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기 좋아하던 아이, 재수해서 수능 1등급 받았어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2학년 한현진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2학년 한현진(23세)입니다. 고등학교는 자율형 사립고인 상산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수능을 보고 정시 원서를 접수할 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받은 수능점수로는 원하는 대학과 학과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고민 끝에 원하는 대학을 가기로 결정해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원하는 학과를 포기했기에 지금 제 전공이 저의 적성과 진로에 100% 맞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학 입학 후에 한 학기 만에 반수를 결정했고 수능을 다시 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현재 다시 돌아와서 재학 중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제 전공이 원하는 진로와 제 적성에 잘 맞지 않더라도 최대한 맞추면서 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정말 공부해 보고 싶은 분야는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 선택해 공부를 해보려 합니다.

   
▲ 고등학생때가 그리워 최근친구와 찍은 교복사진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친구들과 저는 우스갯소리로 중학교 시절이 전성기였다고 말을 합니다. 제가 제일 공부를 잘했고 열심히 한 때는 중학교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에는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열심히 하지도 못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부모님 그늘을 떠나서 혼자 타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고, 친한 친구들과 떨어져 낯선 친구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기 때문에 외로움이 컸습니다.

또 제가 진학한 고등학교가 자사고였던 터라 뛰어난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거기에 기가 많이 눌려서 오히려 더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저는 어디 가서 ’내신이 몇이다’라고 말하기 싫을 만큼 내신이 아주 낮았습니다. 정확히 얼마인지도 몰라서 이번 인터뷰를 위해 성적표를 발급받았습니다. 계산해 봤더니 5.8등급이었더군요.

저는 대학에 정시로 합격을 했습니다. 내신이 너무 낮았기에 내신이 들어가지 않고 수능점수만 100% 반영하는 우선선발로 합격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 수능을 정말 못 보았기 때문에 원하는 재수학원도 수능점수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어느 학원시험에 겨우 합격해 강남○○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 재수생활을 시작할 때는 정말 많은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내내 수리와 과탐 점수로만 대학에 입학하는 전형을 노렸기 때문에 언어나 외국어 과목은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재수학원에 들어가서야 언어와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학원에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너무나 많았기에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3, 4월 두 달은 언어와 외국어 담당 선생님들을 발이 닳도록 찾아 다니면서 공부 방법도 여쭤보고, 인터넷으로도 여러 방법들을 찾아서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저만의 공부법을 찾게 되어, 그 후로는 그 방법으로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언어는 계속 반복해서 기출문제만 풀었으며,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 공부했습니다. 외국어는 제가 정말 못했던 과목이라 공부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우선 EBS에 나온 모든 외국어 지문을 외웠습니다. 나중에는 학원에서 추려준 출제 예상문제들만 오려서 들고 다니며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아까워 통학하는 차에서도 지문을 음성 파일로 들으며 달달 외우며 다녔습니다.

또한 인강도 열심히 듣고, 수업도 열심히 들으면서 어려운 문제도 맞히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고등학교와 재수생활 총 4년 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1등급을 수능 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연고전' 참여

Q.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공부하고 싶은가요?

A. 중학교 때에도 고등학교 때에도 늘 한결 같이 영어를 싫어해서 공부를 전혀 안 했던 것을 지금은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영어공부를 하기 싫어서 이과에 왔는데 수업하는 교재도 모두 영어고, 시험문제도 영어, 심지어 전공은 수업마저도 영어로 합니다.

그래서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면 시험을 위한 영어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고등학교 때 빈둥거리며 놀았던 것을 칭찬해 주고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후회도 됩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너무 안 했기 때문에, 재수할 때에는 고등학교 3년치 공부를 1년 안에 다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한눈 팔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또 고등학교 때 놀면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금까지도 너무나도 소중하고 좋은 친구들입니다. 반면에 너무 노력을 안 했기에 남들은 안 하는 재수생활을 했고, 부끄러운 내신점수를 제 생활기록부에 남기게 되었습니다.

   
▲ 2014년 클래식기타 동아리 '오르페우스' 신입생 발표회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저는 아직 꿈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어른이 되면 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아직 없습니다.

다만 저는 곧 안정한 생활을 위해 전문직을 가지려고 공부를 하려 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빠르면 1년, 늦어도 졸업 전에 그 직업과 관련한 자격증을 딴 뒤에 학교를 졸업하려 합니다. 그리고 10년이나 20년 후에는 빵과 커피를 직접 만들어 파는 카페를 차리고 싶습니다.

이번 학기는 대교단 활동 등 동아리활동을 열심히 하며 후회 없는 한 학기를 보내고, 다음 학기부터는 제 꿈을 찾아가기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고등학교 때에는 정말 많은 의구심을 가졌던 말이지만 대학에 다니면서 더 큰 곳을 바라보게 되니 진심으로 마음에 와닿는 말이 있습니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라는 말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한 번 들은 것을 다 외울 정도로 머리가 좋은 친구도 있었고, 그에 반해 정말 지독한 노력파인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머리가 좋은 친구는 ‘노력’보다는 자기의 지능에 의지하게 돼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력파 친구들은 성실성 하나로 꾸준히 공부를 했습니다.

두 친구들 모두 좋은 대학에 들어갔지만 그 뒤는 달랐습니다. 노력파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에 와서도 성실히 공부해서 좋은 성과를 냈지만 머리가 좋은 친구들은 대개 그렇지 못했습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어린 나이이지만 당장의 시험 성적을 잘 받는 것,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 이런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까지의 20년은 정말 짧은 기간입니다.

대학에 들어와도 본격적인 삶은 졸업 후에야 시작됩니다. 대학까지의 인생이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여러분은 반드시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