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독서 습관이 대입 준비에 큰 힘 됐습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서강대학교 국제한국학과 2학년 이새미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국제기구 공무원을 꿈꾸는 서강대학교 국제한국학과 2학년 이새미(21세)입니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스위스 소재의 '제네바국제학교(International School of Geneva)'에서 공부했고, 인천외국어고등학교 영·스페인어과를 졸업하였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부모님의 잦은 지방·해외 발령으로 어려서부터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학교생활에 적응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특히 국제도시 제네바에서의 생활은 국제기구 공무원이라는 매력적인 직업을 접하는 기회가 되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를 목표로 삼아 입시를 준비하였습니다.

수시 결과, 여러 대학의 국제학부와 상경계열 학과에 합격하였습니다. 국제기구 근무 경험이 있는 아버지와 상의하고 스스로도 깊이 고민한 끝에,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국제기구 공무원으로서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서강대 국제한국학과를 선택하였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관심분야와 목표를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다면, 대학 입학 후에는 그 목표를 더욱 구체화시키며 다방면으로 진로를 모색해 가고 있습니다. 지난 1년 간 국제한국학과에서 공부를 하며 국제개발협력 뿐만 아니라 공공외교, 문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국제개발협력과 공공외교, 이 두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돌이켜 보면 초·중학생 시절에는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철저한 예습복습과 미루지 않는 공부습관 덕에 항상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고 외국에서도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매번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귀국 후가 큰 고비였습니다. 미국에서 2년, 스위스에서 3년, 총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해외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 힘들게 느껴졌고, 학구열이 높은 외고의 경쟁적 분위기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 스위스 거주 당시

또한 해외에 있을 때보다 훨씬 높은 난이도로 배우게 된 수학과 한국사는 성적을 떨어뜨리는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과목을 해결하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했습니다.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못다한 두 과목의 공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시간분배였습니다. 외국어특기자는 서류와 면접(또는 에세이) 그리고 경우에 따라 수능최저 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수시 모집까지 남은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준비할 것이 내신과 수능 외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정해 놓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고민 끝에 영어와 기타 외국어 자격증의 취득을 가장 우선으로 결정하였고 서류에 들어갈 기타 활동은 교내 활동과 경시대회 수상실적으로 최대한 채웠습니다.

그리고 내신과 수능준비는 수업시간과 학교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되, 영어, 국어, 스페인어 등 언어적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는 과목들을 중심으로 공부하였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수시 원서 6개 가운데 5개를 외국어특기자 전형에 넣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즐겼기 때문에 언어적 감각이나 논리력이 강점이었고,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에 매력을 느껴 그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영어특기자 전형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선택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2학기에 귀국 후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은 공인어학성적인 TOEFL, DELF와 DELE 자격증이었습니다. 일 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의 자격증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공부하여 세 가지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특히 토플에 있어서는 리딩이 다른 세 개의 항목보다 부진했지만 어휘 공부를 바탕으로 문제 유형 중 가장 많이 틀리는 유형을 반복적으로 학습한 결과 단기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짧은 기간 동안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목표라면 잘하는 부분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에게 부족한 부분을 분석하여 그 부분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류준비에 있어서는 전공적합성과 언어적 우수성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전공적합성 서류에는 국제노동기구(ILO) 일주일 인턴십이나 적십자사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기획을 포함하였고, 언어적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영자신문부, 한국문학 번역 동아리, 재능기부 활동, 지역대표 토론기획단 경험, 교내외 경시대회 수상경력 등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개인의 강점을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이를 중점적으로 서류로 제출하는 것이 서류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어특기자 전형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은 전문학원을 통해 필요한 서류나 면접, 에세이를 준비합니다. 저 또한 고등학교 3학년 초반과 중반에 한두 달 정도 서울의 학원에 다녀 보았습니다. 그때 느낀 것은 물론 학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학원 수강은 정말 불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 리서치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반복적으로 주입시키는 강의, 대학과 다른 채점기준 및 첨삭기준, 전문성이 부족한 대학생 TA로 구성된 학원 시스템은 혼자 공부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따라서 한두 달 정도 학원을 다니며 얻은 몇 가지 에세이 주제와 면접 진행 방식을 토대로 입시를 혼자 준비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신문읽기를 통하여 지식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 인천외고 동아리 활동 및 프로젝트 결과물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부족한 시사상식을 채우기 위해 매일 아침 자율학습 시간마다 영어신문을 30분씩 읽었습니다. 3학년이 된 후부터는, 신문을 정독하기 시작하여 하루에 한 시간씩 중요한 기사를 분석, 요약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신문 사설 중 지원 학과에 관련 있거나 면접에 나올 만한 주제로 쓰인 사설은 따로 정리 후, 이를 바탕으로 에세이를 작성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이를 반복한 결과, 시사상식을 함양하는 동시에 더욱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면접 준비를 위해서 같은 학교의 언어 특기자 친구들을 모아, 모의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매주 숙제로 면접 질문을 준비해가 면접관과 면접자로 역할을 분담해 면접 준비를 한 결과, 실전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실력발휘를 할 수 있었습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대학의 네임벨류와 본인의 적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저는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에 지원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대학에 오면 전공 공부를 4년 이상 하게 되는데 관심과 열정이 없다면 대학생활이 즐겁지 않을 뿐더러 개인의 발전 가능성도 적습니다.

