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진로와 교육에 대변혁 몰아친다 ②

   
▲ 한양대 지능형 모형차 경진대회 <사진 제공=한양대>

독일, 기계와 인터넷을 연결해 최고의 스마트공장으로!
“독일이 정말 무서워요. 세계 굴지의 제조공룡 지멘스가 ‘스마트공장’을 치고나가 성공스토리를 쓰더니... 보쉬, 샤프도 여기에 질세라 박차를 가하네요. 온 나라가 온통 질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사프는 아예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자체도 없앤다지요?”

“4차 산업혁명이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근본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있어요. 이것 없이 제조업에서 무슨 스마트공장이 가능합니까? 정보통신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선두인 미국이 역시 최고가 될 수밖에 없어요!”

“다 맞는 이야기지만, 중국의 변신 노력도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압도적인 시장 크기에다 엄청난 자금까지 가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로, 산업구조를 정확한 방향으로 개편하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어요. 중국도 ‘스마트제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대격변을 선택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향한 세계 주요 국가의 경쟁은 이미 이토록 치열하기 짝이 없다. 세계 최대 경제력을 자랑하는 미국은 미국대로, 엄청난 인구력을 바탕으로 미국을 양적으로나마 추격하려는 중국은 중국대로, 한때 세계 최우수 기술국가를 자랑하던 제조업 대국 독일은 독일대로 저마다 자신들의 특장점과 잠재역량을 총동원해 경쟁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선진산업국가 가운데 가장 빨리 제조업의 정상급에 올라선 일본 역시 로봇기술 등의 현재 강점을 내세워 선두로 치고 나서려 분투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불길을 가장 먼저 지핀 것은 사실상 독일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영문 이름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이라는 표현을 가장 먼저 쓴 나라도 독일이다. 2006년 ‘하이테크 전략 2020’을 시작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2011년 ‘인더스투리 4.0’(독일식 발음)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제조업 혁신에 집중한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강국으로 유럽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시작된 정보통신혁명에서 뒤처지면서 제조업의 경쟁력이 흔들리자 그 반성 속에서 정리해낸 것이 바로 이 ‘스마트공장’이다.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효율을 극대화하자는 전략이다.

공장의 기계설비에 컴퓨터를 이식시키고, 각각의 기계설비가 온라인을 통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일체화시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든다면 최고의 효율을 이룰 수 있다는 개념에 집중한 것이다.

그 선봉을 떠맡은 것이 바로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과 제조업 패권을 다투는 독일의 글로벌 대기업 지멘스다. 지멘스의 안베르크 공장. 이 공장에선 모든 설비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으로 서로 연결돼 공장 스스로 생산과정과 관련된 의사결정까지 내린다.

기계설비마다 장착된 컴퓨터의 다양한 센서로부터 수집된 정보와, 각 컴퓨터가 정리하고 집합해내는 총결과물인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장은 스스로의 공정을 최적화해낸다. 나아가 이런 ‘기계의 인터넷’과 ‘서비스의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서로 결합해 작동하는 세계를 지향한다.

한마디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어 기계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셀프 컨트롤 팩토리’(Self Control Factory)까지 구현하는 것이다. 그 성과는(인간이라는 요소를 빼놓고 보면) 눈부시다.

“이 공장에서는 해마다 1,000여 종의 제품 1,200만 개 정도를 생산합니다. 이 생산제품 가운데 불량품은 100개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간에 설계나 주문이 바뀌는 상황도 있거든요? 그래도 불량률은 0.03% 이하예요.”

지멘스뿐만이 아니다.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도 스마트공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보쉬는 보다 더 정교한 첨단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제조설비의 센서 기능도 최고만을 잡아넣었다.

이렇게 투자에 투자를 거듭한 결과 수만 가지에 이르는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성격과 더욱 잘 맞아 떨어져 일반적인 제조업보다 비용을 더 크게 줄이고 불량률도 훨씬 더 떨어뜨릴 수 있게 됐다. 보쉬는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자기네의 스마트공장 솔루션(해결비법)을 다른 기업에 제공하고 돈까지 받는 컨설팅 사업으로도 발전해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과 성과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독일의 주력산업 분야인 자동차 산업의 기업들도 여기서 신선한 자극을 받기에 충분했다.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은 저마다 스마트공장화에 뛰어 나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앨라배마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Sports Utility Vehicle)공장의 전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화한 스마트공장으로 개조하기 위해 13억 달러를 투자했다. BMW도 전기차인 i3 제조공정에 스마트공장 개념을 도입했다. 그 결과 해당 공장에서는 기계와 설비가 컴퓨터화해 거의 대부분 자동으로 처리된다.

