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롱당한 학부모는 뭐가 되나
- 정부 정책이 이래도 되나

[사진=연세대학교]
[사진=연세대학교]

의대 증원 찌라시가 돌고 있다.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규모로, 정부가 의대 증원을 2000명으로 할 것이라는 것을 공표하면서부터 돌던 찌라시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주말 일정 취소와 함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뒤, 정부는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주부터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의 면허를 정지하겠다던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찌라시가 사실이라면 의대증원을 믿고 의대를 준비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엄청난 실망감과 함께 학생들의 미래를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으로 학부모들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참고로 찌라시는 일명 카더라통신으로 불리며, 흥미성, 낚시성 위주의 삼류 기사를 실은 미디어를 뜻하는 속어이다. 

다음은 현재 커뮤에 돌고 있는 찌라시 3가지이다. 

찌라시 #1
의대증원 2000명 증원은 의료계 반발을 일부러 유도한 정책임. 그러나 정책 발표 이후 생각보다 의사들의 반발이 적어 최근 보복부 제2차관이 매일같이 의사때리기를 하고 있으며 이제서야 조금씩 의도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향후 의-정 관계가 극단의 대립관계로 치닫게 되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서 극적으로 봉합하는 시나리오라고 함. 최종적으로 의사증원은 500명 내외로 합의될 것이며, 이는 무엇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통합의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그로 인한 국민의힘 총선 대승리 및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차기대권주자로 확고히 하는 시나리오라고 함.

[사진=커뮤에 돌고 있는 찌라시]
[사진=커뮤에 돌고 있는 찌라시]


찌라시 #2
0.의대정원 대폭 증원
1.비급여 봉쇄(도수, 백내장 등)
-비급여 가격 일괄 지정, 환자본인부담 100%, 기록 심사
2. 미용 개방
3. 인턴 2년
4. 개원 허가제
- 개원하려면 2~5년 대학병원 근무 필수
- 5년마다 개원 유지 여부는 교수 재평가 받아야 함
5. PA합법화
 

[사진=커뮤에 돌고있는 찌라시2]
[사진=커뮤에 돌고있는 찌라시2]


찌라시 #3
의사파업으로 공포에 떨고 있을 환자분들을 위해 현상황 말해줄게.
장차관이랑 전국의대교수협회장, 서울대의대비대위원장, 전국의대학장협회장이랑 논의 끝에 결론났어.
증원규모는 내년 750명, 그 이후 1000명씩 증원을 4년간하고 수요재조사 후 재논의.
필수의료패키지 중 개원 허가제, 인턴2년제는 유예, 나머지는 그대로 다음주 월요일 발표하고 교수들의 전공의와 의대생들 돌아오라고 설득할 거야.

[사진=커뮤에 돌고 있는 찌라시3]
[사진=커뮤에 돌고 있는 찌라시3]

이 세 가지가 커뮤니티에 돌고 있는 찌라시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런 시나리오가 떠도는데,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던진 다음에 혼란과 반발을 극대화해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연후에 누군가 나타나서 규모를 축소하면서 원만한 타협을 끌어내는 정치쇼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라며 “저도 똑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민주당에서 연간 400명 정도를 10년간 하자고 했는데 무려 그 다섯 배인 2000명을 증원하면 현재 의대들이 수용할 수 있느냐. 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정책당국이 과연 몰랐을까, 다 예측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라며 “민생의 문제, 국정 문제를 이런 정략으로 접근한다는 게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권력을 사유화한 결과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의사 수를 늘리는 일은 단순히 덧셈하는 산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총선용 포퓰리즘 전략이 아니고 국민을 살리는 실현 가능한 정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의사 정원 증가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 비상 대책기구를 만들어서 의사협회 측과 협의하도록 하겠다”며 “과격한 방식이 아니라 합리적인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적절한 수의 의사 수를 늘리는 쪽으로 협의하고 그 내용조차도 공공 지역 의료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가능한 안을 저희가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우연일지 모르지만 공교롭게 이번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서울에 있는 대학은 단 1곳도 없으며 경기와 인천 수도권은 361명이다. 나머지 1,639명은 모두 지방이다. 마침 이번 22대 총선의 서울과 수도권 여론조사에서 정부 여당은 약세이고 지방이 정부 여당의 우세나 경합지역이 많다는 점에서 찌라시가 실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이 찌라시가 가장 효과적일 때는 가장 극적일 때라는 사실이다. 즉, 이 찌라시가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할 때는 극적이고 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효과가 미미하다면 가장 극적인 순간을 노리고 시도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오전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오늘 오후부터 "근본적인 철회없이 해결불가"라며 사직을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한편 이 찌라시는 이미 1개월 전부터 돌고 도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지금 현 상황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한 반전의 반전이 계속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경우이든 의대 증원 2000명은 많아도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료를 보살피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없다는 점은 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확정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진로에 맞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의대 증원으로 인해 "나에게도 기회가"라는 생각으로 의대를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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