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2학년 김윤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십니까. 저는 인천에 있는 박문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향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제관계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 컨설턴트로 일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고등학교 1학년 때, 선배 소개로 연세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배려 등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교육환경 조성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학문에 대한 열의가 유독 돋보였습니다.

만나 본 학생들이 본인의 비전에 대해 확신을 가졌고, 이를 위해 열정을 쏟아 도전하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연세대학교에 입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본래 고등학교 때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주로 참여하였고, 국가 간의 관계 및 교류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국제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세대를 제외한 다른 학교들은 국제관련 학과로 지원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지만, 학과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있고, 실용학문에 대한 인기도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인문학을 공부하다 보니 모든 학문의 바탕이 인문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을 통해 지혜, 삶의 방식, 사상, 인류의 가치 등 모든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을 포함해 자연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고려해 개발을 진행해야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은 우수한 노동력을 주축으로 G2 국가로 성장하였고,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중국에 대해 자세히 알고, 빈번한 교류를 통해 동반성장을 이룩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저의 목표는 바로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려하는 전문가가 되어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하게 된 것이 오히려 제게는 정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 대학 중앙 춤동아리 공연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저는 한국에서 화교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 화교학교는 대만의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중국어를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부모님의 권유로 중국 유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가자마자 중국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한국인도 별로 없었고, 간체자(한국에서는 번자체 배움)를 배우고, 상급 수준의 중국 교과과정을 밟기에는 제게 많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해야 할 부분도 많았습니다. 처음 몇 달간 성적이 당연히 잘 나올 리 없었고, 선생님들의 기대치도 매우 낮았습니다.

중국은 교육열이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사람에 대한 판단 기준이 대부분 성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게 주어진 야박한 환경에 안주하기보다, 이를 극복해 그들 사이에서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매일 중국친구와 대화하면서 의사소통 능력을 키웠고, 제가 잘할 수 있는 수학, 영어 과목을 더욱 열심히 공부해 평균 성적을 높여 나갔습니다.

가장 어려운 과목은 중국어였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선생님을 찾아가 글자마다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노력했고, 배운 내용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중국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갈 즈음, 한국 대학에 적응하기 위해 최소한의 한국 교육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판단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입국해 일반고에 편입했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낯선 교과과정은 제게 또 다른 숙제가 되었습니다. 과목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상황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결론적으로 제게 큰 이득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하는 팁도 전무했던 저였기 때문에 전교 1등 친구의 공부 방법을 따라 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만의 노하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생활 중 느낀 것은,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 국인 친구들과 함께 국회 방문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저는 공부에 대해 다른 친구들보다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상대적으로 대외활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고, 공인어학시험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내신은 2등급 중반에, 전교에서 10등 권 정도였습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을 준비하기엔 내신이 턱없이 낮았기 때문에 고등학교 내내 특기자나 입학사정관제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선배님께서 연세대 창의인재전형에 합격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창의인재전형은 내신이나 수능을 반영하지 않고, 학생의 특정 분야에 대한 노력과 열정을 주로 평가하는 전형입니다.

제가 처음부터 이 전형을 노리고 대외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외에서 배울 수 있는 학문과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국제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UNESCAP과 인천시국제교류센터의 후원으로 비교적 대규모의 청소년연합단체를 만들어 MUN, 강연, 플래시몹, 해외캠프 등을 기획하기도 하였고, 유일하게 고등학생 신분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UN국제포럼에 참가했습니다.

2년 동안 다문화자녀봉사를 했고, 그 외에도 인천시 청소년기자단, 캠프, 대회 등 다양한 활동에 참가하였습니다.

저의 이런 활동들을 서류에 잘 녹여내어 1차에 합격하였습니다. 그 뒤로 80장 정도의 포트폴리오와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창의인재전형의 면접은 1시간으로, 입학사정관 한 분과 전공 교수님 두 분께서 진행합니다. 과마다 진행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저의 경우는 교수님들께서 활동내용보다는 중국에 대한 상식을 주로 물어보셨습니다.

창의인재전형의 특징이 꼬리에 무는 질문을 계속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제자산문 등 중국 문학에 관심이 있는 듯한데, 외울 수 있는 시가가 있는지” 물어보신 후, 제 답변을 바탕으로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 인권 탄압 문제 등 폭넓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면접 준비는 학교 선생님들, 부모님들과 모의 면접도 계속하였고, 평소에 신문 스크랩, 폭넓은 독서로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았습니다. 그 내용들을 따로 노트에 정리하기도 하였는데, 현재까지도 제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멘토링을 진행하는 모습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학과 선택을 성적이나 주변의 권유로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국제학과와 중문과에서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는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에 대해 조사를 자세히 한 후 진정으로 원하는 전공을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 오니 전공이 맞지 않아 적응을 못하고 뒤늦게 다른 준비를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저는 고등학교 때의 생활패턴을 지금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미진했던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는 것입니다. 전공 공부를 비롯해 교양도 일종의 사회에 나가기 위한 필수 지식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토플, HSK 등 원래 준비 중이던 외국어 시험은 물론이고, 현재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 일본어, 스페인어를 혼자 공부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국인’이라는 대학생 교육기부단체에서 기아체험, 글로벌 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일하는 방법, 인적 네트워크 등 쉽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들을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학교 중앙 동아리, 동북아포럼 조직위원 활동 등을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또한, 진로를 위해 배경지식에 관련된 책도 읽고, 교수님께 질문도 하며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본인이 의지가 있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나중에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사례를 보고 대단하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본인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진로를 일찍 정하면 해당 분야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쌓으세요. 그러면 진학에도 도움이 되지만 훗날 대학에서 전공 공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 글로벌 멘토링 워크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