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진로진학교육 미디어 에듀진이 특종 보도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안국 선임연구위원과 유한구 연구위원의 대학졸업생 전공-취업매칭 관련 연구 결과는 현재 정부가 진행중인 대학구조조정에도 새로운 인식전환을 촉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과도한 고등교육취학률 특히 대학의 비대화에 대응해 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해 왔지만 대학이 어떤 전공을 얼마만큼 줄여야 하는지 판단할 자료가 사실상 충분히 공급되거나 공윧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학의 구조조정은 입학자원의 자연적 감소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대학특성화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서 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산업에서 어느 정도의 대졸 인력이 부족하고 남아도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가의 파악은 오직 대학의 자율에만 맡겨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학 자체의 대략적인 계산 아래 정원 감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나라 산업계에 고등교육 이수자가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필요한지, 그 추세는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적절하게 분석하고 공유하면서 제대로 대응해오지 못한 피해는 그대로 대학 진학생과 졸업생 그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대학 졸업 뒤 하향취업 등의 양상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진로 및 교육 연구자들은 대졸자 공급 과잉으로 직무-학력의 미스매치 혹은 직무-전공의 미스매치가 야기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직무-학력미스매치가 결국 하향 취업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편다.

특히, 대학은 스스로의 미래성장을 위해서도 진지하고도 결단력있는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정부가 대입정원 등을 장기적 관점에서 조정하고 일부 대학의 퇴출 등 대대적인 개편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과거와 같은 관행에 머문 채 소극적으로 버티기에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가파르게 바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회피하거나 거부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학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학생들의 지원이 많은 인기학과는 폐지되지 않고 정작 미래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되어야 할 학과는 폐지하는 잘못도 경계해야 한다.

학생들이 잘 알지 못한다고 해서 그동안 각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인기학과를 집중 육성해온 경향도 현재의 전공-취업의 미스매칭을 야기한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이제 단견을 가지고 학과의 존폐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미래 직업에 맞는 인재양성을 해야 하는 압력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학 전공별 졸업자의 취업률을 넘어 실제로 전공에 맞는 취업을 하였는지, 전국적 노동시장을 감안한 것인지의 여부 등도 제대로 살피는 등 정교한 분석작업도 필요하다.

나아가 실제로 산업에 취업한 고등교육 졸업자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대졸자 못지 않게 고졸 뒤 취업전선에 나가는 인력도 많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들의 미래직업 선택을 위해서 더 높은 차원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진로-취업 매칭이 이뤄지도록 전 사회적인 노력이 요망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대학의 구조조정이나 향후 운영 방침, 학생들의 직업 및 전공 선택의 나침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대학특성화 정책 등의 기초 자료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로 보인다.