 명확한 목표가 있을수록 입시 준비에 유리하지만 아직 뚜렷한 진로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략적으로나마 관심분야가 있다면 우선 그쪽으로 지원한 후 공부를 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국제기구 공무원’이라는 목표가 있었지만 국제한국학을 공부하며 공공외교라는 분야까지 관심을 넓혀 진로 방향을 세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공부하고 싶은가요?
A. 언어 말고 다른 과목들도 골고루 공부하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장기간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학과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국제기구 공무원 외에 또다른 관심분야였던 건축 관련 학과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만약 해외에서도 국내 수준의 수학 공부를 자율적으로 했더라면 더 많은 진로 선택의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하나는 많은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대학에 와서 만난 친구들 중에는 경시대회나 봉사활동 같은 단순한 경험이 아닌 특별하고 활동적인 경험을 많이 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포럼 기획, 문화 탐방, 고등학생 서포터즈 등 저는 생각지도 못했던 활동들을 열심히 해왔더군요.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같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독서를 공부로 생각하지 않고 취미로 즐겼는데, 이런 독서 습관이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서를 통해 언어적 감각과 논리력을 키웠고 속독력과 문장이해력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후회되는 것은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좀더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서적을 어려서부터 읽었다면 방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 직접 제작한 서서울공원 벚꽃놀이 컨텐츠가 학회 SNS에 소개됐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현재 목표는 국제개발협력 그리고 공공외교 전문가입니다. 최종적으로는 국제기구에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공무원으로 일하고자 합니다.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해당 분야의 지식과 외국어 구사 능력입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사 자격증과 국제개발협력 관련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으며, 꾸준히 외교부나 코이카 주관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차원에서는 국제 공용어인 영어, 불어, 스페인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어를 공부 중입니다. 이번 방학 동안에는 이탈리아어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또 공공외교 분야에 관심이 생긴 만큼 국제한국학 전공에 충실하기 위해 교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먼저, 한국홍보여행학회인 ‘숨’에서 기획재정 팀장을 맡아 한국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들을 내외국민에게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숨을 통해 한국을 알아가며 우리나라 공공외교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7월에 개최될 '서강대 국제한국학 포럼'의 사무국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획팀에서 포럼을 직접 기획하고 스피커들을 교육시키는 일 외에도 홍보 업무를 담당하며 실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포럼의 세션 주제가 '한국학 그리고 공공외교'인 만큼 이 포럼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국내외적 시각을 모두 아울러 바라볼 수 있는 공공외교 전문가로서의 꿈에 한 발 더 가까워지고자 합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여러분께 해드리고 싶은 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많은 경험을 하라는 것입니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확히 아는 학생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목표는 발전과 성장의 원동력으로써 큰 역할을 합니다.

이런 목표는 학교나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만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접했을 때 비로소 생기는 것입니다.

물론 ‘공부하기 바쁜데 어떻게 많은 경험을 해?’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경험은 단순히 해외로 여행을 다니거나 영화를 제작하는 거창한 것들이 아닙니다. 다방면의 독서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대외활동에 도전하며 새로운 관심분야를 발견하는 등 일상 속에서 충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경험도 여러분의 인생에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제가 과 친구들과 함께 공공외교 공모전을 준비하며 관심 분야가 생겼듯이 여러분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나간 일은 아무리 후회한들 돌이킬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애초에 후회가 되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도전을 하십시오. 그 도전이 성공할 수 있는 0.1%의 가능성이 포기보다 훨씬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도전하지 않아서 남은 미련과 후회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됩니다.

저 또한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생활한 이후부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고 후회할 일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여러분도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입시를 준비한다면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서강대 국제한국학과 14학번 동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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