은 서책형 교과서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발달 단계상 소통이 중요한 아동의 경우 디지털 기기로 학습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도 어느 정도 디지털 기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 도표에서 나타난 결과를 한국에 대입해 보면, 사교육으로 점수를 유지하는 학생들은 성취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고,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들은 스웨덴처럼 점수가 떨어지게 될 것이므로 결국은 빈부의 차가 더 심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기기가 보급될수록 사교육에 더 많이 의존해야 성적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결국 학교 교육에서 종이책으로 공부하는 양이 있어야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들도 어느 정도 학업성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디지털 기기로만 학습을 유지한다면 공교육의 붕괴는 가속화될 것이다. 디지털기기의 학습으로 인해 학습효과는 떨어지고 더 많은 시간을 사교육에 투자해야 교육효과가 유지된다는 점을 가정한다면 공교육은 형식상의 교육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태블릿의 보급은 디지털리터러시의 문제로 사용할 필요성은 분명해 보이지만, 종이책으로 학습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공교육의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성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종이책이어야 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종이책 공부가 더 효과적이라는 스웨덴의 뉴스는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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