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시에서 이과생의 문과 지원 늘어나
- 상위권대는 정시 재수생 비율 매우 높아

[사진=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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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대입 수능 정시는 파란의 연속이다. 선택과목이 수능에서 합불의 주요 키로 급부상했으며, 수시 서류평가의 합격과 불합격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

정시에서는 이과학생들(미적분, 기하 선택자)의 문과 지원으로 그나마 전망이 좋은 상경계열 합격자 자리를 이과 지향 학생들이 대거 차지했다. 어문학계열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 인문계열 학과 대부분이 적지 않은 이과 합격생들로 채워졌다.

일부 대학은 상경계열 90% 이상이 미적분, 기하 응시자들이었다. 수시에서도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경상계열 지원자가 확률과 통계 과목만을 이수해서는 진학하기가 힘들고, 미적분까지 들어야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2024학년도에 이어 2025학년도 입시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입시정책으로는 정시에서 문과 학생들이 이과 학생들과 대등한 경쟁이 불가능하다.

이제 문과지망 고3 재학생들에게는 사실상 수시만이 살 길이 됐다. 표준점수라는 함정 때문에 나오는 결과이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국어와 수학은 표준점수,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 탐구영역은 백분위 등으로 대학마다의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해 학생의 성적을 산출한다.

문이과의 학생들의 특성, 표준점수의 특성으로 인해 국어는 선택이 동일하게 작동하지만, 수학의 경우는 미적분, 기하 선택자가 확통 선택자에 비해 출반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난도가 높을수록 표준점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국어는 이과생보다 문과생이 유리하다고 하지만 이제는 이과생들도 문과생 이상으로 점수를 잘 받기 때문에 문과생이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수능 정시가 이과생에 유리하게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대학 급을 올리기 위해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인문계열에 지원해 합격한 학생들이 상당수 증가했다. 이런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전공에 적응하지 못해 반수를 택하거나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 실제 수능으로 대입진학을 한 학생의 경우 일부 유명대는 중도 포기자가 17%가 된다고 한다.

또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서류 종합평가가 도입된 학생부교과전형의 학교생활기록부 평가 항목 축소와 학생부 기록 수준의 상향평준화로 학생부 평가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학종 평가 요소가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등 4개 항목에서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 등 3개 항목으로 변경된 대학이 많다.

물론 이 변화보다는 전공적합성, 계열적합성, 진로역량 등의 평가가 과거와 많이 달라진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선택과목 이수 여부, 해당 고교의 여건에서 선택과목 이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이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그렇다고 국어국문학과를 지망하면서 수학 미적분을 듣는 것은 좋은 일일까, 아닐까? “굳이 왜?“라는 질문에서 학생이 자신의 목표에 대해서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수시가 유리할까, 정시가 유리할까에 대해서는 내신 교과등급이 높으면 수시, 교과보다 모평성적이 높으면 정시를 생각한다. 이건 너무도 당연한 얘기인 것 같지만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모평 성적이 극상위권이거나 하위권은 정시가 유리할 수 있지만 그 중간 등급은 수시가 유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평 1, 2등급을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은 수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말이다. 모평 3등급도 마찬가지이다.

상위권 대학은 정시에서 재수생 비율이 꽤 높다. 대다수의 일반고 학생들이 수능 준비만 한다면 실패확률이 높은 이유이다. 상위권 대학이나 상위권 학과를 지망하면서 수능 몰빵이라고 한다면 N수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해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다. N수생이 60%가 넘는 대학이 꽤 많다. 그만큼 현역이 들어가기 어려운 게 상위권 대학의 정시이다.

게다가 문과 경상계열 희망자라면, 확통 응시자면서 수능으로 상위 10위권 대학을 진학한다는 것은 거의 바늘구멍에 소가 들어 갈 일이다. 실례로 수능정시에서 경제학과, 경영학과 100%가 이과생이며, 국어국문학과라도 이과생이 60~70%, 심지어는 90~100%의 대학도 있다.

물론 이런 이유로 미적분을 응시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더 쉬운 길인 수시 학종을 버리고 수능 정시를 선택한다는 것은 지름길을 놔두고 먼 거리를 돌아가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니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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