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서울대 경영학과 2학년 박성환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21살 박성환입니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현재 창업이나 사회적 기업 등 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경영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전적으로 제 선택이었습니다. 여전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도 뚜렷한 진로 계획이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학교 공부를 하며 미래에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던 중, 문득 제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배운 내용, 경험한 것들만을 바탕으로 ‘나는 나중에 꼭 ○○이 되겠어!’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에는 섣부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학과가 경영학과입니다. 경영학이라는 학문이 나중에 제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든 그것과 접목시키기 가장 쉬울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와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을 복수전공, 부전공으로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제 판단에 대한 확신은 더욱 커졌습니다.

지금도 저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고, 예전에 모호하게만 생각했던 직업과 진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며 구체적인 목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참가한 '전국 청소년 토론토의 대회'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학교를 입학한 후 이제는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이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전교 1,2등 수준의 최상위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성적을 유지하던 중 중학교 3학년 때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알게 되었고, 민사고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수학 경시, 토플, 국어능력인증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토론대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준비를 했고,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공부량을 소화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민사고 진학에 실패했지만, 이 때의 공부는 이후 제 고등학교 공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반고인 경기고등학교에 진학한 저는 미리 해놓은 공부 덕에 쉽게 내신 성적을 관리할 수 있었고, 그 덕에 교내 동아리 활동과 각종 대회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외부활동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학업에 집중했고, 3학년 때부터는 수능 공부도 병행했습니다. 내신보다는 모의고사 성적이 더 잘나오는 편이었고, 이에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와 시험에 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저는 수시 전형 중 지역균형 선발 전형으로 입학을 했습니다. 학교 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보통 수시 입학사정관제는 기본적으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대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먼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본인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요, 본인의 꿈과 진로를 가지게 된 이유, 준비과정, 앞으로의 계획 등을 녹여내어 진심을 담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활동해온 동아리, 참가했던 대회나 프로그램, 교과과정 공부에 관한 일화 등을 소재로 짜임새 있게 구성을 해야겠죠.

그렇게 자기소개서가 어느 정도 완성되면 면접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면접은 자기소개서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전형에 따라 면접의 성격이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작성한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숙지하고 면접관들이 추가적으로 질문할 만한 항목들을 정리해 대비해야 합니다.

또한 본인의 언변에 자신이 없어 면접을 두려워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면접의 핵심은 표현보다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달력이 좋을수록 유리하긴 하겠지만, 알맹이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학생보다는 표현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내용이 있는 학생을 대학은 단연 선호합니다.

고등학교 당시 제 공부 방법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국어영역은 ‘무엇’에 대한 글을 읽고 있는지 분명히 하는 걸 연습했습니다. 화법, 작문, 문법, 비문학, 문학 모두 결국 하나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항상 머릿속에 현재 내가 읽고 있는 글이 무엇에 관한 글인지 명확하게 인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용보다는 읽는 행위 자체에 매몰되기 쉬운 게 국어 영역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수학영역은 문제를 무작정 풀기보다는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무엇보다 우선시했습니다.

특히나 문과를 기준으로 봤을 때 수능 수학 영역은 시간에 쫓기는 시험이라기보다는 사고력을 중시하는 시험에 가깝기 때문에,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를 다지고 고난도 문제 등을 통해서 사고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영역은 무엇보다 ‘친숙해지는 것’을 중심에 두고 공부했는데요, 영어가 아무래도 외국어다보니 일부러 노력하지 않는 한 평소에 영어에 노출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읽기 연습을 꾸준히 했습니다. 영어지문도 한국어로 쓰인 지문처럼 친숙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해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탐구과목은(문과 사회탐구영역 기준)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를 중심에 놓고 암기해야할 세부내용들을 가지치기 해나가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보통 세부내용 암기에 치중하다 보니 큰 숲을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나 숲과 나무 모두를 동시에 볼 수 있게 준비해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복입기 문화체험'. 국인의 재일교포 글로벌멘토링 활동 중 하나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주변을 보면 대학에 맞춰갈 것인지, 학과에 맞춰갈 것인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결정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결정이 달라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본인의 꿈과 목표가 확실하고, 그러한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학과가 있다면 대학보다는 그 학과에 맞추어 진학하는 것이 맞겠지만, 본인의 진로 계획이 확실치 않다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에 맞추어 지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본인의 목표를 먼저 확고히 한 후에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길게 보는 안목’입니다. 대학, 그리고 학과는 인생의 전부가 아닌 시작일 뿐입니다. 단순히 대학과 학과만을 생각하지 말고, 그 너머에 있는 졸업 후의 인생, 즉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공부하고 싶은가요?
A. 교과과정 외에 다양한 것들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영어 말하기를 좀 더 연습해 놓을걸’하고 생각한 적이 참 많았습니다.

대학교에는 생각보다 외국인들이 많은데, 종종 외국인들이 길을 묻거나 할 때 말을 걸어오곤 합니다. 나름 영어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때 마다 언어 공부의 ‘진짜’ 목적을 잊은 채 공부한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비단 이런 상황들뿐만 아니라 교환학생이나 해외여행 등을 계획하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말하기에 대한 연습은 더더욱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해보고 싶은 공부는 한자 공부인데요. 대학 논문이나 각종 자료들을 읽을 때 한자로 적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자를 한 번에 읽지 못해 내용 이해에 어려움을 느낄 때면 고등학교로 돌아가 한자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건 너무 ‘틀 안의’ 공부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좀 더 멀리, 그리고 자유롭게 생각해서 본인만의 공부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중고교 시절 제 나름의 공부 철학이 있었습니다. 그 것은 ‘공부는 양보단 질’이라는 것입니다. 무조건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쉴 때는 푹 쉬고 공부할 때는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공부방법을 통해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후회되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가장 즐겨했던 것 중 하나가 책 읽기였지만, 중고교 시절 여가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책 읽기에 소홀해졌습니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느낀 한 가지는, 생각의 깊이나 사고의 유연성은 확실히 독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입니다. 중고교 시절의 독서는 짧게는 대입 자소서나 면접을 대비하는데, 길게는 사고방식과 삶의 방향을 다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연기획 동아리 ‘젊음이 묻습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아직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저는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해보면서 식견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자발적 가치 창출 단체 ‘국인’의 대표로서 재일교포 멘토링 활동, 강연 멘토링 활동, 월드비전 기아체험 등의 봉사 활동을 하고 있고, 강연기획 동아리 ‘젊음이 묻습니다’에서 직접 연사님을 모시고 강연을 기획하며 기획과 홍보에 관한 실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지, 어떤 것들을 잘하는지를 알아가면서 미래의 제 모습을 구체화시켜나가고 있습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지금 이 순간에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람은 인생의 시기마다 할 수 있는 일들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여러분에게 공부가 하기 싫은 일일지 모르지만 그 때에만 할 수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공부라고 생각해요.

이왕 해야 하는 공부라면 더 재밌게, 그리고 잘 해보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매사에 노력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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