   
한양대 입학처 http://goo.gl/ogsoQX


제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을 장악한 미국, 소리 없는 강자 일본
미국이라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대표적인 제조업 공룡 제너럴일렉트릭은 빅데이터에 심혈을 기울여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미국기업답게 먼저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10년 전 먼저 주력사업인 플라스틱 부문을 매각하고 얼마 전 가전사업까지 중국 하이얼에 매각했다. 그런 몸집 줄이기에 이어 소프트웨어의 혁신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등장한 모델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 ‘프리딕스’(Predix)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체적 관리, 공장설비의 운영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에 대해 미리 앞서서 조치를 취하는 ‘예지적 유지보수’를 실시하는 시스템, 나아가 공장의 자산관리까지 총괄해서 떠맡는 총체적 서비스가 바로 이 프리딕스다.

공장 자체의 질적 혁신을 통해 성공을 꿈꾸는 독일과 달리 미국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기업 자체의 해체 분할을 가차 없이 실행하는 등 ‘신자유주의적 외과수술’을 적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전자상거래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이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대성공을 거둔 뒤 미국의 양대 활자미디어의 하나인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것도 이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이용자의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예상구매자의 구매가능성이 높은 물품을 미리 가장 배송하기 쉬운 지점에 이동시키는 ‘예측 배달기술’을 도입하는가 하면, 로봇을 이용한 물류 시스템까지 결합해 주문부터 배달 직전 시간까지의 시간을 75분에서 15분으로 단축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첨단 대기업들은 무시무시한 기술혁신과 압도적인 자금동원력을 결합시켜 제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대기업 구글은 압도적인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 광고수입의 12% 정도를 싹쓸이해가고 있고, 컴퓨터 운영체제를 선구적으로 개발해 표준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세계 1~2위를 다투는 최고의 갑부 자리를 내놓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일본은 소리 없는 강자다. 알파고가 한국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세계적인 대국을 벌이는 동안 한국인들 대부분은 알지 못했을 것이지만, 로봇기술에서 일본은 미국 못지않은 선진국이다. 일본의 히타치는 이미 2015년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업현장에서 ‘인간’에게 작업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리는 ‘로봇’을 개발했다. 인간에게 지시를 내리고 명령하는 초기 버전의 ‘로봇 보스’를 구현해낸 것이다.

일본 특유의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한우물 파기 전략’으로후지쓰의 사내벤처인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화낙(FANUC)은 연매출 7조원에 영업이익률 40%를 거두는 놀라운 성공스토리를 써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선진산업국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숫자 ‘0’을 발견해내는 등 수학능력이 뛰어난데다가 영어구사능력까지 갖추고 엄청난 인구까지 보유한 인도도 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기술과 자본이 부족해 제조업의 경쟁력이 매우 약했지만, 디지털과 제조업을 결합시킨 제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최대로 활용해 새롭게 도약하려 힘쓴다.

인터넷에 접속해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전기자동차가 이미 등장했고, 드론을 이용해 공장과 농장을 감시하는 시스템도 도입됐다. 구글 안경을 이용해서 기업 현장의 작업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도 이미 사용하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스마트시티’에도 역시 참여하고 있다. 모두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인도의 강점을 빼놓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기술의 패턴과 문명의 운명이 뒤바뀌는 대격변의 시대, 제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새로운 기술 경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전 세계, 온 나라가 달려나가고 있다. 
 

<참고> ‘제4차 산업혁명-진로와 교육에 대변혁 몰아친다’ 시리즈 순서(가제)

1. 장밋빛 미래는 없다!...양극화 속 일자리부터 줄어
2. 새로운 경제패권 향해 세계가 달린다
3. 한국의 현실
4. 교육은 과연 해답이 될 수 있을까?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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