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전북대 토목공학과 4학년 장영준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장영준입니다. 익산원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25살로 전북대학교 토목공학과 4학년 1학기에 재학 중입니다. 중간에 2년 동안 군휴학을 했었습니다.

예비 취업준비생이라 항상 갈팡질팡하며 수많은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두 갈림길 중 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스스로 택한 이 길과 이 길까지 올 수 있었던 다소 부끄러운 대학생활 동안의 노력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학교보다 저의 적성과 일치하는 학과로 진학하자는 생각이 확고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적성에 맞지 않는 과목들을 배우며 줄곧 ‘대학교 가서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자’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제가 지원한 학과는 토목공학과입니다. 4학년 1학기를 다니고 있는 지금도 느끼는 것이지만 토목공학과에 진학한 것이 지금까지 살면서 해왔던 선택 중에 가장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할 정도입니다.

참고로 토목공학과는 소규모 구조물을 만드는 건축공학과와는 달리 지반, 교량, 터널, 도로, 철도, 상하수도, 항만, 공항 등의 인류 문명의 근간이 되는 사회기반시설을 설계하고 만드는 학문입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어느덧 십여 년 전이네요. 중학교 시절은 즐겁게 학교를 다닌 기억밖에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만날 축구만 하고, 학교 끝나면 친구집에 가서 컴퓨터 게임을 했습니다. 학원 갈 시간이 되면 학원에 갔고, 또 학원 끝나고 집에 오면 게임만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노는 것에 대해서는 터치를 하지 않으셨고, 저 또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습니다. 입시 학원 하나만 다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했지만, 그래도 학원 하나 만큼은 성실히 다닌 결과 항상 반에서 5등 내외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인문계 고등학교로 무리 없이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 2014년 알락달락 방과후 교실

어느 정도 자아가 형성되는 시점인 고등학교 때에는 공부, 운동, 친구관계 등 어느 부분에서나 평범하게 중간은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축구는 어찌나 좋아했는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은 물론이고, 야간자율학습 쉬는시간에도 모든 선생님이 퇴근한 학교 주차장에서 친구들과 매일 같이 공놀이를 한 기억이 납니다.

학업 면에서는 고교시절 3년 간 반에서 10등 내외를 왔다갔다했습니다.

고등학교 당시의 고민거리라면,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는 정말 하기 싫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제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대학교에 가서는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고등학교 내신은 약 3.3입니다. 그러나 제가 다닌 고등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은 학생부성적 중심의 수시보다는 수능점수 중심의 정시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저 또한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때문에 학교시험보다는 수능이나 모의고사를 집중적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수능에서는 언어 1등급, 수리 5등급, 외국어 3등급, 탐구 1등급이라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가채점을 할 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수리 5등급을 받고나니 고3 세월이 참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인생에서 첫 번째 갈림길을 이때 만났습니다. 재수냐 진학이냐를 선택해야 한 것이죠. 재수를 해서 명문대를 노려볼 것인지, 아니면 소위 서울 3류대라도 진학할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부모님과 상의하고 내린 결정은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자’였습니다. 서울로 진학을 하게 된다면 저의 적성과 관련 없는 과에 지원할 것이 분명했지만, 지방거점국립대학교로 진학하게 된다면 저의 적성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 간판이 아닌 전공의 전문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도 이때부터 생긴 것 같습니다.
 

   
▲ 장영준 씨는 현재 대교단 전북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이 멘토링 인터뷰를 하는 대학생 중 어쩌면 제가 가장 볼품없는 스펙, 경험, 간판을 가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적성에 맞는 학과선택을 하라고 말입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당시 공부도 그다지 잘하지 못했던 학생이었지만 적성에 맞는 학과를 찾은 결과 그 학과에서 수석의 영예까지 안으며 공부를 하고 있으니, 제 말이 진심이란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공부하고 싶은가요?
A.
목표를 더욱 일찍 설정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기억에 떠오르는 친한 친구 한 명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중학교 1, 2학년 때까지는 공부를 못했던 친구였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에야 같은 반이 되어서 알게 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이 친구가 파일럿이 되겠다고 전투기 그림을 그리며 자랑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가볍게 웃어넘겼지만,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그 친구가 중학생 시절 목표로 했던 파일럿의 꿈에 점차 다가가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 친구는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하였고 현재는 전투기 조종사 준비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제 친구 사례처럼 목표 설정은 동기부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언제 그 목표를 확실히 했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부모님과 꿈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그 목표를 동기삼아 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 2014년 인천-부산간 자전거 국토종주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입학할 때부터 현재까지 항상 되새기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에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걸림돌이 되도록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선택의 갈림길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하여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뜻입니다.

2014년도 하계방학 때에는 전북대학교에서 추진하는 전북대 해외봉사단 자격으로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출발 전 준비과정부터 봉사팀이 현지에서 머물던 13박 14일 동안의 모든 활동장면을 카메라에 담는 촬영담당이었습니다. 비록 실력은 부족했지만 팀원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순간 쉬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는 최종발표회 때 UCC상을 수상하는 결실을 얻었습니다.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같은 팀의 후배가 대한민국대학생교육기부단(대교단)에 들어올 생각이 없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해외봉사활동을 지원하기 전에 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던 성격이었습니다. 하지만 해외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관계에 자신감이 대폭 상승한 것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을 발판삼아 저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줄 대교단에 가입하였고, 2014학년도 2학기 동안 활동 후 2015학년 1학기에는 전북지부장에 출마하여 현재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외봉사활동이나 대교단 모두 저의 전공 혹은 꿈과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활동들이 장영준이라는 사람이 학교 울타리 밖 사회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주었고, 또한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공부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상에 대교단 회의와 교육기부활동이 생기를 불어넣어준다는 것, 다른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학과 생활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도 값진 경험들이라 생각합니다.

2013학년도 동계 방학 때에는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오전 5시에 출근하여 트럭을 직접 몰고 야채를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었고, 2014학년도 하계 방학 때에는 인천에서 부산까지 야영을 하며 5박 6일 간의 자전거 국토종주를 했습니다. 얼마 전 5월 초에는 충주에서 군산까지 2박 3일 간의 자전거 여행을 완수했습니다.

어떤 일이든 중요한 것은 시작과 끝보다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 상의 고된 기억과 시간이라는 체에 걸러져 남은 좋은 추억들은 현재를 사는 저에게 힘든 일을 극복하게 하는 채찍과 당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지난 방학 동안 사서 했던 고생은 저만의 스토리로 재탄생했고, 그 경험들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저를 소개하거나 글을 쓸 때 특색있는 저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가기관 연구원이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카이스트의 2015학년도 가을학기 석사과정에 지원했고 1차 서류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도중에 저의 목표가 바뀌면서 사실상 석사 진학을 포기했고, 면접전형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기회였지만 확고한 결심이 있었기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갈림길에서 택한 저의 현재 목표는 공직입니다. 학교에서 내부 선발시험을 치러 진행하는 방식이고 학점, 토익, 한국사 세 가지의 자격요건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저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세 가지의 요건은 항상 준비해오던 것이었고, 요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종주 영상: https://youtu.be/jvhFLlYnAmc
해외 봉사활동 영상: https://youtu.be/mSXNEhEFvu8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하루빨리 목표를 설정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멀리 본다면 노후에서부터 가까운 미래에 있을 당장의 수능까지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목표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한다면, 공부에 대한 의지는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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