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당한 야생동물의 복귀 돕는 재활 도우미

   
 
동물이 나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 야생동물을 구조한 미담 사례가 나온다. 구조된 동물은 바로 자연을 돌려보내는 게 아니라 그 동물의 건강 상태에 맞게 재활 과정을 거친다. 야생동물재활사는 구조된 야생동물이 다시 건강한 상태로 자연에 돌아가도록 돕는 야생동물 재활 도우미다.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당하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각종 재활치료를 하게 된다. 재활이란, 몸이나 정신의 기능에 이상이 왔을 때 이를 다시 회복해 일상의 상태로 돌아가게 하는 것을 말한다.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이 모두 재활의 범위에 들어간다.

사람만 재활치료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야생동물 역시 각종 사고에서 받은 상처를 재활훈련을 통해 치료한다. 여기서 야생동물이란, 산, 들, 강 등 자연 상태에서 서식하는 동물 종을 말한다. 야생동물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수렵조수, 유해조수 등으로 나뉜다.

야생동물은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조류 40종, 포유류 6종) 문화재보호법’과 환경부의 ‘멸종위기종 및 기타 야생동물에 대한 조수보호법’ 등으로 관리를 하게 되어 있다. 야생동물재활사는 이런 법에 근거해 예기치 못한 사고로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 및 재활훈련을 도와주는 야생동물 재활 도우미다.

사람들은 요즘 시대를 ‘야생동물 멸종시대’라고 부른다. 개발을 이유로 자연을 훼손하면서 야생동물이 살아갈 터전은 줄어들었다. 각종 환경오염도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주범이 되고 있다. 또 각종 불법포획 등이 늘어나면서 야생동물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그나마 몇 종 안 되는 야생동물들은 개발된 도로에 나왔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2004년 전까지 야생동물 관련 협회와 민간단체 등에서는 자원봉사 형태로 야생동물 구조 및 재활사업을 실시해왔다. 그러다 2004년 이후 환경부, 문화재청 등에서 예산을 확보해 지자체가 관리하는 야생동물센터가 개설했다. 직업인으로서 야생동물재활사의 활동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부상당한 야생동물의 복귀 돕는 재활 도우미

야생동물재활사는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기본적인 검사를 한 후 야생동물의 상태에 맞게 치료 및 재활훈련 등을 도와준 후 동물들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한다. 채용을 할 때는 보통 야생동물재활사, 야생동물재활관리사 등의 직업명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재활은 야생동물이 어느 정도 부상을 당했는지 여부에 따라 방법 및 기간이 달라진다. 간단한 응급처치 등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는 두 달 정도 재활 기간이 들고, 철새의 경우는 다음 겨울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야생동물의 상태에 따라 집중 치료가 끝나면 재활훈련을 병행하는데 맹금류, 중·소형 조류 및 물새류 등 개체별로 야생에 복귀하는 법은 조금씩 다르다. 때론 실외로 나가 재활 및 비행훈련 등을 시키기도 한다. 새의 경우 발목에 플라스틱 또는 금속 링을 달아놓고 다시 그 새를 찾을 때도 있다. 발목에 걸어뒀던 링은 새의 이동 흐름을 분석하는 등 연구 자료로 쓰인다.

대학에서 생물·동물 관련 학과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된다. 반드시 수의학과를 나올 필요는 없다. 동물병원에서 수의간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면 동물재활 부분에 대한 역량을 쌓아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보통 숙련기간은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야생동물재활과 관련한 교육기관 등에서 야생동물 구조 및 치료, 관리 관련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또 야생동물의 직접적인 치료를 위해 동물학, 생물학 분야의 풍부한 지식도 필요하다. 재활훈련을 하기 때문에 야생동물에 대한 특성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생물·동물 관련 학과, 동물병원 수의간호사 경력자 유리
 
야생동물재활사는 각 지자체 야생동물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지자체가 관리하고 운영하는 야생동물센터는 총 12개가 있으며 앞으로 4개 기관이 신설될 것으로 예정돼 있다. 센터에서는 치료를 전담하는 수의사 1명과 3~4명의 재활사가 활동하고 있다.

관련 협회나 민간기관 등에서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자원봉사로 사람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으로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오염은 심각해지고, 이런 환경에서 야생동물이 살아가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그밖에 여러 이유로 야생동물이 멸종되거나 다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배경에서 야생동물재활사가 늘어야 하지만 그 수가 크게 늘고 있진 않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센터의 경우 업무 자체가 공공성을 띠기 때문에 예산을 얼마나 집행하느냐에 따라 관련 인력의 숫자가 정해진다. 그런 이유로 채용 기회는 제한적이다.

책정된 예산에서 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급진적인 인력수요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관련협회나 민간기관에서 자원봉사를 모집하는 일은 늘고 있지만 직업으로 접근하는 데는 아직까지 어려움이 있는 편이다.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 wildlife.jejunu.ac.kr | 경남 야생동물센터: wl.gnu.ac.kr
충남 야생동물구조센터: www.warc.or.kr | (사)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www.karma.or.kr
(사)천연기념물동물유전자원은행: cgrb.kr | 부산 야생동물치료센터: wildlife.busan.go.kr
낙동강하구에코센터: wetland.busan.go.kr | (사)한국조류보호협회: www.cwkabp.org

야생동물 없는 나라, 한국

200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환경통계연감>을 보면 일본에는 7만 종, 영국에는 5만 종이 넘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일본과 영국의 절반도 안 되는 동물 2만여 종, 식물 1만여 종을 포함해 약 3만여 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생물종수가 크게 줄어 보호종으로 지정된 동식물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동식물이 줄어드는 현상은 단순한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이 현상은 그만큼 인간이 생존하는데 심각한 위기가 왔다는 걸 말해줍니다. 생물종이 멸종한다는 건 생물의 삶에 필요한 수많은 물질과 자연환경을 제공하는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이런 이유들 때문에 야생동물을 지켜야 하는 건 아닙니다. 야생동물은 인간과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는 지구의 또 다른 주인입니다. 이들의 터전을 지켜주는 건 지구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권리를 찾아주는 일이나 다름없습니다.


<기사 제공=한국고용정보원 '색다른 직업, 생생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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