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입 제품의 본적 따져보는 원산지 검증 전문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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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FTA와 관련한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6개국과 5건의 FTA 발효, 29개국과 3건의 FTA 체결을 한 상태다. FTA(Free Trade Agreement)란,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자유무역협정)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FTA 특례법에서는 원산지 규정 위반 시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산지 규정 위반이 무서운 이유는 벌금뿐만이 아니다. FTA 혜택을 받은 후, 원산지 사후 검증에서 원산지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지금까지의 FTA 혜택은 부담으로 되돌아온다. 지금까지 절감 혜택을 받았던 무역에 따른 관세를 한 번에 추징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추징금은 꽤 거대해 기업의 존폐를 가를 수준이 되기도 한다.

실제 일어났던 스위스산 금괴 사례의 경우, 국내 수입자는 수출자의 원산지 증명서를 믿고 FTA 혜택을 받았지만, 사후에 원산지가 부인됨으로써 그동안 받은 혜택에 대해 모두 추징을 당했다. 이 사례에서 국내 수입자는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수입자가 모든 책임을 지게 됐다.

우리나라보다 FTA 경험이 많은 미국에서도 이러한 원산지 규정 위반에 대한 사례가 존재한다. 미국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해외 협력업체의 원산지 자료를 제시하지 못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추징당한 사례가 있다.

결국 2010년에는 국제원산지정보원에서 발급하는 ‘원산지관리사’라는 자격제도까지 생겨났다. FTA로 크게 바뀐 무역환경에서 원산지관리와 증명, 사후검증에 대비하는 것은 기업의 이해손실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런 배경에서 FTA를 통해 발생하는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물품의 원산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 하는일
원산지관리사는 크게 세 가지 업무를 한다.

첫째, FTA관련 컨설팅 업무가 있다. 원산지관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거나 사후검증에 대비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조언해주는 일이다.

둘째, 제품이 원산지 결정기준(역내 생산, 역내 재료, 직접 운송)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살펴 원산지 확인서가 제대로 발급됐는지 확인하고, 기업 스스로 원산지 증명서 발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업무이다.

셋째, 원산지시스템 구축과 관리 업무가 있다. 본격적인 FTA 시대가 열리면 수출입 과정에서는 물론 사후증명에 대응해야 하므로 원산지 증명서뿐만 아니라 관련 자료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을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통해 관리해야 하며, 결국 이것이 원산지관리사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다.

■ 교육과 훈련
원산지관리 업무를 하려면 경영이나 회계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수출입 업무를 실제 해보거나 FTA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런 과정을 거친 인력이 자격증을 딴 다음 이 분야로 진출하면 어렵지 않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원산지관리사는 기업을 상대로 원산지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 직무의 특성상 컨설팅 능력과 영업력이 필요하며,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중요하다. 사람을 직접 대면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에게 적합하다.

또 원산지 확인 증명서를 발급할 때, 원산지 결정 기준을 하나하나 따져 확인해야 하고, 특히 사후검증 과정에서 원산지 증명서에 오류가 발견되면 바로 기업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함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문제해결능력이 있어야 한다. 법률적 지식과 외국어능력도 중요하게 요구된다.

■ 현황과 전망
아직은 이 직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원산지관리사 자격도 2010년에 생겨 이제껏 200여 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신생 자격증이다. 이 자격을 가진 사람이 모두 원산지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FTA 체결국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까운 미래에 종사자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여행을 온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명품매장에 들러 가방이나 구두를 쇼핑하면서 원산지증명서를 요구한다. 관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원산지 증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이를 요구하는 개인 소비자까지 있다. 기업들도 원산지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추세다. 앞으로 FTA가 우리 생활과 밀접해질수록 원산지관리사의 가치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원산지로 홍보도 한다!
원산지관리사의 능력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분야는 어떤 분야일까? 다름 아닌 식품 관련 분야다.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도 점심을 먹는 식당에서 주요 반찬의 원산지가 어딘지를 체크하는 세상이다. 바야흐로 식품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바로 ‘먹거리 안전’이다.

수입 식품의 종류와 양이 증가하고 국내 식품의 화학 첨가물과 이물질 등의 이슈로 먹거리 불안이 가중되면서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철저하게 검증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은 식음료 제품의 원산지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아예 제품명에 원산지를 내거는 방식의 홍보도 시도하고 있다.

한 치즈 회사에서는 치즈 제품 포장 겉면에 관련 인증 마크를 넣음으로써 원료의 품질 기준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한 음료 회사에서는 커피 제품에 고급 원두인 콜롬비아 아라비카 원두 가운데서도 고품질 원두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품 이름으로 원두 이름을 내밀었다. 이유가 뭘까? 결국 원산지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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