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겨울방학부터 공부 시작했지만 결코 늦지 않았어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김지원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죽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국제물류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23세 김지원입니다. 제 꿈은 물류시스템개발자입니다. 복잡한 물류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제 또래의 많은 친구들이 그렇듯이 저 역시도 가고 싶은 학교, 학과가 아니라 성적과 수시 합격 여부에 맞춰 중앙대 국제물류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입학하기 전에는 ‘물류? 택배 아니야? 내가 왜 이런 과를 가야하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류에 대해 긍정적이지 못했던 만큼 입학 후에는 학과 공부보다는 동아리 활동에 치중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학년 1학기 즈음 문과 전공이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생겨 복수전공에 대해 알아보았고, 결국 공대인 컴퓨터공학부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관심이 있는 분야와 공부해야 하는 분야를 결합시키자!’는 생각을 하게 되어 물류시스템이라는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 보았고,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 목표가 되었습니다.

사실, '물류시스템개발자'가 되는 것이 소망이지만 물류가 제 적성에 맞는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1학년 때와는 달라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물류를 좋아하고 더 공부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어졌다는 것입니다.

 

   
▲ 2012년 중앙대학교 응원 동아리 '인트롤루드' 활동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중학교와 고등학교 1, 2학년 시절 저는 공부를 정말 싫어하는 학생이었습니다. 1, 2학년 때 그나마 좋아하던 과목인 수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목 내신이 4등급보다 잘 나온 적이 없었고, 심지어 일본어와 한자는 10점을 넘긴 적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2학년 2학기 성적표를 받고 방학이 시작되자 ‘더 이상은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때부터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4~5시간만 잠을 자며, 영어와 수학 과외를 시작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사회탐구 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남들보다 기초가 부족했던 탓에 하루에도 수십 번 ‘내가 이렇게 한다고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지난 성적표들을 꺼내보고 ’또 이 성적 받을래?‘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곤 했습니다.

그 결과 3학년 3월 모의고사에서 전 과목이 2~3등급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2년간 해 온 행실이 있기에 내신은 어떻게 해도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 무조건 최저등급 조건이 있는 곳에만 수시 원서를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수능 공부에 열중했습니다.

그 결과, 수능에서 11412(언,수,외,사탐)라는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제 생에 가장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과생은 영어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제 성적으로 갈 수 있는 학교가 굉장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이 성적이라면 어떻게든 논술로 대학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수능 직후부터 여러 학교의 논술 기출문제를 참고하여 수리논술을 대비하고, 또 논리력을 기르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중앙대학교 논술전형의 우선선발기준(수능 3개 합5+논술성적)을 충족하여 국제물류학과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2014년 교육기부박람회 참가

Q.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공부하고 싶은가요?
A.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치마를 줄이고 화장을 하는 대신에 좀 더 많은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대학에 와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이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대화 속에도 각 개인의 가치관 등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제 삶의 모습이 지금과는 또 달랐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금의 삶도 좋지만, 지금보다 타인과 더 소통하는 제 모습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영어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어린 마음에 ‘여긴 한국인데 왜 영어가 그렇게 중요해? 난 한국어 공부나 할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와 보니 제 꿈을 위해서는 영어, 중국어 등 많은 외국어 능력이 요구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시절로 돌아간다면 외국어 중 기본인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직전에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또 그것을 잘 실천해 나간 것이 가장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공부라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겠지만, 저에게는 공부라는 것이 너무나도 멀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고 실천한 것이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뿌듯한 일입니다.

후회되는 것은 부모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더 놀고 싶고, 부모님과 있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에 부모님과 대화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후회됩니다.

 

   
▲ '대교단' 회의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저는 물류시스템개발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물류와 프로그래밍 등의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물류와 관련해서는 무역관리사, 물류관리사, 무역영어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앞으로도 더 많은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입니다.

또, 프로그래밍과 관련해서는 복수전공으로 컴퓨터공학부를 선택하였고, 아직은 초보단계이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전문가 수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과와는 별도로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 집행부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무살부터 약 2년간 수학학원에서 강사로서 일을 했었는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고 좋아 교육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직업으로 삼기에는 여러 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에, 대외활동으로라도 교육과 관련된 것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교육과 관련된 대외활동 단체가 정말 많은데, 그 중에서 대교단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교육기부만을 하는 단체가 아니라, 다른 학생들이 교육기부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여러 단체들과 함께 혹은 자체적으로 교육기부를 홍보, 기획, 운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꿈과는 연관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학과 공부만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 2014년 '쏙쏙캠프 사전연수' 선서자로 나선 김지원씨 (오른쪽)

Q.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가요?
A.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가치관이 뚜렷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독불장군'의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어떤 일이든 순서와 규칙이 존재하듯 세상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저만의 규칙 같은 것을 확실하게 세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많은 학생들이 나중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는 게 행복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또, 이들 중에는 분명 ‘공부 꼭 해야 해? 난 저 과목에 관심이 없어.’라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과목이나 학문 등이 정말 싫다면 안 하는 것이 옳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들이라도 어떻게든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꼭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처음에는 싫은 마음으로 억지로 시작하더라도, 나중에는 그것을 통해 저처럼 꿈을 찾게 된다거나, 혹은 새로운 가치관을 갖게 되는 등 본인의 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IBK기업은행 '나누미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만난 멘티 학생과 스티커사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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