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과 맨틀 경계에서 물·철 반응 통해 수소 풍부한 외핵 최상층 밝혀
- 세계 최초 핵 최상부 지진파 저속도층의 형성 기작 설명

[사진=연세대, 외핵 최상부 새로운 층의 존재를 보여주는 지구 내부 그림]
[사진=연세대, 외핵 최상부 새로운 층의 존재를 보여주는 지구 내부 그림]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고압광물물리화학연구단) 연구팀이 맨틀 깊숙이 이동한 물이 핵의 주성분인 철과 반응함으로써 지구 외핵의 최상부에 수소가 풍부한 층을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아리조나주립대 심상헌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그동안 핵의 최상부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한 지진파 저속도층의 형성 기작을 처음으로 설명한 것으로, 지구 지표에서 일어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반응과 구조가 지구의 가장 깊은 곳인 핵과 맨틀의 경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구의 핵은 주로 철로 이뤄져 있지만 규소나 산소, 황, 수소 등 철보다 가벼운 원소도 일부 포함돼 핵 전체의 밀도를 낮추고, 지구자기장 형성에 핵심인 핵의 대류를 오랜 시간 유지시킨다. 특히 액체 상태인 외핵은 암석질인 맨틀과 직접 접촉해 땅속 약 2,900km 깊이에 경계부를 형성한다.

과거에는 핵과 맨틀의 경계부에서 물질 교환이 제한돼 있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연구에서 지표의 물이 섭입하는 지각판의 광물에 일부 포함돼 맨틀의 깊은 곳까지 운반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에 이용재 교수 연구팀은 핵과 맨틀 경계면까지 물이 도달한다면 지표에서 물에 의해 암석이 풍화되듯이 핵의 구성 물질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핵과 맨틀 경계에서 일어나는 철과 물의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앤빌셀(Diamond Anvil Cell)이란 소형 고압 발생 장치와 적외선 레이저를 사용해 대기압의 약 130만 배 이상의 압력과 4,000도 이상의 온도 조건을 형성하고, 방사광가속기에서 만들어진 매우 작고 밝은 X-선 빔을 통해 반응의 과정을 관찰했다.

이러한 실험 조건에서 물을 구성하던 수소 성분이 철과 결합하고, 기존에 철과 함께 존재하던 규소 성분은 물의 산소 성분과 반응해 고밀도상의 실리카로 전환됐다. 이 교환 반응의 결과 수소가 풍부해진 가벼운 외핵 최상부층과 고밀도 실리카가 더해진 맨틀 최하부층이 형성된다.

이 연구에서는 섭입된 물 성분의 약 1% 정도가 안정적인 함수 광물의 형태로 핵과 맨틀 경계까지 도달하며 이 과정이 약 25억 년 동안 지속됐다는 가정하에, 외핵 최상부에 형성되는 지진파 저속도층의 기작을 설명했다.

공동연구에 참여한 미국 아리조나주립대 심상헌 교수는 “이러한 누적된 원소 교환 반응의 결과로 현재 외핵의 최상부에는 약 천조 톤의 수소가 저장된 수백 킬로미터 두께의 안정적인 층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이용재 교수는 “지구는 지각판의 형성과 움직임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 표면의 모습을 끊임없이 변화시켜 왔다.”며, “이 연구는 이러한 지구의 동적인 움직임과 변화가 지표뿐만 아니라 지구의 가장 깊은 경계부에서도 함께 진행돼 왔음을 시사한다.”고 연구 의의를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사업(고압광물물리화학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다이아몬드 앤빌셀 고압기에 레이저 가열 방식을 적용한 고온·고압 X-선 회절 실험은 미국 알곤국립연구소(ANL)와 독일 전자방사광연구소(DESY)의 방사광가속기 연구시설을 활용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IF 18.3)’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 A hydrogen-enriched layer in the topmost outer core sourced from deeply subducted water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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