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교육청 평가지표, '묻지마'식 취업률 경쟁의 원인"

   
▲ 정진후 의원(정의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고교 졸업생의 고용의 질과 관련된 첫 통계에서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7.1% 상승했지만 오히려 고용보험 미가입비율은 9.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률 상승은 질이 나쁜 일자리 확대가 주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2013년부터 고용보험 가입여부를 통한 고교 취업률을 자체조사하고 있다, 매년 실시하는 국가통계가 단위학교의 보고통계로 이뤄지고 있어 신뢰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정진후(정의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가 실시하고 있는 새로운 고교 취업률 통계 역시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고교 취업률이 2013년 37.8%에서 2014년 44.9%로 7.1%p가 상승했다고 밝혔지만 이 통계에는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취업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주당 18시간 이상 노동력을 제공하고 일정 소득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면 고용보험 미가입 취업자로 취업률 통계에 포함되는 방식이다.

고용보험 미가입자를 제외한 고용보험 가입자만의 취업률은 2013년 28.2%에서 2014년 29.2%로 단 1%p만 상승했다. 한편 같은 기간 고용보험 미가입자 취업률은 9.6%에서 15.7%로 무려 6.1%p나 상승했다. 고교 취업률이 7.1%p나 상승했던 이유는 고용보험 미가입자 취업률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가입비율을 비교하면 추이를 더욱 극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가입비율은 2013년 74.6%에서 2014년 65.1%로 9.5%p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미가입자 비율은 25.4%에서 34.9%로 9.5%p 증가했다.

전체 고교 취업자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소폭 상승(565명 증가)했지만, 고용보험 미가입자 상승(7,044명 증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감소한 셈이다.

<2013-2014년 고교 취업률 지표 (4.1일 기준)>

년도 취업률 고용보험 취업률 고용보험 미가입자 취업률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가입 비율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미가입 비율
2013년 37.80% 28.20% 9.60% 74.60% 25.40%
2014년 44.90% 29.20% 15.70% 65.10% 34.90%
상승폭 +7.1%p +1.0%p +6.1%p -9.5%p +9.5%p


이외에도 고교 취업유지율 역시 2013년 76.3%에서 2014년 67.6%로 8.7%p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교육부의 고교 취업유지율 통계는 실제 취업유지율 통계가 아닌 4월 1일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가 6개월 뒤인 10월 1일에도 가입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조회시점 사이에 실업여부(고용보험 탈퇴)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취업률보다는 고용의 질을 조금이나마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통계다.

정진후 의원은 “이명박 정부부터 이어져왔던 고교 취업률 확대정책으로 정부는 취업률이라는 숫자에만 목메고 있었다”며 “고교 취업률 확대정책이 질 나쁜 일자리로 학생들을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제의 원인은 교육부의 교육청 평가지표에 있다고 밝혔다. 매년 교육청 평가지표에는 특성화고 취업률과 관련된 지표가 포함되었다. 올해 역시 ‘특성화고 취업률’ 2.5점, ‘특성화고 취업률 향상도’ 1.5점으로 총 4점이 배점되었다. 모두 고용의 양과 관련된 지표이며 고용의 질과 관련된 지표는 전무한 게 사실이다.

당연히 교육청 입장에서는 교육청 평가에 따라 특별교부금이 차등 배분되기 때문에 고용의 질은 고려하지 못한 채 취업률에만 목멜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학생들의 고용의 질이 좋아질 수 있도록 학교가 움직이게 하려면 교육부는 취업률 평가를 교육청 평가지표에서 삭제해야 한다. 대신 고용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4대 보험 가입률과 취업유지비율 같은 지표로 변경해 각 시도 교육청이 취업률이라는 숫자의 함정에서 벗어나도록 해줘야 한다. 정책의 방향이 옳은 쪽을 향해야 교육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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