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끝을 보는 인내가 필요해요"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숨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명이 넘는 지금, <에듀진>이 마련한 이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울산대학교 대학원 기계자동차공학 전공 배준호 씨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반갑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그리고 그것을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 기계자동차공학 트라이볼로지(Tribology) 전공 1학기차 배준호입니다.

저는 보통의 공대생들과 다르게 인문계 고등학교 이과출신이 아닌 실업계 공업고등학교 기계과 출신입니다. 울산대에서 기계공학 전공을 이수하고 현재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해외에서 박사과정 혹은 업체 연구원으로 일하는 것입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이 다니고 있는 전공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 또한 고등학교에서 배워본 적 없는 미적분, 물리 그리고 많은 과학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학문들이 힘들어 방황을 했습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러한 삶의 태도는 중학교 이후 생겨난 것 같습니다.

저는 중학교시절 운동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하루하루 힘든 훈련 속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국가대표가 되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야 말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의 구타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선배에게 구타를 당하고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받다가 회복이 힘든 부상을 다해 운동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 한국과학창의재단 쏙쏙캠프 참여

운동부를 탈퇴했지만 선배들의 계속된 구타로 저는 도망가다시피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사람으로 인해 받은 상처가 다 치유되기도 전에 낯선 사람들을 만나야한다는 생각에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그 학교에서 저는 운동을 하다가 온 전학생이며 ‘친구’였습니다. 친구들의 격려 속에 저는 자신감을 되찾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담임선생님 마음에 들었는지 실업계고등학교 중에서도 ‘국립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 추천서를 써주었고 제 성적으로는 터무니없었지만 운 좋게 합격했습니다. 반장도 해보고 전교 10등 안에 상위권 성적도 유지해 보았습니다. 공부가 재미있어서 취업 말고 대학교 진학을 선택하여 울산대학교에 오게 되었습니다.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학교 시절 내성적이고 나서기 싫어하는 아이였습니다. 운동선수생활을 하면서 활발한 성격 탓에 학교 체육대회나 운동을 하는 행사가 있다면 항상 참여했고 잘하든 못하든 일단 부딪치고 보는 성격이었지만 좋아하는 운동을 못하게 되는 시련을 맛보고 또 선배들의 이유 없는 구타에 성격이 내성적으로 바뀌게 되었고 사람이 무서워서 피해 다녔습니다. 그때는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고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공부는 최하위권이었고 반에서 꼴등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다시 제 성격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아주 활발한 성격이 됐습니다. 공부도 재미있었고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아해서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공부하는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안 좋은 길로 빠지기도 했고 일탈도 해보았습니다. 그래도 공부할 때는 확실하게 공부만 하면서 내 목표에 조금이라도 흠이 가지 않게 했습니다. 그것으로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그래도 후에 제 앞에 나올 결과들을 기대하며 그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것 같았습니다.
 

   
▲ 쏙쏙크루 단체사진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공업고, 정보고, 관광고 등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저의 대입전략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인문계고등학교에 비해서 내신 관리가 쉽기 때문에 대학교 진학에서 중요한 내신성적을 높은 등급으로 만들었습니다.

주로 국, 영, 수, 사, 과 과목 내신을 맞추었습니다. 그것으로 4년제 대학에 수시로 입학하는 것은 인문계 학생들에 비해서 매우 쉬운 편입니다.

하지만 더 높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수능최저기준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수리나 외국어와 같은 영역의 수능공부를 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과 더 차별화하기 위해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분야의 자격증은 고등학교 3년 과정 동안 적어도 1개, 많게는 5개 이상 취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업계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수능보다 내신성적으로 수시를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 대학에서 수능최저등급(거의 2개영역)을 원한다면 수능공부를 따로 해두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어느 학교 무슨 전공을 해서 어디에 취업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합니다. 자기 인생에서 답은 그 답에 도달했을 때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나 형제, 선배 또는 선생님이나 많은 멘토들이 조언을 해줄 수 있지만,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해”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의 길을 좁히는 것이 됩니다.

저는 취업률을 보고 학과에 지원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에 그 길을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학교에서도 찾기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쏙쏙캠프에서 만난 인천 신현여중 학생들과

어느 학교 어느 학과에 들어가든 끝까지 공부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다른 길에서도 똑같은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으므로 끝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끝이 자신이 원하는 답을 주지 않더라도 그 경험은 삶에 보물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학교에 들어가든 끝은 꼭 봤으면 하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A. 목표인 교수나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석사과정에 들어서자 내가 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은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때문에 찾아서 공부하며 내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분명 교수나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도 많은 스펙들이 필요합니다. 토익이나 토플 또는 많은 자격증 등... 하지만 내 목표에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짧은 2년간의 석사생활 동안 많은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Q.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목표와 꿈을 구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목표는 교수나 연구원입니다. 하지만 꿈은 좋은 아빠가 되는 것입니다. 좋은 아빠는 내가 죽는 순간에도 내 가족에게 좋은 아빠로 남아야 하기 때문에 내 인생 전체를 걸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끊임없이 꿈을 꿨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하나의 꿈만 가지라고 했습니까? 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만큼 내 인생을 위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산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많은 것을 꿈꾸고 성장하는 건강한 청소년, 청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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