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찾으세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조선대 영어영문학·경영학 복수전공 최명식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목포 문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최명식(25)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휴학을 하고 여러 대외활동과 자기계발을 하고 있으며, 장차 ‘사회적 기업가’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대학은 성적에 맞췄고, 학과는 제가 선택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진학하고 싶은 학과로 행정학과와 영어영문학과를 생각했습니다. 현재 무안군청에 재직 중이신 아버지를 따르고 싶은 마음에 행정학과에 관심을 가졌고, 영어를 잘하고 싶어 영어영문학과를 생각했습니다.

결국 앞으로 영어가 더 중요해지고 쓸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영어영문학과를 선택했지만 실용 영어를 배우고 싶었던 저에게 영어영문학과의 수업은 굉장히 고리타분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학교 수업이 재미가 없었고 적응이 안 되니 1학년 때 학점관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제가 듣고 싶었던 수업을 들었으며, 학과 안팎으로 새어 동아리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광주전남연합 춤 동아리인 ‘UCDC'부터 시작해 축제 때 노래를 부르고, 영어연극을 하고, 주식투자 동아리에 들어 사업, 기업분석을 배우며 그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군대를 가야 할 시기가 되어 5사단에서 조교로 근무를 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이끌면서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고, 전역을 한 이후에 상·하수도 관련 업체, 일용직 육체노동, 조선소, 삼성모바일 등에서 일을 하다 복학했습니다.
 

   
▲ 2014년 영어토론 스터디 '토로뭉' 모임

복학한 이후에는 ‘토로뭉’이라는 영어토론 스터디모임에 참여하여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거기서 스터디 동료들의 생각과 미래에 대한 계획들을 들으며 저의 좁은 시야를 조금 더 넓힐 수 있었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경험 끝에 ‘영어영문학과라는 내 전공이 차후 내 진로와 적성에 맞을까?’를 심사숙고한 끝에 경영과 경제, 심리학 수업을 자유전공으로 들으며 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제 목표인 ‘사회적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특히 영어와 경영 공부는 필수입니다. 영어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예시와 이론을 얻고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기 위해서, 경영은 앞으로 제가 만들어 나갈 단체를 이끌어 나가고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 목표를 확고하게 세우지 못했다면 영어영문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것을 후회했겠지만, 현재 제가 가고 싶은 길이 확실하고 이 길을 가는 데 영어와 경영이 필수적이고 또 재미있기 때문에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 적성에도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15 푸드트럭 사업을 시작한 친구들과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학교 때는 이사를 자주 해서 학급 친구들과 친해지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조용히 중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서 그 친구들과 거의 3년 내내 같이 학교를 다니며 차츰 활발한 성격으로 변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다른 반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고, 쉬는 시간마다 반을 옮겨가며 노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또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1학년 수학여행 때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를 불렀다가 친구들의 핀잔을 듣고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노래방에 다녔습니다. 보통 성적에, 이성과 게임에 관심 많고 놀기 좋아하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고등학교 1, 2학년을 어영부영 보낸 후 대학 진학 시기가 되자 답답한 면이 많았습니다. 내신공부를 제대로 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수능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3월 전국모의고사 성적을 보고 퍼뜩 정신을 차리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대학을 최대한 잘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내신 성적표와 모의고사 성적표를 책상 위에 꺼내놓고 미친 듯이 고민했습니다.

내신점수는 다행히도 2.5~3.5 사이가 나왔으나 모의고사 성적은 언/수/외/사탐 기준 3/8/6/3·1·3·3(한국사·근현대사·경제·사회문화)으로 수학과 외국어영역이 말문이 막힐 정도로 낮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대학입학 전략은 수시를 목표로 내신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되, 성적이 좋지 않은 수리와 외국어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언어와 사회탐구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시로는 최저등급 기준이 있는 대학에 지원하고, 정시로는 언어와 사회탐구만 보는 쪽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월부터 9월까지는 정말 미친 듯이 언어와 사회탐구를 공부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모의고사와 오답노트를 만들고, 학교가 끝나면 독서실에서 새벽 2~3시까지 개념정리를 했습니다.

언어의 경우 문학은 학교에서 배운 부분과 문학 분석 자료를 계속적으로 훑어봤고, 오답노트에 모의고사 비문학 풀이 시험지를 붙여놓고 주말마다 다시 풀었습니다. 사회탐구 과목은 각 과목마다 두꺼운 노트를 사서 노트 하나에 모든 개념을 총정리해서 저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8월 이후에는 일주일마다 전 과목 문제집을 한권씩 풀었습니다.

9월 전국모의고사가 끝난 뒤 성적은 언어/한국사·근현대사·경제·사회문화 기준 1/1·1·2·1이 나왔고, 결국 대학교는 수시 2차에 최저등급 충족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면접은 평소에 공부했던 비문학 관련 자료와 틈틈이 읽어오던 신문과 책에서 나와 편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2015 광주서구청 드림아동학습 이끄미 발대식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저는 고3이 되면서 관심이 있었던 학과보다는 그저 성적에 맞추어 최대한 높은 대학교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대학을 가야 사람들이 알아주고 내가 좀 있어 보일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제가 전남에서 살았기 때문에 서울·경기권으로 올라가고 싶은 욕심 역시 너무나도 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의 타이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내가 선택한 학문을 얼마나 성실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고민을 가지고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전공을 결정할 때 그저 성적만으로 택했다가 후회하는 친구들을 굉장히 많이 봐왔고, 이후 자신의 진로마저 적극적으로 개척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이 봤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은 평생을 두고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다루는 학과를 선택해서 후회하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칭찬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틈틈이 책을 읽었던 것과 노래를 부르러 다녔던 것입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며, 노래를 부르며 지금까지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후회되는 것은 딱 하나 있는데 고등학교 3년 동안 좋아했던 친구에게 고백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제 목표는 ‘사회적 기업가’입니다.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남을 도울 수 있는 경영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목표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 경영관리, 영어, 심리, 교육, 기획, 소통과 협상기술, 인적자원관리, 리더십, 행정 등 여러 분야의 글을 꾸준히 읽고 공부하고 있으며, 증권투자상담사, 심리상담사, 진로적성상담사, 미술심리치료사 등의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영과 관련한 여러 이론을 배우며 실제로 적용시키기 위해서 여러 사업지원기구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보고, 실패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 활동을 하며 단체를 이끌어나가고 경영하는 방법도 직접 체득하는 중입니다.
 

   
▲ 2010 영문인의 밤 영어연극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주변 동생들에게 ‘해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간단한 말 같지만 학교를 다니고 있는 중·고등학생 후배들에게는 굉장히 실행하기 힘든 말일 것입니다.

나이의 제한, 신분의 제한, 시간의 제한 등 하루 종일 학교에 있으면서 공부를 하고 주말에 쉬기도 힘든데,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해 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치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있다면 굳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쉬는 날 집에 가만히 있거나 PC방이나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하는 대신, 내가 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틈틈이 시간을 내서 해 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글쓰기가 될 수도,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것일 수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무엇을 잘하고 하고 싶어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여러분이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자기 자신과의 대화도 많이 해야 할 테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여러분이 해 보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이를 토대로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된다면 남은 것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제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여러분이 ‘잘하고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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