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한 학과가 진정 원하는 분야인지 심사숙고하세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한국외대 노어과 2학년 김은경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은경(21세)입니다! 노어과라고 하면 노르웨이어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는데, 러시아어에요. 저는 부산에 위치한 부일외국어고등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했고요, 앞으로 대한민국의 강건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무역업을 진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언어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외국어고등학교로 진학한 이유도 명문대 진학 등의 이유가 아닌 언어를 배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거든요. 그런 저에게 노어노문학과가 아닌 노어과를 진학했던 것은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노어과와 노어노문학과의 가장 큰 차이는 커리큘럼입니다. 즉 배우는 과목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저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지, 문학에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만약 문학만 주야장천 배웠다면 그만큼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었을 것입니다.

요점은 전공을 탐색한다는 것은 졸업해서 취직이 잘 되는가 등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커리큘럼인가를 알아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성적에 상관 없이요. 누군가 공부는 정직하다고, 공부한 만큼 시험 성적이 나온다고 했는데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시험 당일의 컨디션과 어느 정도 운도 작용하는 것이 시험 점수 아닐까요. 어쨌든 저는 열심히 배우려는 학생이었습니다.

물론 공부를 했으니 성적이 잘 나올 때도 있고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으나, 중학교를 졸업할 때 내신과 비교과 성적을 총합하여 전교 1등으로 졸업했던 것을 보면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선생님들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나 영어선생님, 중국어선생님을 자주 찾아뵙고 공부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여러 화제들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연락을 주고받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어린 나이에 어른이자 직장인인 선생님들이 대단해 보였고, 그분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존경했습니다.

학생이라면 대부분의 시간을 선생님과 같이 보내잖아요. 만약 제가 선생님을 미워하고 멀리 했다면 제 학생 시절 대부분이 불행했을 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은 영어와 국어, 중국어 성적이 비교적 좋은 편이었고, 수학이나 역사 등 그 외는 못했던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 성적이 항상 일정하게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시 준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모의고사 성적을 아예 버릴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수능 최저가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마다 다르고 입시 년도마다 다르긴 하지만 제가 지원했던 '글로벌 리더 전형'은 영어 에세이 작성 시험이 있었고, 내신 성적도 평가하며, 수능 최저 등급도 있었던 전형이라 저에게 딱 맞는 전형이었습니다.

저는 해외 연수 경험도 없고 어학 자격증도 없었지만 한국외대에서 요구하는 내신 성적(국어, 영어, 중국어 내신만 평가하며, Z점수라고 부릅니다)이 200점 만점에 199.9점이었으며, 수능 최저 기준도 제 성적으로 가능한 정도였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는 영어 에세이는 전문 학원에서 준비를 했고, 수능 공부와 내신 공부도 꾸준히 했습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선택한 학과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분야인지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학과의 커리큘럼을 꼭 확인해보고 적성에 맞는지 깊이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어른이 된 이후 진로는 바뀔지도 모르지만 고등학교 때 고민의 흔적들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큰 도움이 될 테니 꼭 진지하게 생각하길 바랍니다.

디테일하게 선택의 범위를 좁혀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노어과와 노어노문학과가 같은 학과가 아닌 것처럼 각각의 학과가 가지는 특색은 전부 다릅니다. 자신의 적성을 큰 개념이 아닌 작은 개념으로 두고 적합한 학과를 찾아 보세요!

대학에 합격하고 난 후에도 열등감에 빠져 있는 친구들을 몇 명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비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비관하지 않도록 늘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중고등학교 시절에 저는 무엇에든 많이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점입니다. 또 시도한 일은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냈던 것도 뿌듯한 경험입니다.

후회되는 점은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무래도 학교 공부를 하다 보니 시험 위주로 글을 읽었기 때문에 문학과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물론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중고등학생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주말에는 꼭 책 읽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저는 무역업에 종사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언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어는 대학에 입학해 처음 배우는 언어이기 때문에 일단 학교 커리큘럼에 따라서 러시아어를 열심히 익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어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으며 3학년 때는 러시아 유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어뿐만 아니라 그 문화와 사람을 접하고 익히려면 그 문화권에 직접 살면서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여러 행사를 기획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행사를 기획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게 많이 있습니다. 행사 기획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창의력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대인 관계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 여러 가지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무역업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입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한 제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여러분이 18살을 처음 살듯 저도 21살을 처음 겪고 있습니다. 늘 새로운 환경에 놓여 당황스러울 때도 있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좌절할 때도 있지만 나름대로 잘 해내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 같고 한없이 퇴보하는 것 같을 수도 있지만, 두려워하지 마시고 계속 열심히 나아가세요. 여러분은 잘 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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