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정경학부 1학년 허준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정경학부 1학년에 재학 중인 21살 허준입니다. 중국에서 풍엽국제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제 꿈은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는 경제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정경학부생이라 아직 과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 적성과 진로에 맞는 경제학과에 가기 위해 고려대 정경대학을 선택했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학교 시절부터 고1 때까지 미대 입시를 준비했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미대 말고 다른 진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러나 예체능을 전공할 학생들은 성적이 나쁘다는 편견을 깨고자 열심히 학업과 대외활동 등 다방면에서 최선을 다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던 중 중국 판자촌에 미술 교사가 되어 봉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주위에선 아이들에게 창의성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교육으로 아이들이 변해가는 것을 보며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이 왜 교육을 받지 못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금 제가 속한 단과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경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 고등학교 때 직접 설립한 봉사 동아리에서 학생들과 학생들이 만든 작품과 함께 (분홍색 옷이 허준 씨)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수시전형 중 하나인 국제인재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내신과 공인인증 성적, 그리고 대외활동으로 입시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내신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미국의 수능이라 불리는 SAT와 SAT2, 토플, AP, 중국어 능력시험 HSK 등의 시험에서 점수를 취득했습니다.

다양한 대외활동도 저의 대입 준비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봉사 동아리를 직접 창립하여 중국 판자촌의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쳤습니다. 동시에 책 모으기 운동, 연간 자선 콘서트와 같은 후원 행사를 개최하고 학교 봉사 동아리의 대표도 맡으며 다양한 봉사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모의 유엔의 총무를 맡으며 지구촌 곳곳의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다양한 국가 출신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어요.

봉사나 학업에 관련이 없는 대외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팀을 총괄하며 교내외 공연에 참여했고, 배드민턴부와 등산부에도 입부하여 교우들과 친목을 다지며 활발히 활동했어요.

졸업하기 전 마지막 학기에는 중국 회사의 재무팀에서 인턴 활동을 수료했으며 각종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입상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경험들은 자소서 작성과 면접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고등학교 때 입부했던 배드민턴부원들과 함께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학과선택을 할 때에는 입결이나 취업률 말고도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1학년인 제 주변에도 과가 본인과 맞지 않아서 휴학, 전과, 재입학 등을 하는 사례가 많이 보이거든요.

고등학교 때 적성을 못 찾을 수 있고 꿈이 없을 수도 있어요. 오히려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요. 그러나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고, 남은 인생 중 반을 일을 하며 산다고 해요. 전공이 일과 관련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공을 잘못 선택하면 인생의 반이 지루해지거나 불행해질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적어도 자기가 전공을 해도 지루해하지 않을 만한 전공을 고등학생 때 찾았으면 좋겠어요. 만약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흥미를 찾지 못했다면 자유전공학부에 들어가서 자유롭게 수업을 들어본 후 학과를 골라도 늦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의 본인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과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A. 저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내신과 대외활동, 공인인증 성적을 놓지 않고 해외 대학교의 강의도 원격으로 들으며 수료증도 받았습니다. 친구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고요. 조금이라도 안일하게 살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고등학교 시절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은 것입니다. 대학에 와서야 여행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여행은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세상을 넓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중국에 살 때 중국 여행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해외에서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해외에 살 때 여행 많이 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네요.
 

▲ 국인 글로벌 멘토링에서 교육기부 수혜자인 재일교포 학생과 함께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아직 저는 구체적인 진로보다는 ‘경제와 교육에 관심이 있다’ 정도의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적성과 관련된 일을 가능한 많이 하고 있어요.

교육에 관련해서는 현재 ‘국인’이라는 비영리 교육기부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인에 들어온 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 투어,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기아체험, 재일교포들을 위한 글로벌 멘토링 등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닌 함께 커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점점 알 것 같아요.

경제와 관련해서는 ‘JA Korea’에 가입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경제를 가르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경제도 공부하고 회의도 하며 교육기부까지 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려대 경제학과 동아리인 ‘아이디어마켓’에도 입부했습니다. 아이디어마켓은 프로젝트 동아리로서 야외 영화제, 레모네이드 부스 운영 등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실행으로 옮기는 단체입니다. 다 같이 단합해서 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학과 친구들과 진로 관련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고민도 들어주는 등 진로에 관해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실화를 바탕으로 한 유명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우리 집은 두부 가게를 해
아빠는 할아버지의 두부 가게를 잇는 것이 싫어서 다른 일을 여기저기서 찾았었대
금방 질려하는 성격이라 무슨 일을 해도 길게 하지를 못해서 여러 가지 일을 했대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빠는 그렇게 먼 길을 돌아왔지만
그래도 무엇 하나 도움 되지 않은 일이 없다고
여기저기 헤맨 덕에 두부 가게를 이을 수 있다고 했어

그러니까 중간에 좀 딴 짓을 해도
길을 돌아가도
나름대로 좋지 않을까?“

저는 후배님들이 무엇이라도 새롭게 경험할 것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꼭 뛰어들었으면 좋겠어요.

고려대 자체시험의 마지막 질문에서 웹서핑을 하다가 찾은 내용을 예로 들어 대답했던 기억이 있어요. 질문이 무척 어려웠는데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본 E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캡처본이 번뜩 생각나더라고요. 다행히 질문의 의도와 예시가 잘 맞아 떨어져서 무사히 고비를 넘길 수 있었어요.

이처럼 전 어떤 경험이든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대입에 도움이 되겠지?”, “이건 입시에 도움이 안 되니까 안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청소년기는 인생의 꽃봉오리라고도 하잖아요. 모든 신경을 입시에 곤두세우며 살기보다는 서두르지 않고 여러 가지에 도전하며 뭔가에 푹 빠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입을 준비하는 모든 후배 여러분,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